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화요일-거룩하고 의롭고 선한 율법
로마서 7:12-13(새번역)
롬7:12 그러므로 율법은 거룩하며, 계명도 거룩하고 의롭고 선한 것입니다.
롬7:13 그러니 그 선한 것이 나에게 죽음을 안겨 주었다는 말입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죄를 죄로 드러나게 하려고, 죄가 그 선한 것을 방편으로 하여 나에게 죽음을 일으켰습니다. 그것은 계명을 방편으로 하여 죄를 극도로 죄답게 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1. 오늘 묵상하는 말씀에서 바울은 율법이 거룩하고 의롭고 선하다고 말하면서도, 율법이 죄를 드러내고 죄를 더 선명하게 보이게 한다고 주장합니다.
2. 얼핏 보면 모순처럼 보이는 이 두 가지 메시지는, 사실 율법이 지닌 ‘거울’ 같은 기능을 강조하는 바울 특유의 표현입니다.
3. 바울은 먼저 “율법은 거룩하고, 계명도 거룩하며 의롭고 선한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4. 롬7:12 그러므로 율법은 거룩하며, 계명도 거룩하고 의롭고 선한 것입니다.
5. 율법은 죄를 만들어 내는 나쁜 도구나 방법이 아니라, 본래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주신 선물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6. 예를 들어 “살인하지 말라”든지 “탐내지 말라” 같은 규정들은, 서로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고, 과도한 이기심이나 폭력으로부터 자신과 이웃을 보호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7.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율법의 “거룩함”은 주로 ‘하나님의 의(義)’와 ‘사랑’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8. 율법의 목적은 억압이나 형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서로를 돌아보고 보살피는 방향으로 잘 굴러가도록 안내하는 데 있습니다.
9. 흔히 율법을 “꼭 지켜야 할 법 조항”이나 “벌칙 목록”으로 오해하지만, 원래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은 생명을 살리고 공동체를 건강하게 꾸려 가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10. 그런데 문제는, 율법이 죄를 억제하기보다 오히려 죄가 더 선명해지도록 만든다는 점입니다.
11. 그렇다면 거룩하고 의롭고 선한 율법이 왜 죄를 ‘폭로’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12. 바울은 율법이 결국 “죄를 죄답게 드러내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말합니다.
13. 롬7:13b 그러나 죄가 죄로 드러나게 하려고, 죄가, 선한 것을 방편으로 하여 죽음을 나에게 가져왔습니다. 그것은 죄가, 계명을 방편으로 하여 더욱더 죄 되게 하려고 한 것입니다.
14. 얼핏 생각하면, 죄를 덮고 넘어가는 편이 사람들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싶지만, 바울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15. 죄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 있으면, 우리는 그 죄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6. 역설적이지만 죄의 폭로는 우리를 정죄하고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죄의 권세로부터 우리를 해방하는 첫걸음입니다.
17. 사회 안에 만연한 차별, 불의, 폭력, 억압 등은 때때로 당연하게 여겨지며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18. 하지만 법이나 규범, 혹은 복음의 정신이 “이런 행위나 제도는 잘못되었다!”라고 분명히 지적하면, 그제야 우리는 “아, 이것이 바로 죄구나” 하고 깨닫고 행동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19. 가령 “인종차별 금지법”이 제정된 뒤에, 기존에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인종차별적 관행이 공론화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20. 따라서 죄가 드러나는 불편함과 긴장은 사실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위한 귀한 기회입니다.
21. 숨겨져 있던 상처가 드러나고, 잘못된 관행이 노출될 때, 비로소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22. 우리가 흔히 “죄”라고 하면 어떤 개인이 훔쳤다거나 거짓말했다거나 하는 개인적 차원의 잘못만을 떠올립니다.
23. 하지만 바울이 주장하는 죄의 본질은 세상과 사람을 지배하는 죄의 권세입니다. 따라서 차별과 억압과 불평등을 부추기는 사회제도와 시스템도 매우 중요한 죄입니다.
24. 예를 들어, 교회에서 여성을 차별하거나 사회에서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무시하거나 반대하는 정책 등이 있습니다.
25. 이런 관습이나 제도가 성경의 정신이나 사회 정의와 어긋나는데도, 우리가 그 문제를 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6. 그러나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율법과 복음의 기준을 분명히 세우면, 그동안 묵인되던 잘못된 관습과 제도가 죄로 드러납니다.
27. 로마서 7장 전체를 읽다 보면, 율법이 죄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 죄에 사로잡혀 “죽음 같은 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28. 그래서 사람 중에는 “그렇다면 차라리 율법이 없는 편이 낫지 않느냐?”라고 묻기도 합니다.
29. 그러나 바울은 “율법은 거룩하고, 계명도 선하며 의롭다”라고 강조합니다.
30. 율법의 본질적 목적은 우리를 벌주거나 정죄하려는 게 아니라, 결국 생명을 살리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31. 바울이 주는 교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교회와 사회 안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수많은 문제를 겪으면서도 우리는 어떤 일이 잘못되었는지 정확히 집어내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기 쉽습니다.
32. 그 결과 죄가 죄인지도 모르고 익숙하게 반복하며 살 수 있지요. 그러나 율법은 “이것이 죄다”라고 알려 주는 소중한 ‘거울’입니다.
33. 이것은 우리를 무너뜨리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 모두를 더 큰 사랑과 정의, 그리고 생명의 길로 초대하려는 것입니다.
34. 바울이 “율법은 거룩하고 선하다”라고 말한 것처럼, 율법의 진정한 목표는 상처를 더 깊게 만들거나 서로를 정죄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35. 그럼에도 율법이 죄를 드러내는 이유는 죄가 분명히 드러날 때만, 진정한 회심과 변화의 기회가 오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율법을 주셔서 죄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죄가 드러날 때 두렵 고 부끄럽더라도 그것이 곧 회복과 참된 자유를 얻는 길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율법을 통해 참된 사랑과 공의를 깨닫게 하시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우리 자신과 공동체가 하나님 보시기에 선하고 아름답게 변해 가도록 우리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