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7:11-14
11 예수께서 총독 앞에 섰으매 총독이 물어 이르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네 말이 옳도다 하시고
12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고발을 당하되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는지라
13 이에 빌라도가 이르되 그들이 너를 쳐서 얼마나 많은 것으로 증언하는지 듣지 못하느냐 하되
14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총독이 크게 놀라워하더라
11 Meanwhile Jesus stood before the governor, and the governor asked him, "Are you the king of the Jews?" "Yes, it is as you say," Jesus replied.
12 When he was accused by the chief priests and the elders, he gave no answer.
13 Then Pilate asked him, "Don't you hear the testimony they are bringing against you?"
14 But Jesus made no reply, not even to a single charge--to the great amazement of the governor.
1. 사순절 서른다섯 번째 날입니다. 오늘은 고난주간이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2. 우리가 사는 워싱턴주의 외출금지령이 5월 4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답답한 상황과 불확실한 장래에 대한 조급한 마음으로 인해 우울증이나 영적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지키는 일에 더욱더 큰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종교 권력자들은 예수님을 신성모독이라는 죄로 유대 율법에 따라 사형을 선고합니다. 하지만 당시 종교지도자들에게는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권한만 있었지 사형을 집행할 권한은 없었습니다. 사형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은 오직 로마제국에 있었습니다.
4. 종교 권력자들은 유대 지역을 감독하던 로마제국의 총독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넘겨주고는 사형을 집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5. 당시 로마 총독이었던 빌라도는 종교지도자들이 넘겨준 예수님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을 이미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빌라도는 자신에게 넘겨진 예수님이 유대교 종교 권력자들과 수시로 충돌했으며 저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6.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말씀이 마가복음 15장 10절의 말씀입니다. “그는 대제사장들이 예수를 시기하여 넘겨주었음을 알았던 것이다.” 여기서 그는 빌라도를 의미합니다.
7. 로마제국의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사형을 받을 만한 심각한 죄가 있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유대교 종교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예수를 제거하려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8. 빌라도는 유대교 종교 권력자들이 넘겨준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는 것을 꺼렸습니다. 물론 로마 총독 빌라도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으려는 정의로운 마음에서 예수님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을 주저한 것은 아닙니다.
9. 유대의 역사가였던 필로라는 사람은 빌라도에 대해 융통성 없고 완고하며 잔혹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극악무도한 짓들을 저지른 사람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10.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사형을 집행하기를 주저했던 진짜 이유는 예수님이 유대 백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11. 예수님을 함부로 사형에 처했다가는 유대 백성들 사이에서 자칫 민란이라도 일어나게 될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12.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사형을 내릴 만한 심각한 죄가 있는지를 찾아내고자 직접 심문합니다. 빌라도가 자기 앞에 선 예수님에게 묻습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13. 로마제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이스라엘은 스스로 왕을 세울 수 없었습니다. 유대인의 왕이라고는 하지만 로마제국의 허락을 받아야만 유대인의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14.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묻는 빌라도의 질문에 예수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네 말이 옳다.”고 답변하십니다.
15. 유대 종교 권력자들의 고발대로 예수님께서 유대인의 왕이라 인정하셨다고는 하지만 빌라도는 이 모든 것이 당시 유대교 종교 권력자들의 모함에 의한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16. 예수님에게서 마땅한 죄를 발견하지 못한 빌라도는 예수님을 놓아주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유대를 다스리는 로마의 총독으로서 유대 종교 권력자들의 고발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17. 빌라도는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고 나름대로 묘안을 생각해 냅니다.
18. 유대의 명절(유월절)이 되면, 로마 총독의 권한으로 죄수 한 사람을 감옥에서 석방하는 관례가 있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통령 특별 사면과 같은 것입니다.
19. 마침 빌라도의 감옥에는 바라바라고 하는 유대인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죄수가 갇혀 있었습니다.
바라바는 로마제국에 대항하여 민란을 일으켰던 가룟 유다와 같은 젤롯당(열심당) 이었습니다.
20. 그는 로마 총독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였습니다. 이제 곧 십자가를 지고 죽을 처지에 놓인 죄수였습니다. 십자가 처형은 로마제국에 반기를 든 정치범들을 공개적으로 처형하는 로마제국의 전형적인 사형 방법이었습니다.
21.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도 찾지 못한 빌라도는 재판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예수님과 사형수 바라바를 두고 유대인들에게 선택하도록 한 것입니다. 재판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유대인들에게 넘겨버리려 했던 것입니다.
22. 빌라도는 바라바와 예수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하면 유대 백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예수를 선택할 것이라 내심 기대했습니다.
23. 하지만 결과는 빌라도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대제사장들은 무리에게 예수님 대신에 바라바를 선택하라고 저들을 충동하고 선동하였습니다.
24. 결국, 빌라도는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도 발견하지 못하였음에도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게 하는 잘못된 재판을 하게 됩니다.
25. 도대체 빌라도는 무엇 때문에 양심대로 그리고 진실대로 정직한 재판을 하지 못했습니까?
26. 마가복음은 이것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 15장 15절입니다. “빌라도가 무리에게 만족을 주고자 하여 바라바는 놓아 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니라”
27. 빌라도가 왜 잘못된 재판을 하였습니까? 빌라도의 관심은 오로지 민란이 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있었습니다.
28. 빌라도는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할 재판을 무리에게 만족을 주는 수단으로만 여긴 것입니다. 빌라도는 군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양심의 소리를 외면해 버린 것입니다.
29. 빌라도의 선택과 재판은 타락한 유대 종교 권력자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양심을 포기하고 자기의 기득권과 지위를 지키는 선택과 재판을 한 것입니다.
30. 역사는 빌라도의 재판을 가장 불의한 재판이라고 기록합니다. 당장 백성들의 인기를 얻고자 자신의 양심과 진리를 저버린 빌라도는 비겁한 재판관이라는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 것입니다.
31. 우리가 서야 할 심판대는 사람들의 인기나 인정의 심판대가 아닙니다. 우리가 서야 할 심판대는 역사의 심판대이며 그것은 곧 하나님의 심판대입니다.
32. 무엇이 역사의 심판대에 서야 할 우리를 잘못된 길로 가게 만듭니다. 무엇이 하나님의 심판대에 서야 할 우리를 잘못된 길로 가게 유혹합니까?
33.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눈치 보다 사람의 인기와 눈치에 연연하기 때문입니다.
34. 무엇이 우리의 신앙을 지나친 형식과 외식에 집착하게 합니까?
35. 하나님을 의식하고 살아야 사람이 사람을 더 의식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36. 예수님 대신 바라바를 내어준 빌라도의 선택과 재판은 오늘 우리의 선택이기도 합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의 의를 따르기보다는 사람들의 인기에 흔들리고 사람들의 인정에 움직입니다.
37.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보다는 다수의 거짓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소수의 진리보다도 다수의 거짓을 따르려고 합니다.
38. 하지만 역사의 교훈을 통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할 인간이 사람들의 눈치에 휘둘리게 되면 결국 가장 불행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을 빌라도의 불의한 선택에서 배워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욕심이나 이익 때문에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고 거짓 주장이나 거짓 신앙에 휘둘리지 않게 하옵소서. 사람의 눈치나 인기에 연연하는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우직한 믿음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