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일 월요일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이유

 

 

요한복음 14:27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you. I do not give to you as the world gives. Do not let your hearts be troubled and do not be afraid.

 

 

1. 사순절 스물세 번째 날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함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도우심과 보호하심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2. 제 첫 목회지는 충북 음성의 문암리라는 아주 외진 시골이었습니다. 그때가 1994년이었으니까 지금으로부터 무려 26년 전의 일입니다. 아주 오래된 일이지만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사건이 있습니다.

 

3. 당시 제가 섬겼던 교회에 집사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명색이 집사님이신데 교회는 잘 나오지 않으시던 분이셨습니다. 가물에 콩 나듯 어쩌다 한 번씩만 교회에 나오셨습니다. 몇 번을 심방을 하고 전화를 드리며 예배 참석을 권했지만, 요리조리 핑계만 대시며 교회에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4. 그러던 어느 날 그 집사님이 드디어 주일 예배에 모습을 나타내셨습니다. 가물에 콩 나듯 어쩌다 한 번 나오는 날인가 보다 여겼습니다. 이제 한 번 교회에 나왔으니 당분간은 또 교회에 나오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5.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기적과 같은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당분간은 교회에 나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그 집사님이 주일 저녁 예배도 나오시고 수요일 예배도 나오시고 심지어 새벽예배에도 나오시는 것이었습니다.

 

6. 그 집사님이 그렇게 열심히 교회에 나왔던 적은 그 교회가 생기고 나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분 형편에 과하다 할 정도의 헌금도 하셨습니다.

 

7. 놀랍도록 변화된 집사님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서 제 정성과 기도에 응답하시어 집사님의 마음을 바꾸어 주셨다고 생각하며 기뻐했습니다.

 

8. 하지만 열심히 교회를 나오시는 집사님의 모습에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어 보였습니다. 분명 무언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넌지시 집사님께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9. 집사님의 대답이 정말 기상천외였습니다. 이야기인즉 그 집사님이 시내를 다녀오시는 중 버스터미널에서 심상치 않게 생긴 사람이 다가오더니 대뜸 말하길 액이 꼈어 올여름 넘기기 힘들 것이야.” 하더랍니다.

 

10. 집사님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려고 했지만, 왠지 너무 꺼림칙해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수액이 끼어서 올 8월에 큰일을 당할 것이라고 했답니다.

 

11. 너무 놀란 집사님이 그럼 어떻게 해야 액을 피할 수 있냐고 묻자 그 사람이 큰 굿을 해야 한다고 했답니다. 굿을 해서 액운을 피하려면 백만 원을 가지고 오라는 했다는 것입니다.

 

12. 집으로 돌아온 집사님은 불안한 마음에 정말 백만 원을 들여 굿을 해야 하나 염려하고 걱정했다고 합니다. 백만 원은 지금도 적지 않은 돈이지만 당시에는 꽤 큰 돈이었습니다.

 

13. 오랫동안 염려하다가 그래도 명색이 자신이 교회 집사인데 이참에 교회나 열심히 나가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백만 원이 드는 큰 굿을 하느니 교회에 헌금을 하면 그 액을 피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14. 그 집사님의 이야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교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과연 그 집사님이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8월을 넘길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입니다.

 

15. 마치 그 집사님과 교인들은 하나님이 더 센지 귀신이 더 센지 이참에 한번 알아보자는 분위기였습니다. 만약 그 집사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며 그날로 교회 문을 닫아야 할 분위기였습니다.

 

16. 그런데 문제는 교인들 분위기가 이렇게 되다 보니 8월이 가까울수록 그 집사님만 초조해지는 게 아니라 저까지 신경이 쓰이고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새벽마다 나오는 집사님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드렸습니다.

 

16. 심지어 제가 그 집사님 어떤 조언까지 했냐면, 찬물로 샤워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17. 당시 제가 목회하던 문암이라는 시골은 상수도가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가정이 지하수를 모터로 끌어올려 사용하는데 그 물이 대단히 차가웠습니다.

 

18. 혹시 찬물로 샤워를 하다가 집사님이 심장마비라도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 역시 말도 안 되는 근심과 염려에 사로잡혔습니다.

