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수요일 아침묵상-비유 어떻게 읽어야 하나?
마가복음 4:1-2 (표준새번역, NIV)
예수께서 다시 바닷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매우 큰 무리가 모여드니,
예수께서는 배에 오르셔서, 바다 쪽에 앉으셨다.
무리는 모두 바닷가 뭍에 있었다.
예수께서 비유로 여러 가지를 가르치셨는데,
가르치시면서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의 가르침의 많은 부분이
비유로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듣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에게
도무지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학문이나 이론을
가르치지 않으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모여든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에서는
도저히 볼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것에 대해
말씀 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하신 말씀은
평범한 일상의 삶 속에서
누구나 경험하거나 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건이나 일을 통해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반복하여 소개를 하지만,
마가복음 4장에는
예수님께서 비유로 가르치신
다섯 가지 비유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씨 뿌리는 비유(막4:1-20)
등불 비유(4:21-23)
헤아림에 관한 비유(4:24-25)
스스로 자라는 씨앗의 비유(막4:26-29)
겨자씨 비유(막4:30-34)
그리고 마가복음 4장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다섯 가지 비유는 모두
하나님 나라에 관한 비유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다섯 가지 비유를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비유로 말씀하시며
신기하고 놀라운 사건이나 일들로
하나님 나라를 비유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시 평범한 유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그들의 삶 속에서 경험했을 만한 일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에 대해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하나님 나라라는 신비로운 사건을
지극히 평범한 일상적인 일로
비유하셨을까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건으로
하나님 나라를 비유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배워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하나님 나라는
너무나 평범하여 그 누구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매일 매일의 삶 속에 숨겨져 있으며
일상을 통해 경험되고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건을 통해
하나님 나라에 대해 가르치신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날마다 반복하는 평범한 일이지만
그 모든 일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발견하거나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결코 현실도피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결코
이 세상에서 얻지 못한 기쁨과 행복을
대신 만족시켜줄 수 있는 곳으로
하나님 나라를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가르치시고 설명하셨습니다.
죽어야만 가는 나라가 아닌
이 땅에서 미리 경험하고 누릴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농부가 씨를 뿌리는 일을 통해서도
하나님 나라를 발견할 수 있고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는 일에서도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침마다 직장이나 비즈니스에 나가
매일같이 반복하여 해야 하는 일에서도
하나님 나라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이나 율법학자처럼
대단한 성경에 대한 지식이나 학식이 없어도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나님 나라를 비유로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교회의 역사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씀하신 비유를
지나치게 어렵고 신비롭게 해석하려고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비유해석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알레고리(Allegory)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알레고리는 흔히 풍유라고도 번역됩니다.
물론 알레고리 방식 외에도
비유를 해석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지금까지 가장 오래 동안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알레고리 방식입니다.
알레고리 해석이 무엇이냐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비유의 단어 하나하나에
모두 영적인 의미가 있다고 여기고
단어 하나하나에 상징되는 의미를 찾아서
비유 전체의 영적인 진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설명이 너무 어려울 수 있으니
대표적인 알레고리 해석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누가복음 10:30-35절에 보면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나옵니다.
누가복음 10:30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서,
거의 죽게 된 채로 내버려 두고 갔다.
마침 어떤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 사람을 보고 피하여 지나갔다.
이와 같이, 레위 사람도 그 곳에 이르러서,
그 사람을 보고 피하여 지나갔다.
그러나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길을 가다가,
그 사람이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가까이 가서, 그 상처에
올리브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에,
자기 짐승에 태워서,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다음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어서,
여관 주인에게 주고, 말하기를
이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오는 길에 갚겠습니다.
이 비유를 수많은 교회의 지도자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해석했습니다.
어떤 사람 - 아담, 혹은 성도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감 - 타락, 죄의 길에 빠짐
강도 - 사탄, 마귀
거의 죽게 됨 - 타락한 성도들의 처지
제사장과 레위인 - 구약의 율법과 제사제도
그냥 지나침 - 구약의 율법으로는 구원하지 못함
사마리아 사람 - 예수 그리스도
올리브기름 - 성령
포도주 - 예수 그리스도의 피
여관 - 교회
두 데나리온 – 구약과 신약
여관 주인 –교회 감독(사제)
돌아옴 –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얼핏 보기에
모든 것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고
꽤 신비하고 심오하고 근사한
비유해석처럼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식의 비유해석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목사들에 의해
‘영적인 해석’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요즘 이런 식으로 비유를 해석하는
가장 대표적인 종교 단체가 ‘신천지’입니다.
그들의 비유 해석을 보면
예수님의 모든 비유를 이런 식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성경에는
알레고리 방식으로 기록되었고
그렇게 해석해야 하는
성경구절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당시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배경을 무시한 채
예수님의 비유를 해석하는 것은
성경 해석이 아니라
꿰어 맞추기 식의 성경왜곡입니다.
정말 예수님께서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말씀하시며
이런 의도로 말씀하신 것일까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생각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까?
율법교사가
자신의 의(義)를 자랑하기 위해 예수님께
‘누가 내 이웃입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율법교사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말씀하신 것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내 이웃입니까?’라고 묻는 율법학자에게
‘누가 내 이웃입니까?’ 라고 묻지 말고
‘네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되어주어라!’
이것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의 핵심입니다.
누가 내 이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네가 누군가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시기 위해 비유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비유의 상황과 배경
그리고 비유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는 외면한 채
비유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상황이나 인물들에게
지나친 (영적?)의미를 부여하여
각각의 상황이나 인물마다 끼워 맞추기 식의
무리한 적용을 하는 것은
성경해석이 아니라 성경왜곡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교인들이
이런 식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을
마치 대단한 영적인 비밀을 알고 있고
하나님의 직통 계시를 받은 것처럼 여깁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비유 해석은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건과 상황으로
비유하시고 가르치신
예수님의 의도와 뜻을 고의적으로
왜곡하고 훼방하는 것입니다.
그럼 왜 이런 (알레고리)식의 비유 해석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예수님의 비유를
지나치게 신비한 영적비밀과 같은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예수님의 비유를
이렇게 여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시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비유로 말씀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마가복음 4:10
예수께서 혼자 계실 때에,
예수의 주위에 둘러 있는 사람들이,
열두 제자와 함께,
그 비유들이 무슨 뜻인지를 예수께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것은 너희에게 주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며
바깥사람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와 같은 것이라고 말씀 하십니다.
마가복음 4:11-12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나님의 나라의 비밀을 맡겨 주셨다.
그러나 저 바깥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수수께끼로 들린다.
이 말씀을 가지고
예수님의 비유는 신비하고 은밀한
영적비밀이 숨겨진 말씀으로 여긴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그것이 너무나 신비하고 놀라운 것이기에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라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기에
누구도 그런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에
하나님 나라가 숨겨져 있음을 알지 못하기에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저 바깥사람들 역시
이방인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리새인이나 율법학자들과 같이
자신들의 기득권과 율법의 문자에만 얽매여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하는
당시 종교지도자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예수님의 비유는
역설적(paradox)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 지식이나 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농부나 어부나 어린아이도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예수님의 비유이기도 하지만 ,
대단한 학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율법을 달달 외우는 성경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결코 깨달을 수 없는 것이 예수님의 비유입니다.
【오늘의 기도】
내가 매일 같이 반복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과 일에
하나님의 나라의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고 발견할 수 있는
순수함과 정직함을 주시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www.jayoochurch.com
jayooc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