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하나님의 영광
예전에 어느 교회에서 열리는 부흥회에 참석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름께나 알려졌다는 목사님이 부흥회 강사로 오셔서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 분은 소위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성공한 목사셨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 설교가 너무 황당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어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 분의 설교인 즉은 자신의 목회가 성공한 비결에는 자신의 기도가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 분은 새벽마다 기도할 때 하나님 제가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손해입니다. 그러니 제가 성공하게 해 주세요. 제가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창피한 일입니다. 그러니 제 목회가 꼭 성공하게 해 주세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정말 하나님께서 손해 보지 않으시려고 창피 당하지 않으시려고 자신을 성공한 목사가 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인들에게도 기도할 때마다 자기와 똑같이 기도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내가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손해입니다. 하나님께서 창피한 일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성공하게 해 주세요.
그 설교를 듣는 내내 저는 너무 불편했습니다. 목사로서 창피해서 도무지 얼굴 둘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설교에 교인들이 큰 소리로 아멘을 하며 소위 말하는 은혜를 받는 것입니다. 그것은 보면서 제가 이상한 건지 아니면 그 목사님과 그 교회 교인들이 이상한 것인지 헷갈렸습니다.
성경은 나를 낮추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가르치고 있는 데 언제부턴가 한국교회와 이민교회는 나를 높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해달라는 기도와 설교가 난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시험이나 승진, 사업이나 건강 등 우리 삶의 전 분야에 걸쳐 우리의 성공, 우리의 건강, 우리의 승진은 하나님의 영광이 되고, 우리의 실패는 하나님의 망신이 되어 왔습니다.
오직 사람의 성공을 통해서만 영광 받으시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저는 성공주의 신앙이라고 부릅니다. 성공주의 신앙은 이제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신앙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성공주의 신앙이 지배하는 교회에서는 성공하지 못하거나 실패를 한 사람들은 마치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무슨 큰 죄라도 지은 죄인이 되어 버립니다.
개인의 성공이 곧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는 성공주의 신앙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교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른바 명문 대학에 합격하거나, 유명한 기업에 취직한 사람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교회에서도 환영을 받지만, 시험이나 취직에 실패하거나 이혼을 하여 정작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은 하나님 영광에까지 누를 끼친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언제부턴가 교회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간증만 있지 실패한 사람들의 간증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신앙의 분위기에서 시험에 실패하거나, 직장을 잃거나, 이혼을 하거나, 암에 걸린 사람은 도대체 교회와 주변 교인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실패나 고통을 설명해야 하나 고민부터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말 교회로부터 위로와 기도가 필요한 때에 오히려 사람들의 눈을 두려워하며 교회를 떠나게 됩니다.
왜 이런 일들이 교회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게 되었습니까? 가장 정확하면서도 중요한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교회가 그리고 교인들이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만들어 낸 예수님만 믿기 때문입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우리는 성경이 말씀하시는 예수님 보다 내 욕심이 만들어 낸 예수님만 믿으려고 합니다.
우리는 종종 성공할 때, 형통할 때, 승승장구할 때만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성경을 통해 발견하는 하나님은 우리가 실패하고, 낙심하고, 절망할 때 더욱 가까이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물론 개인의 성공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도 하지만 하나님은 실패하거나 절망한 사람들을 통해서도 영광을 받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