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월요일 아침묵상-심판하지 말고 비판하라
마태복음 7장 1-2절(개역개정)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Do not judge, or you too will be judged.
For in the same way you judge others,
you will be judged, and with the measure you use,
it will be measured to you.
비판하지 말라는 말씀은
한국교회 대부분의 교인들이 읽는
개역성경 마태복음 7장 1절에
기록된 말씀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고
여러 목사들이 자주 강조하며
설교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인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물론 일부 교인들 중에는
예수님께서도 외식하는 신앙에 대해
그토록 신랄하게 비판하셨는데
왜 비판하지 말라고 하셨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기에
성경 말씀을 앞세운 목사의 설교에
딱히 반대 의견을 내지 못합니다.
상당히 많은 목사들이
개역성경에 기록된 비판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용해
목사에 대해 비판적인 교인들의 입을
막으려고 합니다.
설령 교회나 목사가 잘못을 해서
비난받을 만한 일을 했더라도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직접 치리(징계)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교인들은
교회나 목사의 잘못에 대해
함부로 입을 열지 말라고
설교하고 가르칩니다.
이처럼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비판하지 말라!'는 성경구절을
제멋대로 이용해서는
비판적인 교인들의 입을 막았습니다.
교회 안에
아무리 심각한 문제가 있고
목사에게
심각한 비리가 있더라도
하나님의 치리(징계)만을 기다리며
절대로 교회나 목사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못하도록 강요합니다.
교회나 목사가 어떤 잘못을 했던
교회나 목사를 비판하는 것 자체를
마치 하나님에 대한 불신과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분명하게 드러난
교회나 목사의 비리조차도
그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하면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사탄마귀의 역사라고 하거나
이단으로 매도당합니다.
그 어떤 비리나 잘못이 있더라도
오로지 조용히 침묵하는 것만이
올바른 교인의 태도이며
바른 신앙이라고 가르치고 설교합니다.
만약 이런 식이라면
목사 역시 교인들의
잘못된 일이나 죄에 대해서도
그 어떤 권면이나 비판도
해서는 안 됩니다.
심지어 세상과 사회가 저지르는
온갖 악한 일에 대해서도
함부로 비판해서는 안 됩니다.
사이비 이단 종교에 대해서도
함부로 비판해서는 안 되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됩니다.
비판은 옳고 그름을 밝히는
하나님께서 주신 정당한 능력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분별하기 위한
반드시 필요한 방법입니다.
로마서 12:2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
한글 개역성경이
비판하지 말라고 번역한 말씀은
지극히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오역(잘못된 번역)입니다.
많은 성경 번역본 중에서
오직 한글 개역성경만
“비판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성경들은
“비판하지 말라.”고 번역한
개역성경의 말씀을
“판단하지 말라.” 또는
“심판하지 말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7:1(공동번역)
남을 판단하지 말아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 받지 않을 것이다.
마태복음 7:1(표준새번역)
너희가 심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남을 심판하지 말아라.
마태복음 7:1(한글킹제임스)
판단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도 판단받지 않을 것이라.
마태복음 7:1(현대어)
남을 판단하지 말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을 받지 않을 것이다.
영어성경도 다르지 않습니다.
“비판하지 말라”는 의미의
‘Do not criticize!’라고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심판(정죄)하지 말라는 의미의
“Do not judge!”로 번역했습니다.
Matt.7:1(KJV)
Judge not, that ye be not judged.
Matt.7:1(NIV)
Do not judge, or you too will be judged.
헬라어 원어성경을 살펴보아도,
한글 개역성경이
비판하지 말라고 번역한 헬라어 단어(Krino)는
심판, 판결, 비방, 정죄의
다양한 의미를 지닌 단어입니다.
성경의 본래 의미는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 위한
정당한 비판을
금지한 말씀이 아닙니다.
자기 기준에 따라
상대방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비방, 심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비판하지 말라고
가르치신 것이 아니라
판단하지 말라고
심판하지 말라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복음서를 통해
발견하게 되는 예수님은
한편으론 매우 인자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십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비판적인 분이셨습니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과 같은
당시 종교 지도자들의
잘못된 종교행위에 대해서는
매우 신랄하게 비판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3:13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
마태복음 23:15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교인 한 사람을 얻기 위하여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생기면
너희보다 배나 더 지옥 자식이 되게 하는도다
마태복음 23:25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도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향한
예수님의 신랄한 비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비판하신 이들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며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신앙으로
백성들을 미혹케 하는 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서기관들이나 바리새인들과 같은
당시 종교 지도자들에게
화있으리라고 하신 것은
저들을 미워하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단호하게 비판하신 것은
사람이 아니라
저들의 잘못된
종교 행위와 태도였습니다.
예수님은 분명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비난하고
심판하는 것을 금하셨습니다.
사람에 대한 심판은 오직
하나님께 속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금하신 것은
사람에 대한 비난이나 심판이지
그 사람의 잘못된 생각이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을
금지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했는데
그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합니까?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게 쉬운 일도 못하냐며
상대방을 꾸짖거나
바보 멍청이라고 욕을 합니다.
이것은 비난입니까? 비판입니까?
이것은 비판이 아니라
사람의 인격에 대한 비난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의 기준으로 그 사람을
함부로 비난하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사람이 실수한 것이 무엇인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 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비판이라고 합니다.
비판은 자기 기분에 따라
제멋대로 오락가락하는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이고 타탕한 근거를 가지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제대로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으로 하여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합니까?
그 사람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난이 사람에 대한
미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비판은 사람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비판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스스로 재판관(Judge)이 되어
다른 사람을 제멋대로(함부로)
정죄하고 심판하지 말라는 뜻이지
교회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신앙이나 타락에 대해서
침묵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잘못에 대해 침묵하고
타락을 그대로 방관하는 것은
스스로 악을 행하지 않았을망정,
악의 동역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비판하지 말라는
개역성경의 번역은
심판(정죄, 판단)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번역되어야 하고 해석되어야
예수님의 말씀과 사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경이 가르쳐 주는 사랑은
관심이며 온전하게 세우는 것입니다.
사랑은 결코 맹목적이지 않습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일도 다르지 않습니다.
맹목적으로 목사를 믿는 것은
목사를 사랑하는 것도
교회를 사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더 나아가
교회를 사랑하는 교인은
절대로 교회개혁과 신앙갱신에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일과
교회를 바르게 하는
교회개혁은 신앙갱신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결코 따로따로 갈 수가 없습니다.
교회를 향한 사랑은
반드시 교회개혁과 신앙갱신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개혁과 신앙갱신은
비난이나 조롱으로 되지 않습니다.
아웃사이더로 교회를 다니거나
아예 교회를 다니는 것을 포기한
가나안 교인이 되어서는
절대로 교회를 변화시키고
자신의 신앙을 갱신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한다면
교회를 제대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교회를 바르게 바꾸고
바른 신앙을 추구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이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사명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로 세워진
이 땅의 교회들을, 내가 다니는 교회를
교회다운 교회로 만드는 것은
성도가 마땅히 감당해야 하는
최고의 사명입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믿음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만들어가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