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4일 화요일 아침묵상-인내하며 기다리는 믿음

 

 

마가복음 4:26-29 (개역개정 NIV)

또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니라

 

 

하나님 나라는

마치 씨가 자라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씨를 뿌렸습니다.

씨에서 싹이 나고 이삭을 맺도록 자라는데,

정작 씨를 뿌린 사람은

어떻게 자라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비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씨에서 싹이 나고 이삭이 자라는 것을

씨를 뿌리는 사람이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가

자라기는 자라는데

어떻게 자라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어떤 사람에겐 신비롭게

어떤 사람에게 비밀스럽게 자랍니다.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지만

씨가 자랐다는 것을 농부가 어떻게 압니까?

 

이삭을 맺는 것을 통해

씨가 자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씨가 자라는 것이 보이지 않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 이삭을 열리는 것을 보면

씨가 자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씨가 자라는 것이 보이지 않지만

씨가 자란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선

이삭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 나라가 자라는 것을 알 수 없지만

하나님 나라가 자랐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선

기다림의 인내가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 저의 집 아랫목에서

어머니가 콩나물을 키웠습니다.

저도 때때로 물을 열심히 주었습니다.

 

물을 주면서 생각한 것이

밑에 숭숭 뚫린 구멍으로

물이 곧바로 다 빠져 나가버리는데

어떻게 콩이 콩나물로 자랄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콩이 콩나물로 자라는 게 궁금해서

검은 천으로 덮어놓은 통 속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콩이 자라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지나서 보면

도무지 자랄 것 같지 않은 콩이 콩나물이 되었습니다.

언제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신비스럽게 콩이 콩나물로 변해 있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하나님 나라는 신비스럽게 자라납니다.

 

그러기 때문에

성급하게 결과를 보려고 하면 실망할 것입니다.

하나님나라는 묵묵히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자라는 것 같지 않지만 자란다는 사실을 믿고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기다리지 못해서 빨리 자라게 하려고

성장 촉진제를 주면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빨리 자라라고 성장 촉진제를 주면

겉 자라서 키만 무성하게 크지 줄기에 힘이 없습니다.

조금만 바람이 불면 쉽게 꺾이고,

물이 마르면 금방 시들어버립니다.

결국은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 역시 너무 조급합니다.

목회자도 조급하고 교인들도 조급합니다.

복음의 씨를 뿌리고 교회를 세우면

어떻게든지 빨리 성장하기만을 기대합니다.

 

눈에 띄게 성장하지 않으면

능력이 없어서 그런다는 둥,

기도하지 않아서 그런다는 둥

이런 저런 말이 많아집니다.

어떻게든 빨리 성장을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러다보니 빨리 성장시키려고

무리하게 성장촉진제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결국 교회에서 복음이 아닌 것을

오직 빠른 성장을 위해서 무분별하게 사용했습니다.

 

이것이 결국 오늘날

한국교회의 심각한 위기를 가져 오게 된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기복신앙, 번영주의, 긍정의 힘 등

이런 것은 모두 예수님의 복음이 아니라

성장촉진제와 같은 유사 복음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시도록 맡겨두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때에 맞게 자라게 하실 것이라고 믿고

답답하지만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인내하며 기다릴 수 있습니까?

아무 것도 안하고 마냥 놀면서 기다려야 하나요?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리고는

어떻게 했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했습니까?

 

마가복음 4:27 (표준새번역)

밤에 자고 낮에 깨고 하는 동안에

그 씨에서 싹이 나고 자라지만,

그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밤에 자고 낮에 깨고 하는 동안에

씨에서 싹이 나고 자랐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말씀입니까?

 

일상의 반복을 의미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기다려야 합니까?

일상을 반복하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세상을 뛰쳐나가는 것으로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고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밤에 자고 낮에는 깨어

매일같이 밭을 돌보는 일상의 반복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때로는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

무의미한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반복되는 일상이

그래서 때로는 무가치한 것처럼 여겨지는 일상이

사실은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영적인 순례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특별하고 신비한 종교적 체험을 위해

일상을 포기하고 기도원에 들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밤에 자고 낮에 깨는 평범한 일상의 반복,

지겹고 무의미한 것 같은 하루하루의 반복되는 삶이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교인들이

하나님 나라를 인내하며 기다리는 일에

실수하고 실패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예수님의

분명한 말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나 자주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만,

눈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내가 지금 열심히 하는 일들로 인해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타나야만

비로소 직성이 풀립니다.

 

내가 교회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도 하는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을까?

 

내가 이렇게 열심히 노력했는데

내 삶에는 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을까?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로 인해

답답해하고 걱정하고 고민하고 염려합니다.

그래서 열심을 내고 노력을 하면 할수록

실망과 낙심은 더욱 커집니다.

 

그런데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이런 생각들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을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수고하고 노력하였음에도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다고 낙담하는 이유는

자신의 수고와 노력으로

교회를 바꾸고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비록 씨를 뿌렸고

아볼로가 물을 주는 수고와 노력을 했다곤 하지만

결국 자라게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라고 고백했습니다.

고린도전서 3:6-7 (개역개정)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우리의 수고와 노력이

하나님 나라를 자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십니다.

 

다만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시는 일에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부름을 받았을 뿐입니다.

 

따라서

일꾼으로 부름 받은 우리의 책임은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것과 같은

맡은 일에 충실 하는 것이지

자라게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 아닙니다.

 

결과에 지나치게 연연하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에 따라

절망하고 낙담하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평범한 일상, 반복되는 일상을

최선을 다해 묵묵히 감당하는 신앙과 삶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게 자라는 믿음의 성장,

하나님 나라의 성장을 기다리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www.jayoochurch.com

jayooc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