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일 수요일고통의 대물림을 끊어내라

 

 

로마서 8: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And we know that in all things God works for the good of those who love him, who have been called according to his purpose.

 

 

1. 사순절 스물다섯 번째 날입니다. COVID-19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급기야 우리가 사는 워싱턴주에도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 사람에게는 도무지 다시 일어나기 힘든 실패나 역경 가운데서도 다시금 재기하게 만드는 힘과 능력을 공급하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과 영혼입니다.

 

3. 자신의 마음과 영혼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절망스러운 실패나 극심한 역경을 겪는다고 해도 그 사람을 무너지게 하거나 망가뜨리지 못합니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과 영혼은 사람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며 능력입니다.

 

4. 하지만 동시에 사람의 그 어떤 신체 기관보다 가장 쉽게 상처받고 무너지는 것 역시 사람의 마음과 영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어떤 일보다 마음을 지키고 영혼을 지키는 일에 관심과 노력을 해야 합니다.

 

5. 무심코 던진 사람의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는 것이 마음이며 영혼입니다. 사람의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 나가는 것도 아닌데 눈빛 하나에도 마음과 영혼은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손에서 장풍이 나가는 것도 아닌데 손짓 하나에도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며 영혼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과 영혼은 정말 사소해 보이는 것에 상처를 입으며 고통스러워합니다.

 

6. 지금 우리는 COVID-19로 인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염병의 확산과 이로 인한 정서적, 경제적, 사회적 충격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낙담과 우울과 절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7. 지난 주일예배부터 룻기 말씀을 강해하고 설교하기 시작했습니다. 룻기 말씀이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인해 절망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우리를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8. 구약성경 룻기를 보면 매우 안타까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엘리멜렉과 나오미라는 가정이 자신이 살던 땅 베들레헴에 엄청난 흉년이 닥치자 재난을 피해 모압 땅으로 피난을 갑니다.

 

9. 하지만 이방의 땅 모압으로 피난한 지 채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이자 가장인 엘리멜렉이 죽고 맙니다. 이방 땅에서 남편을 잃은 나오미는 낙심하고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남은 두 아들을 잘 키워 장가보내어 두 며느리를 얻습니다.

 

10.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두 아들을 결혼시키고, 이제 겨우 이방 땅에서 먹고살 만한 처지가 되던 10년 즈음에 두 아들마저 다 죽고 맙니다.

 

11.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사건이 대를 이어 계속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죽었으면 아들들이라도 아니 한 아들만이라도 장수하여야 할 텐데 두 아들 모두 아버지가 죽고 10년이 채 못 되어 죽고 만 것입니다.

 

12. 시어머니인 나오미가 남편을 잃는 고통을 겪고 살았는데 두 며느리 역시 시어머니와 똑같은 처지가 되고 만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인생의 동일한 고통과 비극이 대를 이어 계속된 것입니다.

 

13. 이것은 결코 나오미 가정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너무나 많은 가정이 비슷한 고통을 대물림하며 살아가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14. 가난이 대물림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엔 질병이 대물림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모가 저지른 죄가 자녀에게도 그대로 대물림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15. 창세기 12장을 보면 믿음의 조상이라는 아브람이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에서 흉년을 만나자 이집트로 피신하게 됩니다.

 

16. 이집트로 피신하며, 아브람이 자신의 아내 사래에게 당부합니다. 이집트에 가면 자기의 아내라고 하지 말고 누이라고 해달라는 것입니다. 아내라고 하면 이집트 사람들이 아내를 뺏기 위해 자신을 죽일까 염려하였던 것입니다.

 

17. 아브람의 당부는 무척이나 비겁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반복되었습니다. 창세기 20장을 보면 아브람이 그랄이라는 곳에서 살게 되었을 때, 또다시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사칭하여 자신의 목숨을 지키려고 하였습니다.

