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일 목요-자족과 초월의 영성

 

 

빌립보서 4:11-13

11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12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1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11 I am not saying this because I am in need, for I have learned to be content whatever the circumstances.

12 I know what it is to be in need, and I know what it is to have plenty. I have learned the secret of being content in any and every situation, whether well fed or hungry, whether living in plenty or in want.

13 I can do everything through him who gives me strength.

 

 

예전 부목사로 있었던 교회에서

한국에서 나름 유명하다고 하는 목사가

강사로 와서는 부흥회를 인도하였습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그분은 분명

성공한 유명한 목사였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의 설교가

너무 황당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어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습니다.

 

제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그분의 설교는 이랬습니다.

 

당신이 목회가 성공한 비결에는

자신의 기도가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설교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자신이

어떻게 기도했는지를 가르쳐주면서

집회에 참석한 교인들에게

자신과 똑같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그분이 교인들에게

새벽마다 따라 하라고

가르쳐준 기도입니다.

 

그분은 새벽마다 기도할 때

 

하나님 제가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손해입니다.

그러니 제가 성공하게 해주세요.

목사인 제가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창피한 일입니다.

그러니 제 목회가 꼭 성공하게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정말

하나님께서 손해 보지 않으시려고,

하나님께서 창피당하지 않으시려고

자신을 성공한 목사, 유명한 목사가

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인들도 기도할 때마다

자기와 똑같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내가

세상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손해입니다.

하나님께서 창피한 일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성공하게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그 설교를 듣는 내내

저는 너무나 불편했습니다.

 

이건 도무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정신 가진 목사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설교입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이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이며

심지어 하나님을 협박하는 것입니다.

 

같은 목사로서 창피해서

도무지 얼굴 둘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설교에

그 자리에 모인 대부분 교인이

큰 소리로 '아멘'을 하며

소위 교회에서 말하는

은혜를 받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설교하는 목사야 그렇다 쳐도

말도 안 되는 설교를 듣고는

감동하는 교인들을 보면서

제가 이상한 건지 교인들이 이상한 것인지

헷갈렸습니다.

 

성경은 나를 낮추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한국교회는

세상에서 나를 높여 주셔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해달라는

기도와 설교가 난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성공,

우리의 건강,

우리의 승진은

하나님의 영광이 되고,

 

우리의 실패,

우리의 아픔,

우리의 낙오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 되었습니다.

 

교회와 목사와 교인들은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사람의 성공을 통해 영광 받으시는

그렇고 그런 하나님으로

전락시켜 버린 것입니다.

 

이것을 성공주의 신학

또는 번영주의 신학이라고 합니다.

 

성공주의 신학과 신앙이

주류를 이루는 교회에서는

인생의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은

제대로 된 위로와 격려를 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무슨 큰 죄라도 지은 듯이,

교회에 남아 있기가 무척 힘들어집니다.

 

이런 현상을

그냥 무심히 여기지 말고

진지하게 그리고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기준에 따라

하나님, 제가 이번 시험에 꼭 합격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해주세요.” 기도하면

하나님께서는 뭐라고 대답하실까요?

 

혹시 하나님께서는

네가 그 영광 돌리지 않아도

나의 영광은 이미 충분하단다.”

말씀하지 않으실까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묻지 않으실까요?

 

네가 정말 원하는 게

하나님의 영광이니 아니면 네 영광이니?”

 

자기 영광을 위한 것을

마치 하나님 영광을 위한 것인 양

우리의 속마음을 숨기는 기도를 하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망치는 길입니다.

 

가장 치유가 어려운 거짓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자신의 성공이

곧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는 생각은,

세상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교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세상에서 출세하거나

사업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드린 사람이라며

교회에서도 환영을 받습니다.

 

하지만 시험이나 취직에 실패하여

정작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사람이라며

교회에서 환영받지 못합니다.

 

결국, 하나님의 위로와

교인들의 중보기도가 가장 절실할 때에

교인들의 차가운 눈을 두려워하며

교회를 떠나고 맙니다.

 

그 결과 교회에는

늘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만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합니다.

 

왜 이런 일들이 교회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게 되었습니까?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교회가 그리고 교인들이

성경에 말씀하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만들어 낸 예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성경이 말씀하시는 예수님보다

내 욕심이 만들어 낸 예수님을

믿으려고 합니다.

 

이것을 내가 복음이라고 합니다.

 

물론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기독교인은 절대로

성공도 하지 말고

번영도 하지 말고

부자도 되지 말자는 말씀이

절대로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할 수만 있으면

성공하는 게 좋고,

 

할 수만 있으면

부자가 되는 게 좋고,

 

할 수만 있으면

건강하게 사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독교 신앙은 이런 것들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를 믿는 기독교 신앙이

우리에게 보장해 주는

은혜와 축복은 무엇입니까?

어떤 환경과 형편에 처한다 해도

주어진 환경과 형편에서

능히 존귀한 삶을 살아가는 능력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것을

자족의 능력이라 가르쳤습니다.

 

빌립보서 4:11-13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예수님을 아무리 잘 믿어도

살다 보면 어려운 일도 만나고

살다 보면 실패도 하고

살다 보면 건강을 잃기도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런 일들은 예수님을 믿는 것과는

큰 상관이 없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잘 믿는 사람은

내가 잘 나간다고

교만해지지 않습니다.

 

내가 못 나간다고

낙심과 절망에 빠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모든 것들을 초월하게 하는 것

이것이 기독교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기독교 신앙이 주는

최고의 은혜이며 은총입니다.

 

오늘의 기도

 

기독교 신앙의 영성은

성공이나 풍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족과 초월에 있음을

마음으로 깨닫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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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ooc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