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수요일-몸과 마음으로 고백하는 믿음
로마서 10:9-10 (새번역)
롬10:9 당신이 만일 예수는 주님이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롬10:10 사람은 마음으로 믿어서 의에 이르고, 입으로 고백해서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오늘부터 4월 19일까지 주일을 제외한 사십일을 예수 그리스도가 받으신 고난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사순절로 보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며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에 동참하는 사순절 보내시길 바라며 아침 묵상 시작합니다.>
1. 오늘 묵상하는 로마서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은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믿음을 넘어서, 우리의 삶 전체, 즉 마음과 몸으로 반응하는 믿음에 대한 말씀입니다.
2. 바울은 예수를 주님이라고 입으로 시인하고,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를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3. 롬10:9 당신이 만일 예수는 주님이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4. 바울의 전한 이 말씀이 가진 무게는 기독교인을 핍박하던 당시 로마 교회의 상황과 종교적 자유가 보장되는 지금의 상황과는 너무나 다릅니다.
5. 바울이 로마 교회에 편지를 보낼 당시 로마 제국에서 “주(Lord)”라는 칭호는 로마 황제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로마의 시민들은 로마의 황제만을 “주(Lord)”라고 부를 수 있었습니다.
6. 그런데 그런 로마 제국에서 예수를 그리스도라며, 예수를 주(Lord)라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엄청난 고백입니다.
7. 따라서 “예수는 주”라는 신앙 고백은 세상의 지배 체제와는 전혀 다른 영적인 가치와 질서를 따른다는 담대한 선언입니다.
8. 로마의 황제 대신 예수를 ‘주(Lord)“라고 말하는 것은 세상 권세나 권력에 대한 복종 대신 하나님 나라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에 대한 충성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9. 바울은 어쩌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담대한 신앙 고백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셨다는 부활 신앙을 마음에 품을 때 가능할 수 있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0. 롬10:10 사람은 마음으로 믿어서 의에 이르고, 입으로 고백해서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11.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마음으로 믿는다는 것은 단지 이성이나 감정적으로 동의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통합적인 변화를 뜻합니다.
12. 바울이 여기서 말씀하고 있는 마음은 단순히 인간의 이성에 기초한 지식도 아니고 반대로 인간의 감정에 기초한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13.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마음이란 인간의 이성, 의지, 생각, 감정, 가치관 등이 모두 통합된 내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14. 따라서 부활 신앙을 마음으로 믿는다는 것은 죽음의 권세와 억압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생명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신다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15. 우리는 자칫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한다”라는 말씀을 마음과 몸을 별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생각하기 쉽습니다.
16. 또한 바울이 말씀한 입으로 고백한다는 것은 단지 사람의 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입이란 사람의 몸을 나타내는 메타포입니다.
17. 성경적 세계관에서 ‘마음’이란 우리의 인격 전체를 의미하고, ‘입’은 몸의 한 부분이면서 동시에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매개체입니다.
18. 따라서 마음이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은 자연스럽게 외부로 표현되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몸이 움직여야만 비로소 그 믿음이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19.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구조적인 세상의 불의에 저항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교리나 사상으로만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20. 불의에 저항하는 일에 참여하거나 이런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 등이 뒤따라야 합니다.
21. 즉, 마음으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수용하고, 몸으로 그것을 세상 속에서 살아내는 것만이 믿음의 참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22. 바울은 이어서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른다”라고 선언합니다.
23. 여기서 ‘의’(義)는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 그리고 이웃과의 바른 관계를 뜻하며, 이것은 구체적인 신앙 공동체를 통해 나타나고 확장됩니다.
24. 이 의로운 관계가 확산할 때, 우리는 구원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는 서로를 사랑으로 돌보는 공동체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25. 예수님은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시면서 가장 먼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셨습니다.
26. 막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27.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선포하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마음과 몸으로 믿는 우리에게 구원이란 죽어서 하나님 나라에 가는 것만이 아닙니다.
28. 바울이 선포한 구원이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고 확장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는 것입니다.
29. 이것이 구원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구원의 삶을 살다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으로 구원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30. 이것이 바울이 선언한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에 이른다”라는 말씀에 담긴 진정한 의미입니다.
31. 바울은 우리를 구원하는 믿음을 “내면의 의식”이나 “교리 암기”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32. 우리 모두 마음으로 믿고, 몸과 입술로 고백함으로써, 사람과 세상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구원 사역에 동참해야 합니다.
33. 누군가에게는 그 모습이 작고 사소해 보일 수 있으나, 이것이야말로 온전한 믿음의 표현이자,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를 지금 이곳에서 구현하는 길입니다.
【오늘의 기도】
우리의 유일하신 주님이신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믿음이 머릿속 지식이나 감정에만 머무르지 않게 하시고 우리 내면 전체를 통해 고백하는 믿음이 되게 하시고, 우리의 몸과 삶 전체가 주님의 뜻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세상의 불의와 고통 속에서도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몸과 마음으로 부활의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