 

19. 드디어 8월이 지나갔습니다. 그 집사님은 어떻게 되셨을까요? 물론 아무 사건도 사고도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그럼 그 집사님은 이후로도 열심히 신앙생활 하셨을까요? 아니요. 또다시 예전과 똑같이 가물에 콩 나듯 심심하면 한 번씩 교회에 나오시곤 하셨습니다.

 

20. 불안과 염려가 생겨야 하나님을 찾고, 불안과 염려가 해결되면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이런 식으로는 절대로 믿음이 성숙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신앙이 주는 참된 기쁨과 평안도 누리기는 힘들 것입니다.

 

21. 그렇다면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무속인은 왜 이상한 말로 지나가는 사람을 불안에 빠지게 하고 염려하게 했을까요? 그 무속인은 그 집사님에게 닥칠 불행을 미리 알고는 정말로 불행이 닥칠 집사님을 돕고 싶은 마음이었을까요? 아니요. 저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2. 그 무속인의 관심은 그 집사님의 안전에 있지 않았습니다. 사이비 무속인의 관심은 오로지 불안과 공포에 빠진 사람을 이용해 굿판을 열고, 굿판으로 벌어들일 돈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밑도 끝도 없는 모호한 말로 길을 가던 집사님을 불안과 염려에 빠지게 한 것입니다.

 

23. 이것은 단지 그 집사님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미신과 관계된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여 사람들을 불안과 염려와 근심에 사로잡히게 하고 있습니다.

 

24. 세상이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정말 사람에 관한 관심과 걱정 때문이 아닙니다. 사람들을 불안과 공포, 염려와 근심에 빠지게 만들고 이런 이들의 불안과 염려를 이용해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함입니다.

 

25. 더 나아가 이것은 단지 세상의 탐욕스러운 인간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종교 안에도 심지어 기독교 안에도 불안과 공포를 만들어내고 이것을 통해 교인을 통제하고 지배하려고 합니다.

 

26. 그 대표적인 경우가 성경을 제멋대로 이용하여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하는 이들입니다. 시한부 종말론 자들은 시대의 재난이나 재앙을 가지고 종말의 징조라며 교인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조성합니다.

 

27. 이들이 종말의 징조라며 교인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심어주고 근심과 염려에 빠지게 만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말 저들을 사랑하고 구원하기 위함입니까? 아니요. 교인들을 통제하고 지배하여 결국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함입니다.

 

28.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팬데믹(pamdemic)을 겪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코로나19의 팬데믹은 사람들을 점점 불안과 공포에 빠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29. 물론 이런 일이 시작할 때부터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벌써 꽤 많은 목사들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팬데믹을 하나님의 심판과 저주라고 설교합니다. 성경을 제멋대로 이용해 교인들에게 불안과 공포 근심과 염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30. 왜 이렇게 합니까?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심판과 저주를 이용해 자신들의 종교적 권위를 높이고 교인들은 통제하고 지배하기 위함입니다.

 

31. 세상은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여 사람들을 끊임없이 염려하고 근심하게 만듭니다. 더 나아가 이것은 교인들을 통제하고 이용하려는 사이비 종교 지도자나 삯꾼 목사들 의 전형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32.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말씀입니다. 요한복음 1427절의 말씀입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33. 내 삶을 짓누르는 불안과 공포, 염려와 근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34. 세상은 절대로 우리를 염려와 근심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불안과 공포를 통해 끊임없이 근심하고 염려하게 합니다.

 

35. 왜냐하면, 불안과 공포에 빠진 사람, 그래서 근심하고 염려하는 사람을 지배하고 통제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는 너무나 쉽습니다.

 

36. 하지만 예수님이 주시는 참 기쁨과 평안을 누리며 만족과 자족의 삶을 사는 사람은 결코 함부로 지배하거나 이용하지 못합니다.

 

37.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이용당하는 삶을 살던지 누구도 함부로 지배하거나 이용하지 못하는 참된 기쁨과 평안의 삶을 사는 것은 전적으 로 우리의 선택과 결정 그리고 믿음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의 기도

 

불안과 공포에 억눌리기보다 주변에 힘든 이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며 하루를 보내게 하시고 근심과 염려로 하루를 보내기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열심히 손 씻고 마음의 불안과 염려를 다스리기 위해 기도하고 묵상함으로 평안을 누리는 하루게 되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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