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목요일–교회 건물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 이유
요한복음 2:19-21
19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하였다.
20 그러자 유대 사람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짓는 데 마흔여섯 해나 걸렸는데, 이것을 사흘 만에 세우겠습니까?"
21 그러나 예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자기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19 Jesus answered them, "Destroy this temple, and I will raise it again in three days."
20 The Jews replied, "It has taken forty-six years to build this temple, and you are going to raise it in three days?"
21 But the temple he had spoken of was his body.
1. 저는 1987년 신학교를 입학한 이후, 전도사와 목사로 사역하면서 일곱 교회를 섬겨왔었고, 2006년 자유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섬기고 있습니다.
2. 지금까지 여러 교회를 섬기며 자체 교회 건물이 없이 목회하는 것은 지금 섬기고 있는 자유교회가 처음입니다.
3. 지금까지 17년 동안 교회 건물이 없이 목회하면서 느끼는 것은 교회 건물이 없기에 겪는 어려움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
4. 물론 우리가 건물을 빌려 쓰고 있는 미국교회는 우리 교회에 다른 교회에서는 볼 수 없는 대단한 배려와 친절을 베풀고 있습니다.
5. 하지만 그럼에도 매주일 예배 때마다 집주인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셋방살이와 같은 심정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교인들도 이런 심정이 들 때가 있을 것입니다.
6.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번 자체 건물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종종 있었습니다.
7. 애초부터 자체 건물을 마련하려는 마음을 먹고 목회했다면 비록 크지는 않지만 적당한 건물쯤은 충분히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8. 하지만 여러 가지 불편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저는 교회 건물을 가지는 것을 제 목회의 목표로 삼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습니다.
9. 물론 제 개인적인 욕심이야 그럴듯한 교회 건물을 가지고 목회하고 싶다는 마음이 지금도 시시때때로 듭니다.
10. 번듯한 교회 건물만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교회가 성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하곤 합니다.
11.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교회 건물을 가지고 싶다는 욕심을 다스릴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12. 목사가 별걸 다 기도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3. 대부분 교인이 생각하는 기도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자신이 바라고 소원하는 것을 얻거나 이루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만 여깁니다.
14. 하지만 자유교회를 목회하면서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기도는 무엇을 이루거나 얻고자 하는 기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15. 많은 교인이 생각하기를 자신이 바라고 소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자신의 인생이 불행하다고 여깁니다.
16. 하지만 자신들이 바라고 소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의 필요보다 더 많은 것을 욕심내며 살아가고 있기에 우리는 불행하게 산다고 생각합니다.
17. 물론 살다 보면 절실한 필요를 구하는 기도도 반드시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필요 이상의 것을 욕심내거나 불필요한 것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그런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18. 무엇인가를 얻고 이루기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인가를 포기하거나 내려놓기 위해서는 더욱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욕심을 성취하는 것보다 욕심을 내려놓기가 훨씬 더 어렵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19. 교회 건물이 없어 불편하고 힘들다고 생각하면서도 교회 건물을 가지는 것을 목회의 목표로 삼지 않으려고 기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20. 저는 우리 교회가 교회 건물이 없는 지금의 상황이 교회의 본질을 생각하고 회복하는 데 있어서 교회 건물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유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1. 만약 우리에게 번듯한 교회 건물이 있다면 우리는 대부분의 다른 교회와 교인들처럼 교회를 건물로만 생각할 것입니다. 신앙공동체가 교회라는 생각과 믿음을 가지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22. 그리고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것을 교회 건물을 돌보고 청소하거나 교회 건물 안에서 하는 일로 제한해 버렸을 것입니다.
23. 하지만 우리에게 자체 건물이 없다보니 교회를 건물로 생각하거나 제한하기보다 교인들이 함께 모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24. 교인들이 가정에서 모이면 가정이 교회가 되고 교인들이 식당에서 모이면 식당이 교회가 되고 교인들이 공원에서 모이면 공원이 교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5. 예루살렘 성전의 크고 화려하고 웅장함을 자랑하는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은 성전을 허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26. 성전을 허물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말씀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님이 계신다고 믿었던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곳이었습니다.
27. 그런데 예수님께선 그런 성전을 허물라고 하십니다. 건물이 성전이 아니라 예수님의 몸이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건물이 교회가 아니라 성도들이 곧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28. 너무나 많은 목사와 교인들이 근사한 교회 건물을 짓는 것이 마치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며 하나님께 가장 큰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신앙생활 합니다.
29.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목사와 교인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지 성경의 가르침도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30. 하나님이 계시는 것은 번듯하고 근사한 건물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계시는 곳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우리의 몸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모임이 곧 교회입니다.
【오늘의 기도】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존귀하게 지으신 하나님 아버지, 사람이 만든 번듯하고 근사한 건물이 아니라 우리의 몸이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임을 믿게 하옵소서. 오늘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사람으로서 하나님을 모신 존귀하고 아름다운 믿음의 삶을 살아내길 바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