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일 금요일 아침묵상-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마가복음 6:35-37 (표준새번역)

35 날이 이미 저물었으므로,

제자들이 예수께 다가와서 아뢰었다.

"여기는 빈 들이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36 이 사람들을 흩어, 제각기 먹을 것을 사 먹게

근방에 있는 농가나 마을로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37 예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제자들이

"그러면 우리가 가서 빵 이백 데나리온 어치를 사다가

그들에게 먹이라는 말씀입니까?" 하였다.

35 By this time it was late in the day, so his

disciples came to him. "This is a remote place,"

they said, "and it's already very late.

36 Send the people away so they can go to the

surrounding countryside and villages and buy

themselves something to eat."

37 But he answered, "You give them something to

eat." They said to him, "That would take eight

months of a man's wages! Are we to go and spend

that much on bread and give it to them to eat?"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나

굶주리는 가난한 사람들은 항상 존재했습니다.

 

예수님 역시

사람들 사는 세상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셨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비록 예수님께서 가난한 사람들은

어느 시대나 항상 존재한다고 말씀하셨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저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굶주린 오천 명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저들의 굶주림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해결할 길을 찾으라는 말씀입니다.

 

이 사실에 초점을 두고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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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쉼이 필요하신 것을 아시고

안식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외딴 곳으로

배를 타고 가셨습니다.

 

그런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과 제자들이 타신 배를 발견하고는

외딴 곳에 먼저 가서는

예수님이 오시길 기다렸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배에서 내리자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비록 쉬기 위해 외딴 곳을 찾으셨지만

먼 길을 달려온 사람들을

목자 없는 양같이 불쌍하게 여기셨습니다.

 

날이 저무는 줄도 모르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여러 가지를

저들에게 가르치셨습니다.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제자들은 예수님께 모인 사람들을

마을로 돌려보낼 것을 제안합니다.

 

사람들이 하루 종일 굶주려 있었으니

이제 그만 사람들을 마을로 돌려보내

자신들의 굶주림을

각자 해결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6:36

이 사람들을 흩어,

제각기 먹을 것을 사 먹게 근방에 있는

농가나 마을로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람들을 마을로 돌려보내어

각자 자신들의 굶주림을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자들의 제안은 얼핏

사람들을 걱정하는 말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사람들을 돌려보내자는

제자들의 제안에는 숨겨진 의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광야에서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있다가는

먹을 것을 달라고 폭동이라도 일으킬 것을

염려한 것입니다.

 

사람들을 마을로 돌려보내자는

제자들의 제안을

예수님께서는 단호히 거절하십니다.

 

심지어 제자들에게

굶주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십니다.

 

마가복음 6:37a

예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예수님께서는 왜 제자들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을까요?

제자들은 사람들을 마을로 돌려보내

각자 먹을 것을 사먹게 하자며

거기에 모인 사람들의 배고픔은

자신들(제자들)과는 상관없는 문제로 여긴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굶주린 사람들과 자기들은 상관이 없다는

제자들의 생각을

옳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로 하여금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의 숨겨진 의미가 무엇입니까?

 

예수님에게 있어

굶주린 사람들의 먹고 마시는 문제는

각자가 해결해야 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굶주린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가 자신의 굶주림을 해결하도록 하지 않고

제자들로 하여금

먹을 것을 주라고 하는 예수님의 마음이

비로 사람을 사랑하시는 목자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에게는

사람을 긍휼하게 여기는 목자의 마음이 없었습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제자들은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즉시 항변합니다.

 

이 많은 사람들을 먹이려면

최소한 이백 데나리온의 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당장 이백 데나리온의 돈도 없지만

설령 있다고 해도 그 많은 양의 빵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며 항변합니다.

 

마가복음 6:37b

제자들이 "그러면 우리가 가서

빵 이백 데나리온 어치를 사다가 그들에게

먹이라는 말씀입니까?" 하였다.

 

데나리온은

로마의 화폐단위였습니다.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삯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영어 성경의 번역에 의하면

이백 데나리온은 성인이 받는 월급으로

8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했습니다. .

 

마가복음 6:37b

That would take eight months of a man's wages!

 

노동자의 하루 품삯을

$100.00이라고 한다면

이백 데나리온은 지금으로 치면

이만 불(이천만원)쯤 하는 돈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 많은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면

이백 데나리온이 있어야 하는데

제자들에게는 그만한 돈이 없었습니다.

 

설령 그만한 돈이 있다고 해도

그 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빵을

아무 것도 없는 빈들(광야)에서는

도저히 살 수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사정과 형편은 조금도 모르시고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세상 물정 모르는 말씀을 하신 것일까요?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말씀을

제자들이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목자 없는 양 같은

굶주린 사람들을 보는 제자들의 시각이

바꾸어지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목자 없는 양 같은

굶주린 사람들을 보는 제자들의 마음이

바꾸어지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을

목자 없는 양처럼 불쌍히 여기는 것처럼,

제자들에게도 그들을

목자 없는 양처럼 긍휼히 여기라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첫 목회를 하였던 음성에는

카톨릭 교회에서 운영하는 꽃동네라는

매우 유명한 복지 시설이 있었습니다.

 

음성 꽃동네가 시작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최귀동이라는 사람이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에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은 모두 죽고

살던 집은 불에 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아무런 연고도 없이

다리 밑에서 천막을 치고 살아야 하는

걸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걸인이 된 최귀동 씨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남의 밥을 얻어먹으며

겨우겨우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남의 밥을 얻으려 다니는

최귀동 씨는 자신의 동냥밥만 아니라

병이 들어 동냥도 못하는 걸인들을 위해

동냥밥을 얻어 음식을 나눠주었습니다.

 

걸인이 자신이 동냥한 음식을

자신보다 더 힘든 걸인들에게

나누어 준다는 소문을 들은 오웅진 신부가

최귀동 씨를 찾아가 물었다고 합니다.

 

동냥해서 혼자 먹어도 부족할 텐데

어떻게 병든 다른 걸인들을 도울 수 있습니까?

 

오웅진 신부의 질문에

최귀동 씨는 충격적인 대답을 하였습니다.

 

신부님 저는 걸어 다니며 동냥할 수 있어요.

걸어 다닐 수 있는 제가

병들어 누워 있는 이 사람들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이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최귀동 씨의 한 마디가

오웅진 신부의 마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 두 사람의 만남이 음성 꽃동네라는

한국 최대의 복지 단체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훗날 재정규모가 엄청나게 커진 음성 꽃동네는

창립 정신을 잊어버린 오웅진 신부의 부정부패로

심각한 위기를 겪기도 하였습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이웃의 굶주림을

각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여기는 것은

결코 예수님의 뜻이 아닙니다.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각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여기는 것은

결코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이것은 굶주리는 이웃을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된 우리에게 원하시는

예수님의 분명하신 뜻입니다.

오늘의 기도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마땅히 감당해야 하는

크리스천의 사명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www.jayoochurch.com

jayooc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