하나님이냐 돈이냐


 

가끔 자기 스스로를 무신론자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무신론자라는 사실이 마치 이 시대의 지성을 상징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대단히 자랑스러워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조금만 얘기해보면 그 사람은 무신론자가 아니라 그가 믿는 신은 돈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신론자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무신론자로 여기는 사람들 대부분은 사실 자신이 돈을 신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갈 뿐입니다. 돈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돈을 주인삼고 신으로 모시며, 돈의 지배를 받고 있음에도 스스로 무엇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통해 배우게 되는 하나님의 중요한 모습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능하심, 무소부재하심, 거룩하심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하나님의 중요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하나님의 이 세 가지 중요한 모습과 너무나 비슷한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돈입니다


우선, 돈은 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흔히 돈이면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말합니다. 제로 우리 사는 세상에서 돈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람의 생명까지도 돈으로 계산하고 돈으로 해결합니다. 그야말로 돈은 이 세상에서 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하나님께서 무소부재하신 것처럼 돈은 거의 모든 우리의 삶에서 필요하며 모든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상한 일에도 돈이 필요하고, 저속한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일에도 돈이 있어야 하고, 죽이는 일에도 돈이 있어야 합니다. 돈이 개입하지 않는 일이란 이 세상에 거의 없다고 해도 조금도 과장이 아닐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돈은 거룩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돈 앞에서 진지해지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들으면서 조는 사람은 부지기수여도 도박을 하면서 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돈은 사람들을 진지하게 만듭니다.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도 걸게 합니다. 돈 앞에서는 농담이 통하지 않습니다. 돈 문제만 나오면 모두 진지해지거나 엄숙해 집니다.


돈은 사람이 절대로 우습게 여기거나 경솔히 여길 수 없는 신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치 하나님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 전능성, 무소부재(보편성), 거룩함이 돈에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하나님과 돈이 아무리 비슷하게 보인다고 해도 절대로 같지 않은 것 하나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우리의 주인 삼으면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십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하나님으로 인해 돈보다 더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가 됩니다. 그러나 돈을 우리의 주인 삼으면 돈은 우리를 노예로 삼습니다. 그래서 돈이 우리의 주인 된 삶은 돈 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 이전보다 더욱 비참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계속되는 세월호 침몰 소식으로 매일같이 마음 아픈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가 더욱 마음 아픈 이유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내 인재임을 우리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고의 가장 밑바닥에는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 뱀처럼 도사리고 있음을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주인은 이미 돈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돈에 대한 탐욕을 채우는 것이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돈이 주인 되어 버린 세상이 매일 같이 만들어 내는 그 비극과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고 우리의 자녀들을 지키길 원한다면 돈이 주인 되는 세상과 싸워야 합니다. 돈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지 않고 하나님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을 수 있는 믿음과 용기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