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수요일-크로노스와 카이로스
로마서 13:11-12 (개역개정)
롬13:11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
롬13:12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1. 오늘 묵상하는 로마서 13장 11절과 12절의 말씀은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하는 종말적 삶의 태도에 관한 바울의 권면입니다.
2. 바울은 잠자는 것과 깨어남 그리고 밤과 낮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3. 구원받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선 먼저 지금이 어느 때, 어느 시기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4. 롬13:11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
5.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시기’는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결정적이고 의미 있는 '때', 즉 하나님의 특별한 개입과 행동이 요구되는 중요한 순간을 의미합니다.
6. 신약성경은 헬라어(그리스어)로 기록되었는데, 헬라어에서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는 두 개입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입니다.
7. ‘크로노스’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물리적인 시간을 뜻합니다. 1시, 2시,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1년, 10년과 같은 물리적인 실제 시간을 의미합니다.
8. 반면에 ‘카이로스’는 물리적인 실제 시간이 아니라, 어떤 사건이 일어날 만한 무르익은 시간, 혹은 기회 등을 의미합니다.
9. 예를 들면, 마지막 때, 절호의 기회, 결전의 날 등처럼 특정한 시기나 때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단어가 ‘카이로스’입니다.
10. 신약성경에서 ‘카이로스’라는 단어는 ‘하나님의 시간’, 또는 ‘하나님의 때’를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
11. 이런 의미에서 바울이 로마서 13장 11절에서 말씀하는 시기와 때는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가 아니라 특정한 시기를 나타내는 카이로스입니다.
12. 바울은 지금 이 시기는 영적으로 잠들어 있을 때가 아니라,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어야 할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말씀합니다.
13. 바울은 왜 지금 깨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까?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14. 여기서 '구원'은 단순히 죽음 이후의 천국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15. 바울이 선포한 구원의 때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통치가 완전히 실현되는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16. 그런데 바울은 구원의 때가 가까이 왔다고 하면서 막상 12절에서는 ‘밤이 깊고’라고 말씀합니다.
17. 롬13:12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18. ‘밤’이 깊다는 것은 ‘낮’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구원, 하나님 나라와 멀어졌다는 메타포입니다.
19. 바울이 본 세상의 현실은 마치 밤이 깊은 것처럼 하나님에 대해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조롱하며 업신여기는 세상 풍조였습니다.
20. 바울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조롱받고 업신여김을 받는 밤이 깊은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낮이 가까이 왔다’라는 것을 알라고 권면합니다.
21. 그리스도인은 밤이 깊은 시간일수록 낮이 가까이 왔다는 시기(카이로스)를 깨달아 비록 밤이 깊은 시간이지만 이미 낮이 온 것처럼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22. 바울은 비록 밤이 깊은 시간이지만 낮이 온 것처럼 살아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을 것을 권면합니다.
23.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우리가 벗어야 할 어둠의 행실은 무엇입니까?
24. 물론 방탕, 술 취함, 음란, 다툼, 시기와 같은 개인이 저지르는 죄에서 벗어나 개인의 성결을 이루는 것도 중요합니다.
25. 하지만 우리의 신앙은 개인적인 동시에 공동체적인 차원을 가지고 있기에 모든 형태의 사회적 죄악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26. 갑옷은 싸움을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빛의 갑옷을 입으라는 바울의 권면은 개인과 사회의 어둠의 행실을 물리치는 영적 싸움을 하라는 것입니다.
27. 바울은 우리에게 외칩니다.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다!“
28. 무슨 뜻입니까? 여전히 세상은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지만 밝아오는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낮의 사람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29.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간절히 기다리는 믿음과 소망을 힘입어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 사회 안에 있는 모든 '어둠의 일'을 과감히 벗어야 할 때입니다.
30. 개인적인 죄악뿐 아니라, 불의한 시스템과 차별적인 문화,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악의 구조에 저항하며 이런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깨어 기도하며 살아야 합니다.
31.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약자의 권리를 외면하거나 차별을 방관하는 제도에 저항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행태에 책임을 묻는 일 등이 있을 것입니다.
32. 이런 삶의 자세와 태도를 기독교 신앙에서는 종말적 신앙 또는 종말적 삶의 태도라고 합니다.
33. 기독교 신앙이 말하는 종말의 때는 특정한 물리적 시간을 의미하는 크로노스가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는 시기 즉 카이로스를 뜻하는 것입니다.
34. 우리가 끝까지 믿음을 지키며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가 바라보며 살아야 할 것은 종말의 크로노스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라는 카이로스입니다.
35. 영적 잠에서 깨어나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고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주님의 거룩한 동역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시대를 분별하는 지혜를 주셔서, 영적인 잠에서 깨어나 다가올 하나님 나라를 준비하는 깨어 있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밤이 깊은 것만 같은 세상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빛의 자녀로 살게 하옵소서. 우리를 깨우시고 새 힘 주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