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함과 정직함

 


예수님께서는 기도, 구제, 금식과 같은 개인의 중요한 신앙행위에 대해 가르치시며 철저하게 경고하시고 금하신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외식(가식)입니다. 외식이 무엇입니까?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고, 의롭게 보이기 위해서 진실한 마음 없이 그저 흉내만 내는, 시늉만 하는 것을 외식이라고 합니다.

 

그럼 왜 예수님은 외식(가식)을 개인의 신앙행위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보셨을까요? 외식은 속사람이라고 하는 사람의 내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는 행동만 변한 척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눈에 보이는 행동만 변한 척 하는 것으로는 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주지 못합니다.

교회를 다니는 것이 힘이 들고 부담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이런 사람들의 문제는 의로운 사람이 되지 않고 의로운 척 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믿음 있는 사람이 되지 않고 믿음 있는 척 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고 괜찮은 사람인 척 하려고만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부모들이 아이를 낳고는 깜짝 놀란다고 합니다. 도대체 태어난 아기가 엄마 아빠를 하나도 안 닮아서입니다. 왜 태어난 아기가 엄마 아빠를 안 닮았을까요? 부모들이 성형수술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이랍니다. 아무리 부모가 성형수술을 한다고 해도 태어난 아기는 부모가 성형수술하기 전의 모습을 닮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흉내 내어 의로운 척하고, 믿음 있는 척 하고, 좋은 사람인 척 한다고 해도 그 내면의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이런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본색이 들어나고 맙니다. 그래서 교회 다니는 사람을 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그 사람이 남에게 보여주는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가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통해 반드시 나타나야 하는 것은 마음의 변화이며, 생각의 변화이며 가치관의 변화입니다. 그래서 이런 변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말이 바뀌고 행동도 바뀌고 삶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외식은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한 척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이 자유와 구원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신앙생활 하는 것이 오히려 짐이 되고 부담이 되고 힘이 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개인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는 은밀함입니다. 신앙생활은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며,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서고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교제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영성은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함입니다.

 

우리는 종종 남편도 속이고, 아내도 속이고, 이웃과 다른 사람들도 속이고, 교인과 목사도 속일 수 있다 보니 하나님도 속일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해서 하나님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너무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하며 자신의 욕심을 비전과 사명으로 포장하여 하나님을 속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을 속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영성은 정직입니다. 진실함이며 솔직함입니다.

 

하나님을 속일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가장 은밀한 내 속마음을 인정하고 고백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남을 의식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경건한 사람임을 드러내거나 인정받기 위해서 하는 신앙생활은 하나님과의 관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무시해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면 그 사람은 자동적으로 가식적인 사람이 됩니다. 외식으로는, 가식으로는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참된 경건은 사람을 의식할 때 나타나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을 의식할 때 나타나는 행위만이 진정한 성도의 경건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경건만이 사람을 정말로 변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