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목요일 아침묵상-헤아림에 관한 비유
마가복음 4:24-25 (개역개정 NIV)
또 이르시되 너희가 무엇을 듣는가 스스로 삼가라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며 더 받으리니
있는 자는 받을 것이요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도 빼앗기리라
“Consider carefully what you hear," he continued.
"With the measure you use,
it will be measured to you--and even more.
Whoever has will be given more;
whoever does not have,
even what he has will be taken from him."
오늘 아침 묵상하는 말씀은
특별한 제목이 없는 비유의 말씀입니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이 비유에 제목을 붙이길
헤아림의 비유라고 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의 말씀을 하시면서
새겨서 들으라고 경고하신 것처럼
이 비유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비유의 말씀입니다.
마가복음 4:24a (표준새번역)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새겨들어라.
Consider carefully what you hear
예수님의 비유를 제대로 듣지 못하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듣고 이해할 수 있는
특별히 주의가 요구되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새겨들으라는 예수님의 경고는
단지 헤아림의 비유에만 해당되는
말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성경 말씀은
깊이 새겨서 들어야 하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것은 결코
하나님의 말씀이나,
예수님의 가르침이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말씀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규칙적으로 듣고 읽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신앙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나 많은 목사와 교인들이
오로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적용하려고 합니다.
그 대표적인 성경말씀 가운데 하나가
빌립보서 4장 13절의 말씀입니다.
빌립보서 4:13 (개역개정)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너무나 많은 목사들이
이 성경말씀을 교묘하게 왜곡하여
믿기만 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교인들에게 가르칩니다.
대학입학을 눈앞에 둔 학생과 부모들에게는
믿기만 하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교인들에게는
믿기만 하면 대박을 낼 것이라고 합니다.
건강의 문제로 고통당하는 교인들에게는
믿기만 하면 못 고칠 병이 없다고 합니다.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고
사업에 대박이 나지 않고
병에서 낫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정성을 다해 믿지 않았고
전력을 다해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 정말 사도바울이 고백한
빌립보서 4장 13절의 말씀이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시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이 없이 모든 것을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일까요?
아니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사도바울의 고백은
로마 감옥에 갇혀 있는 자신을 걱정하는
빌립보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분입니다.
로마 감옥에 갇혀 고생하는 자신을
빌립보 교인들이 걱정한다는 소식을 들은 바울은
자신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보낸 편지가 빌립보서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은 비록 감옥에 갇혀 있지만
아무런 걱정할 것이 없다고 합니다.
자신은 자족하는 것을 배웠기에
어떠한 상황이나 환경에 상관없이
항상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는
일체의 영적 비결을 배웠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한 말씀이
빌립보서 4장 13절의 말씀입니다.
빌립보서 4:11-12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사도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고백한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은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자족하기를 배웠더니
모든 것이 기쁘고 감사하다는 뜻이지
하나님의 능력을 이용해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이 절대로 아닙니다.
명백하게 그 뜻을 알 수 있는 말씀을
앞 뒤 성경구절을 똑 떼어낸 다음
자신들이 원하는 성경구절만 이용해서
자신들의 원하는 대로 성경을 읽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을 이용하는 불신앙입니다.
그런데 성경말씀을 왜곡해서
의도적으로 잘못 가르치는 것을
목사의 잘못으로만 돌려서는 안 됩니다.
대부분의 목사들이
의도적으로 성경을 왜곡하여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이유(원인)는
교인들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듣는 교인들이
내 자식이 공부를 열심히 했건 안 했건 상관없이
믿기만 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설교에
감동하며 큰 소리로 아멘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듣는 교인들이
최선을 다해 손님들을 대하고
실력을 갖추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설교보다는
믿기만 하면 사업에 대박이 난다는 설교에
감동하며 목청껏 아멘하며
대박난다는 말에 헌금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설교자가
좋은 교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좋은 교인들이
좋은 설교자를 만든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목사의 감언이설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를 원한다면
자기 필요를 채워주는 소리에 솔깃하거나
복음이 약속하지 않는 것을 준다는 거짓 설교에
마음을 뺏겨서는 안 됩니다.
감언이설과 같은 설교가
당장 내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듣기에도 은혜롭게 들린다 할지라도
복음에 대해 정직하지 않은 소리를
구별하고 거부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설교자들이
복음에 대해 정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대부분의 교인들이
복음에 대해 정직하지 않은 설교를
환영하고 따라간다면
설교자는 복음에 대해 정직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목사가 어떤 설교를 하느냐 하는 것은
목사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목사의 설교는 교인들의 듣는 귀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복음에 대한
정직한 설교자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목사의 일방적인 책임만이 아니라
교인들이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헤아림의 비유를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할까요?
이 비유의 나타내는 상황은 이렇습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이 농사한 곡식을
다른 사람이 지은 곡식과 바꾸는 경우에,
먼저 자신의 것을
정직하게 계산해서 주면
자신이 계산해서 준만큼 받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서 덤까지 얹어 받는 경우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계속해서 반복하는 말씀이지만
이 비유는 하나님 나라에 관한 비유입니다.
따라서 이 비유는
하나님 나라를 알려는 노력만큼
하나님 나라에 대해 알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알면 알수록
하나님 나라를 알려는 자신의 수고와 노력보다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하나님 나라의 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있는 자는 받을 것이요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도 빼앗기리라는 말씀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시고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인 사람에게는
하나님 나라가 임할 것이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하나님 나라가 임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씨 뿌리는 비유와
연관하여 해석을 하면 이렇습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은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었지만
나쁜 땅에 떨어진 씨앗
열매를 맺기는커녕 뿌린 씨앗마저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겸손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들이고 지키는 사람은
풍성한 말씀의 열매를 맺어
자신의 노력과 수고보다
더 큰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당장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도 없다고 여겨
말씀을 거부하고 피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지키려는 이익마저도
빼앗겨 버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비슷합니다.
신앙이란 알면 알수록
신앙생활에 기쁨이 넘치고 성숙한 사람이 되지만
신앙을 모르면 모를수록
신앙생활이 부담이 되고 멀어지게 됩니다.
신앙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신앙생활의 필요성과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되지만
신앙을 멀리하면 멀리할수록
신앙생활이 짐이 되고 내 삶을 방해하는 것이 됩니다.
신앙은 하나님을 만날 때 마다
새로운 것을 깨닫고 배우는 것입니다.
신앙은 아는 만큼 깨닫는 만큼 자랍니다.
내가 아는 알량한 성경지식에 사로잡혀
새롭게 주시는 하나님의 깨달음을 거절한다면
내가 아는 알량한 성경지식이
오히려 내 신앙의 발목을 잡게 될 것입니다.
깨닫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기도】
당장 듣기에 좋은 감언이설에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뺏기지 않게 하시고
당장 불편하지만 참된 평안과 안식을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귀를 주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www.jayoochurch.com
jayooc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