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 무엇인가?
하나님의 뜻에 관한 논쟁이 한국 교계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에 걸쳐 가장 큰 이슈와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지극히 기독교의 신앙적인 문제가 한국 사회 전체의 이슈와 논쟁이 된 발단은 이렇습니다. 서울 온누리 교회 장로이기도 한 문창극씨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었는데 이 분이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강연한 내용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에서 문제가 된 것은 조선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것은 게으르고 무능한 DNA를 가진 민족을 연단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수백 만 명이 사상자가 발생한 6.25 전쟁과 남북의 분단 역시 공산주의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미국을 붙잡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과연 이런 식의 생각이 성경에 기초한 바른 신앙적 역사관일까요? 만약 이런 방식이라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백 명의 학생들이 죽은 것도 하나님의 뜻이 되며, 9.11 테러와 이 사건으로 인해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 되고 맙니다. 더 나아가 개인적인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도 결국 하나님의 뜻이라는 주장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모든 역사적 사건이나 심지어 모든 개인적인 사건에 하나님의 뜻을 언급하는 것이 대단히 신앙적인 가치관이며 남들 보다 더 신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모든 일에 하나님의 뜻을 가져다 붙이는 것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대한 책임을 하나님께 전가해 버리는 책임회피와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모든 역사적 사건의 배후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 겉으로는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 하나님의 섭리를 강조하는 신실한 믿음의 자세같이 보이지만 이런 생각의 배후에는 매우 중요한 숨겨진 진짜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세상에 대한 인간의 책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야 하는 인간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 죄를 범하고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하나님께 책임을 전가하여 버렸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길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야 하는 인간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모두 하나님께 떠 넘겨 버리기 위해 하나님의 뜻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기독교인들은 일제의 침략과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탐욕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그 대표적인 기독교인들이 유관순, 안중근, 안창호, 조만식, 윤동주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또한 수많은 목사님들이 일제가 강요한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순교하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심지어 하나님께 죄를 범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욕심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세상 나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셨고,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세상의 권세와 인간의 욕심대로 세상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사람의 욕심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이며,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는 것이 믿음입니다. 그래서 그 믿음을 붙잡고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세상의 불의와 탐욕과 싸우는 것이 기독교 신앙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한다면 하나님의 최후 승리를 믿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뜻에 거역하는 세상과 선한 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골리앗과 같은 세상에 다윗과 같은 믿음으로 세상과 싸우는 것입니다. 세상의 방식에 저항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