 

18. 창세기 201절 이하의 말씀입니다. “아브라함이 거기서 남방으로 이사하여 가데스와 술 사이 그랄에 우거하며 그 아내 사라를 자기 누이라 하였으므로 그랄 왕 아비멜렉이 보내어 사라를 취하였더니

 

19. 믿음의 조상이라고 하는 아브라함은 참 치사하고 치졸한 남편이었습니다. 그때까지 같이 산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존경스럽습니다. 요즘 같으면 쫓겨나도 벌써 쫓겨났을 것입니다.

 

20. 하지만 문제는 이런 아브라함의 실패가 아브라함 당대의 실패로만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 역시 아버지 아브라함과 정말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을 정도로 똑같은 실패를 그 인생에 반복합니다. 기가 막히게도 아버지 아브라함이 실패하였던 똑같은 장소에서 아버지와 똑같은 실수를 이삭이 범합니다.

 

21. 창세기 266절 이하입니다. “이삭이 그랄에 거하였더니 그곳 사람들이 그 아내를 물으매 그가 말하기를 그는 나의 누이라 하였으니 리브가는 보기에 아리따우므로 그곳 백성이 리브가로 인하여 자기를 죽일까 하여 그는 나의 아내라 하기를 두려워함이었더라.”

 

22. 이것이 바로 인생의 고통이며 비극입니다. 아버지의 죄와 이로 인한 고통이 당대의 죄와 고통으로 끝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생김새와 성격만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인생의 죄와 고통까지도 대물림된 것입니다.

 

23. 이것은 단지 성경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지금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커서는 좋은 아빠가 되기보다는 자신들의 아버지와 똑같은 폭력적인 아빠가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아버지의 폭력을 저주하며 자란 아이들은 결국 아버지의 실패를 그대로 배워 아버지보다 더한 폭력적인 아빠가 되는 것입니다.

 

24. 우리 속담에도 모진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한 며느리 혹독한 시어머니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진 시어머니 밑에서 혹독한 시집살이를 하였다면 누구보다도 며느리 된 설움을 잘 알 것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를 그리고 서러운지를 잘 알 것입니다.

 

25. 그렇다면 자신이 시어머니의 자리에 오르면 같은 고통과 아픔을 대물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고통의 대물림을 끝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26.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경험했던 상처와 아픔을 며느리에게 대물림합니다. 자신이 당했던 설움보다 더 혹독하게 며느리를 다룹니다. 자신이 받은 상처나 고통보다 더 큰 상처와 고통을 며느리에게 전가합니다.

 

27.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납니까?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상처와 고통을 남에게 전가함으로 위로받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28.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받은 상처와 고통을 남에게 전가하여 자신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상처나 아픔이 계속 남에게 이웃에게 자녀들에게 전가되어져 갑니다.

 

29. 그리고 이렇게 남에게 전가된 상처나 고통은 전가 되어질 때마다 마치 눈덩이를 굴릴 때마다 점점 커지는 것처 럼 더 큰 상처와 고통으로 부풀어 오른다는 것입니다.

 

30. 분명히 기억해야 할 사실은 자신이 받은 상처나 고통을 남에게 전가함으로 자신의 상처나 고통이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31. 자신의 고통이나 아픔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우리의 영혼은 절대로 치유되지도 소생되지도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오히려 그 상처와 고통은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32. 고통을 사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당하는 고통을 통해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고통의 대물림을 비로소 끊어낼 수 있습니다.

 

33. 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고통이나 시련으로부터 면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서 상처받고 고통당하는 영혼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이십니다.

 

34.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로마서 828절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35. 하나님께서는 내가 겪고 있는 모든 고통과 역경으로 인해,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연대하고 돕고 격려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이것만이 우리가 가는 이 고난과 역경의 길을 능히 이겨낼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내 아픔과 고통을 남에게 떠넘기므로 고통을 대물림하거나 더욱 크게 만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옵소서.

 

내가 겪는 이 어려움과 고통으로 말미암아 다른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볼 수 있는 공감의 눈으로 함께 격려하고 연대하고 도우므로 이 역경을 능히 이겨내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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