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일 수요일-행위가 아닌 은혜로 남은 자

 

로마서 11:5-6 (새번역)

11:5 이와 같이, 지금 이 시기에도 은혜로 택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남아 있습니다.

11:6 은혜로 된 것이면, 행위에 근거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은혜는 이미 은혜가 아닙니다


1. 바울은 자기의 동족 이스라엘이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한 데 대한 깊은 한탄을 쏟아내면서도 하나님의 계획은 좌절되지 않는다고 역설합니다.

 

2. 11:2 하나님께서는 미리 아신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3. 구약성서 열왕기상 19장에 보면, 엘리야 선지자가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와 이세벨의 살해 위협 앞에서 이스라엘에는 이젠 자기 혼자밖에 남지 않았다라며 한탄하며 절망에 사로잡혔습니다.

 

4. 절망하는 엘리야 선지자에게 하나님께서는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사람 칠천 명을 남겨 두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왕상19:18; 11:34인용).

 

5. 바울은 엘리야 시대에 하나님께서 남겨 두신 칠천 명을 인용하며 구약 시대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남은 자’(Remnant) 신앙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6. 구약의 역사 속에서 남은 자(remnant)’는 단순히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거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로나 신실함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보호하신 은혜의 백성입니다.

 

7. 바울은 엘리야 시대에 하나님께서 남겨 두신 칠천 명이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은혜로 택하심을 받은 남은 사람이 있다고 선언합니다.

 

8. 11:5 이와 같이, 지금 이 시기에도 은혜로 택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남아 있습니다.

 

9. 바울은 남은 자(remnant), 즉 하나님의 구원 역사 속에서 끝까지 남아 있는 자들은 자신의 행위 때문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택하심을 입었다고 말씀합니다.

 

10. 다시 말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선한 행동이나 신앙적 업적 때문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 때문입니다.

 

11. 이 말씀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서서, 우리의 신앙의 근본을 새롭게 정립하게 만듭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계산이 아니라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12. 만약 우리의 노력과 공로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결정짓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은혜가 아닙니다. 은혜는 본질적으로 자격 없는 자에게 값없이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13. 11:6 은혜로 된 것이면, 행위에 근거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은혜는 이미 은혜가 아닙니다

 

14. 이것이야말로 기독교 복음의 핵심입니다. 인간의 실패, 인간의 한계, 인간의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여전히 신실하시며, 우리를 끝까지 붙드시는 분이십니다.

 

15. 일부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는 개인적인 구원과 영적인 회복에만 초점을 맞춰 설명되고 믿어왔습니다.

 

16. 하지만 성경을 통해 반복하여 나타나고 있고 바울이 주장하고 있는 남은 자신앙을 보면 하나님의 은혜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17. 하나님의 은혜는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신앙의 전통이나 교리적 정통성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 아래에 있다는 것이 바울의 주장입니다.

 

18. 이것은 우리에게 누가 하나님의 백성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19. 우리는 종종 신앙이 강한 사람,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만이 남은 자라고 생각하지만, 바울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남은 자가 결정된다고 말씀합니다.

 

20. 따라서 오늘날 교회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사명은 나와 다른 사람을 거부하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도 하나님의 은혜로 환대하고 포용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21. 예수님이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신 것처럼 오늘날 교회도 하나님의 은혜로 난민, 가난한 자, 장애인, 사회적 소외자들을 환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바울이 말하는 참된 은혜의 복음입니다.

 

22. 하나님의 은혜는 단순한 면죄부가 아닙니다. 은혜는 우리를 죄와 율법의 속박으로부터 자유케 하고, 하나님과 새로운 관계 안에서 새롭게 살아가는 능력입니다. 또한, 사회적 불의와 억압을 넘어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힘이 됩니다.

 

23. 구약에서 하나님의 은혜는 이스라엘을 노예 상태에서 해방하는 구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약에서도 예수님은 억압받는 자들을 자유케 하는 해방의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24. 4:18-19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25. 이처럼 은혜는 우리를 죄와 율법으로부터의 자유케 하며, 세상의 가치관으로부터의 자유케 하고, 참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자유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실천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26. 또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남은 자임을 깨닫고 고백할 때 자기의 공로나 우월함을 내세울 수 없습니다.

 

27. 따라서 우리는 자기의 공로나 우월함을 내세워 서로 판단하고 비난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로 연합된 공동체로 나아가게 합니다.

 

28. 하나님께서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셨다면,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29. 하나님의 은혜로 택하심을 따라 남은 사람이 있다는 바울의 선언을 통해 우리는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멈추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30. 사람의 완고함이나 실패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인간의 완고함이나 실패 그리고 죄악보다 더 크십니다.

 

31. 우리의 자격이나 성공 여부를 넘어, 하나님의 값없이 주시는 은혜가 오늘도 교회를, 그리고 세상을 새롭게 빚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늘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를 남은 자로 택하여 주셨음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의 노력과 공로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전적인 사랑으로 구원받았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우리가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겸손하게 살아가게 하옵소서. 서로 사랑하고 용납하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믿음의 사람 되기를 바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