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목요일-복음의 동역자 브리스가와 아굴라
로마서 16:3-4 (개역개정)
롬16:3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롬16:4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1. 바울은 로마 교회에 편지를 보내면서, 복음의 핵심과 성도의 삶을 자세히 설명한 후, 마지막 16장에서 함께 믿음의 길을 걸었던 소중한 동역자들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고 있습니다.
2. 로마서 16장에서 바울이 언급하는 동역자들의 명단은 단순한 이름의 나열이 아니라, 초대교회의 생생한 모습과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던 성도들의 헌신을 보여주는 귀한 기록입니다.
3. 오늘은 뵈뵈 자매에 이어 바울 사도가 문안하는 또 다른 특별한 동역자들, 바로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에 대해 묵상하고자 합니다.
4. 바울은 로마 교회에 브리스가와 아굴라를 소개하면서 이들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이라고 부릅니다.
5. 롬16:3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6. 그리스어로 '동역자'라는 말은 단순히 '같이 일하는 사람'을 넘어,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땀 흘리고 수고하는 '파트너', '전우'와 같은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7. 특히 바울은 이 단어를 복음 전파라는 거룩한 사역을 위해 함께 헌신한 사람들에게 사용했습니다. 브리스가와 아굴라는 바울에게 그런 존재였습니다.
8.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아내인 '브리스가'(또는 브리스길라)의 이름이 남편 '아굴라'보다 먼저 언급된다는 사실입니다.
9. 남성 중심의 고대 사회의 관습을 생각하면 이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10. 아마도 아내 ‘브리스가’가 남편 ‘아굴라’보다 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했거나, 공동체 내에서 더 인정받고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음을 보여줍니다.
11. 이들 부부는 본래 로마에 살던 유대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주후 49년경 클라우디우스 로마 황제가 로마에서 모든 유대인을 추방하는 칙령으로 어쩔 수 없이 로마를 떠나 고린도로 오게 됩니다.
12. 그리고 고린도에서 바울을 만나게 됩니다. 바울과 마찬가지로 천막을 만드는 생업을 가졌던 이들은 바울과 함께 지내며 일했고, 자연스럽게 바울의 복음 사역에 깊이 동참하게 됩니다.
13. 이들은 자신들의 집을 개방하여 고린도 교회의 모임 장소로 제공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도 힘겨웠을 타향살이에서, 복음 전도자를 영접하고 섬기며 자신들의 삶의 공간까지 내어준 것입니다.
14.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부부가 바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까지도 내놓았다는 바울의 고백입니다.
15. 롬16:4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16. 성경에는 구체적으로 이들 부부가 바울의 생명을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17. 하지만, 사도행전에 나타난 바울의 사역 여정을 통해 몇 가지 상황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18. 바울이 고린도에서 복음을 전할 때, 유대인들의 극심한 반대와 방해에 직면했습니다. 그들은 바울을 총독 갈리오에게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19.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브리스가와 아굴라는 바울 곁을 굳건히 지켰습니다.
20. 유대인들이 고발한 바울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유대인 공동체로부터 따돌림을 받거나 심지어 신변의 위협을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바울을 떠나지 않고 그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었습니다.
21. 또한 바울이 에베소에서 약 3년간 머물며 복음을 전했는데, 이곳에서도 그의 사역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동시에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22. 특히 에베소에서 아데미 우상을 만들어 팔던 이들이 바울의 복음 전파로 인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여 큰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23. 성난 군중들은 바울의 동료들을 붙잡아 연극장으로 끌고 갔고, 바울도 붙잡으려고 했습니다.
24. 이때 바울이 피신한 곳이 당시 에베소에 있었던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의 집이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에베소에서도 자신들의 집을 교회로 사용하였습니다.
25.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의 집으로 피신한 바울이 폭도들에게 발각되었다면, 바울을 숨겨준 브리스가와 아굴라 역시 목숨이 위태로웠을 것입니다.
26.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런 살벌한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사도 바울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의 생명을 걸었던 것입니다.
27. 이러한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이 있었기에 바울은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라고 고백합니다.
28. 바울은 왜 자신의 개인적인 감사만이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가 이들 부부에게 감사한다고 말한 것일까요?
29. 목숨을 걸고 바울을 살려준 브리스가와 아굴라의 도움이 없었다면 바울을 통한 이방인 복음 전파 사역은 거기서 중단되었을 것입니다.
30. 따라서 브리스가와 아굴라가 바울의 생명을 구한 것은 곧 이방인 교회의 설립과 성장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31. 그들의 용기 있는 행동 하나가 수많은 이방인 교회를 세우고, 수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한 가정의 헌신이 전 세계로 복음이 확장되는 데 이바지한 것입니다.
32. 브리스가와 아굴라의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도전을 줍니다. 그들은 천막을 만들며 생계를 이어가던 평범한 사람들이었지만,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위대한 동역자였습니다.
33.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새 삶을 사는 우리도 브리스가와 아굴라처럼 복음의 동역자로 부름받았다는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34. 복음의 동역자로서 소명 의식을 가진다는 것을 너무 거창하고 대단한 것으로만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35. 이웃을 섬기는 작은 봉사일 수도 있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교회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헌신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36. 다만 중요한 것은 우리도 브리스가와 아굴라처럼 주님 안에서 복음을 위해 헌신하며 서로에게 귀한 동역자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처럼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서로에게 신실한 동역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복음을 위하여,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그리고 믿음의 지체들을 위하여 기꺼이 우리 자신을 내어드릴 수 있는 용기와 사랑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작은 섬김과 헌신이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많은 영혼에게 생명과 감사를 전하는 아름다운 도구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