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목요일억지로 진 십자가



마가복음 15:21-22 (새번역, NIV)

21 그런데 어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길에, 그 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로서, 구레네 사람 시몬이었다. 그들은 그에게 강제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22 그들은 예수를 골고다라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골고다는 번역하면 "해골 곳"이다)

21 A certain man from Cyrene, Simon, the father of Alexander and Rufus, was passing by on his way in from the country, and they forced him to carry the cross.

22 They brought Jesus to the place called Golgotha (which means The Place of the Skull).

 

 

1. 사순절 서른여덟 번째 날이자 고난주간 넷째 날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기억하고 묵상하며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에게 십자가의 은혜가 임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 예수님을 집단으로 조롱하고 모욕하였던 로마 군병들이 예수님을 예루살렘 성 바깥에 있는 골고다라는 곳으로 데리고 갑니다.

 

3. 저들이 예수님을 데리고 가는 곳은 예루살렘 외곽에 있던 언덕입니다. 언덕의 모습이 마치 해골 모양과 비슷하여 골고다라 불렸습니다. 골고다는 우리말로 해골이라는 뜻이고 라틴어(로마어)로는 갈보리(Calvary)라고 합니다.

 

4. 골고다는 예로부터 흉악한 죄인들을 공개 처형하던 장소였습니다. 로마 군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공개 처형하기 위해 골고다로 데리고 간 것입니다.

 

5. 십자가 처형은 이스라엘의 처형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죄인들에게 대한 이스라엘의 처형 방식은 주로 돌로 쳐 죽이는 것입니다.

 

6. 십자가 처형은 주로 로마에 저항하는 정치범들에게 내려졌던 처형 방식으로 사나운 맹수들에게 산 채로 물어뜯게 해서 죽이는 처형과 함께 가장 잔인하고 가장 수치스러운 로마 제국의 전형적인 사형 방식이었습니다.

 

7. 유대교 신앙 전통에서도 십자가에서의 죽음은 하나님의 저주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8. 신명기 2123절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그 주검을 나무에 매달아 둔 채로 밤을 지내지 말고, 그날로 묻어라. 나무에 달린 사람은 하나님께 저주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9. 이스라엘 신앙 전통에서 땅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주신 거룩한 선물로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수명을 다해서 그 시신이 땅에 묻힌다는 것은 매우 복된 일이었습니다.

 

10. 하지만 땅에 묻히지 못하고 그 시신이 나무에 달렸다는 것은 하나님의 저주를 상징합니다.

 

11. 가룟 유다가 나무에 목을 매달아 자살한 것을 하나님의 저주라고 여기는 것도 이런 종교적 전통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12. 이처럼 십자가 처형은 로마 문화에서는 잔인하고 수치스러운 처형이라면, 유대 종교 문화에서는 하나님의 저주를 나타냅니다.

 

13. 로마 제국의 십자가 처형은 십자가 처형을 당하는 사람이 자신이 매달릴 나무를 사형장까지 직접 매고 가야 했습니다.

 

14. 하지만 예수님은 하룻밤 사이에 너무나 많은 매를 맞고 고초를 당해서 도무지 십자가를 지고 갈 힘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십자가를 매고 가다가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했을 것입니다.

 

15. 로마 병사들은 쓰러진 예수를 대신해 주변을 지나던 사람 한 명을 붙잡아서는 예수님 대신 십자가를 지고 가게 했습니다.

 

16. 로마 군병들에 의해 억지로 십자가를 지게 된 사람을 성경은 구레네 사람 시몬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17. 구레네 사람 시몬은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살던 구레네에서 예루살렘을 방문하였다가 우연히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는 골고다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구레네는 지금의 아프리카 리비아 수도인 트라폴리 지방이라고 합니다.

 

18.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구레네 사람 시몬에 대해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라고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19. 마가복음 1521절 전반부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길에, 그 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로서, 구레네 사람 시몬이었다.”

 

20. 전통적인 유대인의 표현 방법이라면 누구의 아들 시몬이라고 해야 합니다. 하지만 마가복음은 시몬의 아버지를 소개하지 않고 대신에 그의 아들들을 소개하며 시몬을 설명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합니까?

 

21. 마가복음을 읽는 초대교회 공동체는 구레네 사람 시몬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 알렉산더와 루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던 사람임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시몬의 두 아들 알렉산더와 루포는 초대교회 공동체에 속한 신자들이었습니다.


22. 물론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초대교회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구레네 사람 시몬이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진 사건으로 인해 그가 그때부터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23.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시몬은 자신이 믿는 예수 그리스도를 그의 가족에게 전해서 결국 모든 가족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24. 물론 마가복음이 기록될 당시에는 구레네 사람 시몬은 이미 죽고 없었습니다. 다만 그의 아들 알렉산더와 루포가 초대교회 공동체에서 꽤 알려진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25. 그래서 마가복음은 시몬을 소개하며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 구레네 사람 시몬이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26.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간 구레네 사람 시몬, 그리고 그 시몬의 신앙으로 인해 그의 두 아들 루포와 알렉산더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된 것입니다.


27. 로마서 16장을 보면 사도 바울이 자신의 사역을 도왔던 여러 믿음의 동역자들에 대해 감사 인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8. 로마서 1613절입니다.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29. 사도 바울은 구레네 사람 시몬의 아들 루포에 대해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택하심을 입은 사람이란 그 누구보다 그리스도를 위한 일에 헌신적인 사람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30. 또한, 사도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 즉 구레네 사람 시몬의 아내에 대해 문안 인사를 전하며 그를 자신의 어머니와 같이 여긴다고 했습니다.

 

31. 루포의 어머니 또한 사도 바울을 자식처럼 여기며 그의 사역을 도왔던 사람이라고 알려집니다.

 

32. 구레네 사람 시몬이 짊어진 이 십자가는 예수님 대신 억지로 진 십자가였지만 그 사건이 그의 두 아들을 초대교회의 훌륭한 사역자가 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사도 바울이 나의 어머니라고 부를 만큼 존경받는 여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33. 마가복음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기록하면서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올라간 사건을 굳이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34. 예수님께서 달리신 십자가는 아무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허물과 연약함을 긍휼히 여기시어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대속의 십자가였습니다.

 

35. 하지만 예수님께서 대속의 십자가 사건을 완성하는 데에는 구레네 사람 시몬이 억지로 십자가를 진 사건이 있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36. 이천년 전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에서 지신 십자가는 그것으로 완성된 사건이 아닙니다. 그것으로 끝난 사건이 아닙니다.

 

37.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완성하신 것이 아니라 시작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끝내신 것이 아니라 시작하신 것입니다.

 

38. 예수님의 십자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을 우리도 따라갈 수 있어야 합니다.

 

39. 마가복음 834절입니다.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오늘의 기도

 

생명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 오늘도 우리에게 새 생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COVID-19로 인해 우리가 모두 겪고 있는 이 엄청난 재난에서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시어 이 재난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생명의 길을 열어주옵소서.


지쳐 쓰러지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시몬처럼 우리도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며 살게 하옵소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고난받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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