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일 금요일-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로마서 13:1-2 (개역개정)

13:1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13:2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1.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기독교 역사에서 아마도 그 해석과 적용에 있어 가장 많은 논쟁과 왜곡이 있었던 말씀입니다.

 

2. 이 말씀은 현재도 여러 목회자나 교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구절입니다.

 

3. 이 말씀에 대한 종교 지도자들의 왜곡과 세뇌가 너무나 오래 지속되었기에 지금도 여전히 너무나 많은 교인이 이 말씀을 오해하여 적용합니다.

 

4. 한국의 기독교 역사를 보면 많은 목사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다라는 로마서의 말씀을 이용해 정치권력자에게 복종할 것을 설교했습니다.

 

5. 그러나 이것은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본래의 의미를 벗어난 로마서의 말씀을 매우 심각하게 왜곡하는 설교입니다.

 

6. 대부분 이 말씀을 왜곡하는 목사들의 경우는 바울이 말씀한 위에 있는 권세들을 정치 지도자나 종교 지도자라는 개인으로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7. 그런데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위에 있는 권세들은 특정 정치 지도자나 특정 종교 지도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8. 바울은 분명 위에 있는 권세들이라고 했고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9. 13:1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10. 그런데 대부분 목사나 교인들은 바울이 말씀한 권세들권세자또는 권력자라고 오해한 것입니다.

 

11. 만약 바울의 의도가 모든 권세자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것이 정말 하나님의 뜻이라면, 구약시대 타락한 왕들에게 맞섰던 수많은 선지자의 말씀은 성경에 포함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12. 또한 권세에 불복종하면 곧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는 해석대로라면, 예수님마저 로마 제국의 권세자와 유대 종교 권세자를 대적했으니 심판받아 마땅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13.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공생애 시절 유대의 왕 헤롯을 여우라고 비판하셨습니다(13:31-32). 예수님은 최고 정치 권세자를 불의하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13. 또한 예수님은 유대교 종교 지도자들과 대제사장들의 위선과 불의를 끊임없이 지적하셨습니다.

 

14. 왕은 대표적인 정치적 권세자라고 한다면 대제사장은 대표적인 종교적 권세자입니다.

 

15. 그런데 예수님은 공생애 내내 당대 최고의 정치적 권세자는 물론이고 종교적 권세자들에게 저항하셨습니다.

 

16. 그 저항의 결과가 바로 예수님께서 받으셨던 십자가 처형입니다.

 

17.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바울의 말씀을 위에 있는 권세자들에게 복종하라는 말씀으로 왜곡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송두리째 흔드는 매우 위험한 성경해석이 됩니다.

 

18. 예수님께서 받으셨던 십자가는 더 이상 우리를 살리고 구원하는 은혜의 사건이 아니라 권세자에게 저항하다 처형당한 심판에 불과한 사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19. 그런데 이 황당하고 엄청난 실수를 너무나 많은 목사가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20. 많은 목사가 지금도 여전히 로마서 13장의 말씀을 이용해 쿠데타와 같은 불법으로 대통령이 된 정치 지도자나, 불법을 일삼는 대통령조차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이라며 복종해야 한다고 설교합니다.

 

21. 그런데 이런 왜곡조차도 일관성이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과 기득권에 연연하며 성경을 제멋대로 이용합니다.

 

22.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이라며 최고 권세자인 대통령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설교하는 목사들이 어떤 대통령일 때만 이런 설교를 합니까?

 

23.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나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에 유리한 정치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만 권세자에게 복종하라고 설교합니다.

 

24. 이런 목사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과 반대되거나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는 어떻게 설교합니까?

 

25. 믿음의 사람은 영적 권세에 복종해야지 세속 권세에 복종하지 말아야 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맞지 않는 대통령을 하루속히 끌어내려야 한다고 설교합니다.

 

26. 한마디로 성경을 제멋대로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맞는 대통령에게는 하나님께서 세운 권력자라고 합니다.

 

27.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맞지 않는 대통령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탄이라고 비난합니다.

 

28.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식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목사로서 단 일말의 양심도 없는 성경해석과 적용이라고 생각합니다.

 

29. 이처럼 오늘 묵상하는 로마서의 말씀은 너무나 오랜 교회의 역사에서 심각하게 왜곡되어 온 말씀이기에 특별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30. 모든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며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라는 로마서의 말씀은 세상을 다스리는 질서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며 하나님께서 정하셨다는 뜻입니다.

 

31. 쉽게 말해 왕의 자리나 대제사장의 직분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권세에 해당합니다.

 

32. 그렇지만 왕이나 대제사장이라는 개인이 저절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권세에 합당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33. 모든 권세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권세를 하나님의 뜻에 따라 백성들을 섬기는 일에 사용해야 합니다.

 

34. 하나님이 정하신 권세를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권세자에게만 복종할 의무가 있는 것이며, 하나님이 정하신 권세를 제멋대로 남용하는 권세자 역시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 아버지, 세상의 질서와 권세가 궁극적으로 주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불의한 권력에 맹종하지 않고, 정의로운 질서를 추구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십자가 정신으로 불의한 세상에 맞서되, 사랑과 진리를 놓치지 않는 믿음을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