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수요일–교회건물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 이유
요한복음 2:19-21
19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하였다.
20 그러자 유대 사람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짓는 데 마흔여섯 해나 걸렸는데, 이것을 사흘 만에 세우겠습니까?"
21 그러나 예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자기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19 Jesus answered them, "Destroy this temple, and I will raise it again in three days."
20 The Jews replied, "It has taken forty-six years to build this temple, and you are going to raise it in three days?"
21 But the temple he had spoken of was his body.
목사들이 모이면 흔히 하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목사들에게는
세 가지 소원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이른바 성전건축이라고 하는
그럴듯한 교회 건물을 짓는 것입니다.
물론 저 역시도
할 수만 있다면 부목사보다는
담임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더 많은 교인들이 있는 교회에서
목회하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번듯한 교회건물에서
목회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것들이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이 없는
목사들의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1987년 신학교를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전도사와 목사로 사역하면서
일곱 교회를 섬겨왔었고,
2006년 자유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섬기고 있습니다.
제가 섬겼던 여덟 교회 가운데
다섯 교회는 전도사나 부목사로 교회를 섬겼고
나머지 세 교회는 소위 담임목사로
교회를 섬겼고 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덟 교회를 섬기며
교회 건물이 없이 목회를 하였던 경우는
자유교회를 섬기는 것이 처음입니다.
한 마디로 자체 건물이 없이
목회를 하고 교회를 다니는 것이
자유교회가 처음입니다.
교회 건물이 없이 목회를 하면서
매주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있다면
교회 건물이 없이 목회를 한다는 것이
생각하고 예상한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건물을 빌려 쓰고 있는
미국 교회는 우리 한인교회에
대단한 배려와 친절을 베풀고 있습니다.
다른 교회들처럼
매달 렌트비를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예배시간도
미국교회 예배가 끝난 다음이 아니라
같은 오전 시간에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에게 자신들의 건물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미국교회가
대단히 친절하고 좋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주일 예배 때마다
집주인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셋방살이와 같은 심정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우리교회 교인들도
이런 심정이 들 때가 있을 것입니다.
셋방살이 하는 심정이기에
마음대로 교회 행사나 프로그램을
가질 수 없습니다.
친교 시간마다
한국 음식 냄새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이모저모로 불편하고
스스로 눈치 볼 일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번
자체 건물을 구입하자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애초부터 자체 건물을 구입하려는
마음을 먹고 목회를 했다면
비록 크지는 않지만 적당한 건물쯤은
충분히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교회가
선교구제비로 사용했던 재정을 모두
건물 구입을 위한 재정으로 사용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불편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저는 교회 건물을 가지는 것을
제 목회의 목표나 비전으로 삼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욕심이야
멋지고 아름다운 교회건물을 가지고
목회하고 싶다는 마음이
지금도 시시때때로 듭니다.
번듯한 교회건물만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목회를 잘 하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가끔씩 하곤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 마다
교회건물을 가지고 싶다는 욕심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번듯한 교회 건물에
제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해달고
기도합니다.
목사가 별 것을 다 두고
기도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교인들이 생각하는 기도는
하나님의 능력과 도우심을 통해
자신이 바라고 소원하는 것을
얻거나 이루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목회를 하면서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기도는
무엇을 이루고 얻고자 하는 기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많은 교인들이 생각하기를
자신이 바라고 소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자신의 인생이 불행하다 여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불행하게 사는 이유는
자신들이 바라고 소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의 필요보다 더 많은 것을
욕심내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생을 살다보면
절실한 필요를 구하는 기도도
반드시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하지만 마찬가지로
필요 이상의 것을 욕심내거나
불필요한 것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그런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인가를 얻고 이루기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인가를 포기하거나 내려놓기 위해
더 간절히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포기하거나 내려놓는 것은
능력이나 여건이 되지 않아
포기하거나 이루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능히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아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그리고 교인들 중에는
스스로 자신의 욕심을 성취한 사람보다
스스로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은 사람이
훨씬 적습니다.
무엇을 얻고 성취하는 것보다
스스로 무엇을 포기하고 내려놓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항상
무엇인가를 구하고 달라는 것만이
기도가 아닙니다.
더 중요하고
더 간절하게 해야 하는 기도는
욕심을 내려놓거나 다스릴 수 있는
기도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바라고 소원하는 것을
기도를 통해 이루려는 것보다
내 욕심을 내려놓거나
포기하려고 애쓰는 기도가
우리의 신앙을
더욱 성숙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더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 믿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우리교회 교인들이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거나
포기하려는 기도의 제목도
최소한 한 두 가지쯤은 가지고
신앙생활을 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건물이 없어
매 주일 예배마다 불편하고 힘들다고 하면서
교회 건물을 가지는 것을
목회의 목표로 삼지 않으려고
기도까지 하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우리교회가 자체건물이 없기에,
우리교회 교인들이
교회의 본질을 이해하고 회복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은 교회는
건물을 소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교회에 있어 건물은
상황과 형편에 따라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지극히 부차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건물을 가지는 것을
교회나 목회의 중요한 목표로 삼아서는
결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저는 우리교회가
교회 건물이 없는 지금의 상황이
교회의 본질을 생각하고 회복하는 데 있어서
교회 건물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유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에게 교회 건물이 있다면
우리는 대부분의 다른 교회와 교인들처럼
교회를 건물로만 생각할 것입니다.
공동체가 교회라는
생각과 믿음을 가지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것을
교회건물을 돌보고 청소하거나
교회 건물 안에서 하는 일로
제한해 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자체 건물이 없다보니
교회를 건물로 생각하거나 제한하기보다
교인들이 함께 모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교인들이 가정에서 모이면
가정이 교회가 되고
교인들이 식당에서 모이면
식당이 교회가 되고
교인들이 공원에서 모이면
공원이 교회가 된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모여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의
크고 화려하고 웅장함을 자랑하는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은
성전을 허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성전을 허물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말씀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님이 계신다고 믿었던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선
그런 성전을 허물라고 명령하십니다.
건물이 성전이 아니라
예수님의 몸이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건물이 교회가 아니라
성도들이 곧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성전 건물 때문에
예수님이 성전임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교회 건물 때문에
성도가 교회임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2:19-21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하였다.
그러자 유대 사람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짓는 데 마흔여섯 해나 걸렸는데,
이것을 사흘 만에 세우겠습니까?"
그러나 예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자기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너무나 많은 목사와 교인들이
근사한 교회 건물을 짓는 것이
마치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며
하나님께 가장 큰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신앙생활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목사와 교인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지
성경의 가르침도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근사한 교회 건물을 짓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존귀한 성도(크리스천)가 되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오늘의 기도】
번듯하고 근사한 건물이 아니라
존귀하고 아름다운
믿음의 사람이 되는 것을
더욱 간절히 사모하는
신앙이 되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