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과 결과
세상은 항상 결과로 모든 것을 평가합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무슨 일을 하던지 관심은 늘 결과에 있습니다. 일을 하거나, 봉사를 하거나, 자녀를 키우거나 모든 일에 있어서 결과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깁니다. 물론 어떤 일의 결과를 무시해서도 무시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결과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것은 그리스도인 가져야할 자세와 태도는 아닙니다.
드러난 결과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다 보면 결국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것이 괜찮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결과가 좋으면 그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괜찮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생각은 지극히 세상적인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이 교회 안에 들어와 만들어 내 잘못된 기독교 신앙이 성공주의 신앙이며 번영주의 신앙입니다.
그래서 성공할 때, 형통할 때, 모든 것이 잘 될 때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시고,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착각하며 신앙생활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실패할 때, 포기할 때, 낙심하고 절망할 때 더욱 더 우리를 도우시며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결과로만 그리고 그 결과가 성공의 때에만 하나님이 우리를 도우셨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믿음입니다.
열심히 했어도, 최선을 다했어도 실패로 끝나는 일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그 동기가 옳았고 그 일을 진행하는 과정도 정직했지만 결과는 분명 실패로 끝나는 일들이 우리에게 너무나 많습니다. 세상은 결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 그 결과가 나쁘면 그 동기와 과정도 부정하고 맙니다. 성공하지 못하면 그 모든 시도와 노력은 별 것 아닌 게 되고 맙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드러난 결과를 가지고 우리를 평가하시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시기를 원하시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동기와 과정입니다. 결과야 어떠하든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세로 그 일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좋은 세상적인 결실을 얻었다고 해도 그 동기와 과정이 바르지 못하면 그것은 결코 하나님이 주시는 열매가 아닙니다. 이것은 곧 부패하고 썩어질 세상의 열매입니다.
결과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도 결국은 그것을 사람의 일로 만들게 하는 세상의 유혹입니다. 농부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사람은 결코 씨를 자라게 하지 못합니다. 다만 씨를 뿌릴 뿐입니다. 물을 줄뿐입니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하나님뿐이니라” [고전3:6]
사람의 일이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자녀를 키운 것도 그렇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도 그렇고, 교회에서 봉사를 하고 섬기는 것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결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결과에만 집착하게 되면 빨리 결과를 얻으려는 조바심이 우리를 삼키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일을 그르치거나 그 일이 힘겨운 짐으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결국 사역의 기쁨, 일하는 기쁨이 우리에게서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결과만 하나님께 드리려고 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내 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신앙의 일들은 결국 대부분 길에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길에서 사랑하고, 길에서 싸우며, 길에서 용기를 얻고, 길에서 하나님을 만나며, 길에서 인품이 바뀌고, 또한 길에서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길을 사랑하는 사람은 인생 내내 행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을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고 성경을 가르칩니다. 사람은 드러난 결과를 보지만 하나님은 그 내면의 동기와 과정을 보신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하나님의 일을 대신하고자 하는 심각한 교만입니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과정에 충실하면 결과에 상관없이 믿음이 주는 진짜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