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월요 아침묵상-무리들에 의한 집단범죄

 

마가복음 15:6-10 (새번역, NIV)

16 군인들이 예수를 뜰 안으로 끌고 갔다. 그곳은 총독 공관이었다. 그들은 온 부대를 집합시켰다.

17 그런 다음에 그들은 예수께 자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서 머리에 씌운 뒤에

18 "유대인의 왕 만세!" 하면서, 저마다 인사하였다.

19 또 갈대로 예수의 머리를 치고, 침을 뱉고, 무릎을 꿇어서 그에게 경배하였다.

20 이렇게 예수를 희롱한 다음에, 그들은 자색 옷을 벗기고, 그의 옷을 도로 입혔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갔다.

16 The soldiers led Jesus away into the palace (that is, the Praetorium) and called together the whole company of soldiers.

17 They put a purple robe on him, then twisted together a crown of thorns and set it on him.

18 And they began to call out to him, "Hail, king of the Jews!"

19 Again and again they struck him on the head with a staff and spit on him. Falling on their knees, they paid homage to him.

20 And when they had mocked him, they took off the purple robe and put his own clothes on him. Then they led him out to crucify him.

 

 

로마 총독 빌라도가

예수님을 십자가 처형을 위해

로마 병사들에게 넘겨줍니다.

 

로마 병사들은

빌라도에게서 넘겨받은 예수님을

로마 총독 공관으로 끌고 갑니다.

 

로마 총독 공관에

로마병사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로마 병사들이 모인 이유는

예수라는 유대인의 왕을

다함께 조롱하기 위해서입니다.

 

로마 병사들은

유대인의 왕이라는 죄로 고발당한

예수님을 조롱하기 위해서

가시관을 엮어서 머리에 씌웠습니다.

 

로마 황제는

올리브 가지로 만든 면류관을 쓰고

개선 행진을 하곤 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에게

올리브 가지 대신

가시관을 엮어서 머리에 씌우고는

유대인의 왕 만세 하면서

저마다 인사를 하고 경배를 합니다.

 

어떻게 인사를 하고

경배를 합니까?

 

갈대로

예수님의 머리를 칩니다.

 

갈대는

왕이 손에 들고 다니면서

왕권을 상징했던

대표적인 도구였습니다.

 

그런 갈대로

로마 병사들이

예수님의 머리를 칩니다.

 

유대인의 왕이라는 예수님을

조롱하고 모욕하기 위함입니다.

 

왕의 손이나 발에 입을 맞추는 것은

왕에 대한 충성의 표현으로 하는

당시 대표적인 관례였습니다.

 

하지만 로마 병사들은

예수님에게 침을 뱉으며

유대 왕이라며

예수님을 조롱합니다.

 

로마 병사들은 예수님을

조롱과 멸시의 모습으로 꾸미고는

때리고 침을 뱉고

조롱 섞인 인사와 경배를 함으로

예수님을 희롱합니다.

 

아마도 이것을 지켜보는

모든 로마 병사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예수님을 조롱하고

비웃었을 것입니다.

 

가시관과 채찍으로 인해서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며

저런 연약한 인간이

유대인의 왕이라며

조롱하고 비웃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로마 군병들은 도대체 왜

예수님에게 무슨 원한이 있다고

저토록 잔인하고 지독하게

조롱하고 모욕하는 것일까요?

 

유대의 종교 권력자들과

로마 총독 빌라도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유대의 종교 권력자들은

거짓 증거로 예수님을 고발하고는

사형을 집행해달라고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넘겼습니다.

 

로마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이 무죄라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도록

로마 군병들에게 넘겨줍니다.

 

이처럼 예수님을 죽이는 데

결정적 역할들을 한 사람들은

대제사장들을 비롯한 종교 권력자들과

로마 총독 빌라도였습니다.

 

그럼 이들에게만

예수님을 죽인 책임이 있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마가복음의 저자는

예수님을 죽이는 데 참여한 자들로

 

예수님 못 박고 바라바를 풀어달라는

익명의 유대인 무리들

 

예수님을 조롱하고 폭력을 행사한

익명의 로마 병사들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합니다.

 

대제사장들을 비롯한 종교 권력자들,

그리고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는

예수님을 사형에 처할만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처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기득권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유대 군중들이나 로마 병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처한다고 해서

자신들에게 이익이 될 만한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는 일에

유대 군중들과 로마 병사들이

그토록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까?

 

무리들과 로마 병사들의 공통점은

한 명, 한 명으로서의 개인이 아니라

특정한 집단이라는 사실입니다.

 

만약에 로마 병사들이

로마 병사라는 집단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놓였다면

예수님에게 이토록

가혹한 짓을 할 수 있었을까요?

 

만약에 한 개인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그토록 가혹하고 잔인하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집단이 아닌 개인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면

최소한 상당히 머뭇거렸을 것입니다.

 

집단이 아닌 개인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면

아무리 빌라도의 명령이 있다고 해도

쉽게 명령을 따르지 못하고

주저하거나 망설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집단으로 모인 로마 병사들은

개인의 죄책감이나 죄의식은

집단의식에 가리어졌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예수님을 조롱하고 모욕하고

비열한 폭력을 행사하는 일에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집단의식은

개인의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무마시켜 주거나 감추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한 개인으로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잘못을 하면

양심에 찔리거나 죄의식을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가 다니는

직장이나 단체의 일원으로서

혹은 국가의 일원으로서 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한 경우에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다른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으로서는

양심이나 죄의식에 대해서는 민감하지만

 

집단으로서는

양심이나 죄책감에 대해서는 둔감합니다.

 

혼자서 잘못 하면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느끼는데,

몰려다니면서 여럿이 함께 하면

죄책감이나 죄의식이 희미해집니다.

 

유대 군중들이나 로마 병사들은

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집단으로서

예수님을 죽이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입니다.


물론 저들에게는 예수님을 죽인

직접적인 책임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들이 예수님을 죽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비록 저들이 저지른 일은

집단으로 저지른 죄이기에

개인적으로 죄책감이나 죄의식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집단으로 저지르는 죄는

개인이 저지르는 죄보다

더욱 잔인하고 가혹하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유대 군중들과 로마병사들

개인의 이름이 집단에 감추어졌지만

저들은 분명 무죄한 예수님을

죽이는 일에 참여했던 책임이

저들에게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가 지은 죄는 단지

개인으로서의 지은 죄뿐만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지은 죄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개인이 지은 죄에 대해서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듯이

집단으로서의 죄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지나간 역사에서

우리 민족이나 국가가 지은 죄에 대해

우리 모두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처럼,

 

지나간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가 지은 죄가 있다면

교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한 개인이 아닌

집단 전체가 지은 죄라고 해서

죄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내가 소속된 교회공동체나

더 나아가 민족이나 국가나 저지른

죄에 대한 책임은,

그 집단에 속한 각각의 개인에게도

분명하게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이 땅의 교회가 짓고 있는 죄,

내가 속한 사회와 국가가 짓고 있는 죄,

이것들이 나와 상관없는 죄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www.jayoochurch.com

jayooc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