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일 월요일데오빌로여

 

사도행전 1:1-2(개역개정, NIV)

1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2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1 In my former book, Theophilus, I wrote about all that Jesus began to do and to teach

2 until the day he was taken up to heaven, after giving instructions through the Holy Spirit to the apostles he had chosen.

 

 

1. 오늘부터 2021년 아침 묵상을 다시 시작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예정보다 한 주간 늦게 아침 묵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올해는 코비드-19 팬데믹이 종식되어 마스크를 벗고 일상의 삶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아침 묵상 시작합니다.

 

3. 2021년 아침 묵상은 사도행전의 말씀을 읽어가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승천 이후 복음이 어떻게 전파되고 복음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묵상하려고 합니다.

 

4. 오늘부터 묵상하는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을 기록한 누가라는 사람이 데오빌로라는 사람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5.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에 의하면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안디옥 출신의 헬라인으로 그의 직업은 의사였습니다.

 

6. 누가는 바울의 사역을 도우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심을 다 했던 인물로 두 권의 신약성경을 기록한 사람입니다.

 

7. 누가가 쓴 두 권의 신약성경은 사복음서 가운데 하나인 누가복음과 우리가 묵상하려는 사도행전입니다.

 

8. 누가가 기록한 두 권의 성경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모두 누가가 데오빌로라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9. 누가가 두 번의 편지를 보낸 데오빌로가 누구인지는 지금까지도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0. 다만 로마제국 출신의 고위관리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였던 유대 지역 총독이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11. 누가는 데오빌로에게 보내는 두 번째 편지를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12. 1:1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13. 내가 먼저 쓴 글은 누가가 데오빌로에게 첫 번째 보낸 편지였던 지금의 누가복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14.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은 누가가 데오빌로를 부르는 호칭이 앞서 기록된 누가복음에서의 호칭과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15. 누가는 데오빌로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누가복음에서 데오빌로 각하라고 불렀습니다.

 

16. 1:3-4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노니 이는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려 함이로라

 

17. 누가는 데오빌로에게 보내는 자신의 첫 번째 편지에서는 깍듯하게 격식을 갖추어 데오빌로 각하라고 불렀습니다.

 

18. 하지만 사도행전에서 누가는 데오빌로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오래된 친구를 부르는 것처럼 부르고 있습니다.

 

19. 한글성경이 각하로 번역한 헬라어는 크라티스토스로 이 단어는 가장 고귀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20. 이 단어는 당시 로마제국에서 총독 이상의 고위 관리에게만 쓰이던 호칭이었습니다. 신약성경에서도 로마제국의 총독에게만 이 단어를 사용하였습니다.

 

21. 당시 로마제국은 철저한 계급사회로 로마제국의 총독 이상의 고위관리는 그야말로 하늘만큼 지체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22. 누가복음에서 누가가 데오빌로를 각하라고 불렀다는 것은 두 사람이 도저히 동등해질 수 없는 수직적인 상하 관계였음을 의미합니다.

 

23.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누가복음에서는 데오빌로를 깍듯하게 각하라고 불렀던 누가가 사도행전에서는 각하라는 존칭 없이 마치 오래된 친구 부르듯 그냥 데오빌로여 부르며 사도행전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24. 이것은 누가와 데오빌로 사이에 수직적인 신분 관계가 완전히 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25.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성경은 여기에 대해 그 어떤 자세한 설명도 하고 있지 않지만 유추해 볼 수 있는 분명한 근거는 있습니다.

 

26. 누가의 첫 번째 편지(누가복음)을 통해 예수님에 대해 알게 되고 배우게 된 데오빌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크리스천이 된 것입니다.

 

27. 예수님을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하면서부터 데오빌로는 누가와의 관계에서 세상에서의 지위와 신분을 따지지 않게 된 것입니다.

 

28. 데오빌로는 누가를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비천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과 같은 신앙의 길을 가는 한 형제요 동료로 여기게 된 것입니다.

 

29. 수직적인 신분 관계는 오직 윗사람에 의해서만 극복됩니다. 아랫사람이 일방적으로 수직적인 관계를 허물려고 하면 그것은 하극상이 됩니다.

 

30. 누가가 깍듯하게 각하라고 불렀던 데오빌로를 마치 자신의 오래된 친구처럼 다정하게 부를 수 있었던 것은 데오빌로가 스스로 자신을 누가와 동등한 반열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31. 만약 데오빌로가 스스로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를 누가와 동등하게 여기지 않았다면 누가는 여전히 사도행전에서도 데오빌로 각하라고 불러야 했을 것입니다.

 

32. 물론 데오빌로가 누가를 친구 혹은 형제로 받아들였다고 해서 그가 지녔던 로마제국의 고위관리라는 지위나 신분을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33. 비록 그는 변함없이 로마제국 출신의 고위관리라는 높은 신분이었지만,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맺은 누가와의 관계에는 세상에서의 신분이나 지위를 상관하지 않은 것입니다.

 

34.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영적 도전이 됩니다. 교회는 세상에서의 신분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을 뛰어넘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동등한 지체가 되어야 합니다.

 

35. 비록 세상에서는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서 또는 사회적 지위에 따라 수직관계로 있을 수 있으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그 어떤 수직관계나 상하관계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36. 교회 안의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는 그 어떤 수직관계나 상하 관계가 없는 동등한 지체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37.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한 형제와 자매입니다. 이것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교회 신앙공동체의 매우 중요한 특징입니다.

 

38. 데오빌로라는 이름은 하나님을 뜻하는 헬라어 데오스사랑혹은 친구를 뜻하는 휠로스의 합성어입니다.

 

39. 이것을 한글로 직역하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또는 하나님의 친구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40.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한 데오빌로는 세상에서의 신분이나 계급의 차이를 뛰어넘었습니다. 자신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한 누가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고 존중하였습니다.

 

41. 그래서 누가는 데오빌로를 더는 각하라고 부르지 않고 친근하게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사도행전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42.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것은 세상이 나누는 모든 수직적이며 계급적인 차별이나 차이를 거절하고 뛰어넘는 것입니다.

 

43. 대부분 교회나 교인들은 교회의 직분은 섬김과 봉사를 위한 직분이라고 말합니다.

 

44. 하지만 실제로는 교인보다 집사나 높고, 집사보다 권사가 높고, 권사보다는 장로나 목사가 더 높다는 식으로 받아들입니다.

 

45. 그 결과 대부분 교회에서의 교인들과의 관계가 대등하고 수평적 관계가 아니라 수직적이고 상하 관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46.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한 사람들이 모인 교회 공동체는 세상의 계급장이든, 교회 직분의 잘못된 계급장이든 어떤 형태로든 계급장을 모두 떼어야 합니다.

 

47. 데오빌로가 자식의 각하 계급장을 내려놓고 누가와 동등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사도행전이 시작한 것처럼 교회는 모두가 동등한 관계임을 회복할 때 비로소 진정한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기도

 

우리 모두의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 우리를 예수님의 친구로 또는 동역자로 삼아주신 주님을 본받아 사람을 높고 낮음으로 나누려고 하는 우리의 잘못된 계급의식이나 차별의식을 극복하게 하옵소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 모두 한 형제와 자매임을 깨닫고 고백하게 하옵소서. 몸소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gmail.com

jayoo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