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6일 월요일-주님의 생명책에 기록된 영원한 이름들
로마서 16:8-10 (개역개정)
롬16:8 또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
롬16:9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와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
롬16:10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문안하라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 문안하라
1. 로마서 16장은 바울이 로마 교회에 소개하는 여러 사람의 이름과 로마 교회 성도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문안을 전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2. 로마서 16장에서 바울이 소개하고 있는 인물들의 이름이 너무나 많고 대부분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어서 자칫 그냥 스치듯 읽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3. 오늘 묵상하는 말씀에서 바울이 소개하고 있는 암블리아, 우르바노, 스다구, 아벨레, 아리스도불로의 가족들은 로마서 16장 외에는 성경 어디에도 다시 등장하지 않는 이름들입니다.
4. 이들에 대한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기에 우리는 이들이 어떤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지, 어떤 직분을 가졌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5. 그런데 바울은 왜 로마 제국의 심장부에 보내는 이 중요한 편지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이 무명의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정성껏 기록하고 있을까요?
6. 바로 여기에 우리가 붙잡아야 할 복음의 신비와 교회의 본질이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7. 바울은 이들의 이름을 통해 세상의 기준과 전혀 다른 하나님 나라의 가치, 즉 ‘주님께서 기억하시는 이름’이 얼마나 영광스러운지를 가르쳐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8. 오늘 묵상하는 말씀에서 바울이 가장 먼저 소개하는 사람은 ‘암블리아’라는 인물입니다.
9. 롬16:8 또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
10. ‘암블리아’라는 이름은 당시 로마 사회에서 흔한 이름이었는데, 특히 노예나 해방된 노예들이 많이 사용했던 이름이라고 많은 신학자가 추정합니다.
11. 이것은 9절 후반부에 나오는 스다구라는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롬16:9b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
12. 이처럼 바울이 소개하는 ‘암블리아’와 ‘스다구’라는 이름은 당시 노예 계층에서 사용되었을 이름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들의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 바울이 그를 '주 안에서 사랑하는 자'라고 불렀다는 사실입니다.
13. 세상의 기준에 따르면 저들은 가장 비천한 노예 계급이었지만 하나님 나라에서 저들은 사도 바울이 사랑하는 형제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14. 이것은 오늘날 교회가 어떤 곳이어야 하는 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말씀입니다. 교회는 신분도, 재산도, 학벌도 무의미해지는 곳,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한 가족으로 서로를 부둥켜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15. 다음으로 바울은 ‘우르바노’라는 인물을 소개하는 데 그를 그리스도 안에서 동역자라고 소개합니다. 롬16:9a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와
16. ‘동역자’라는 단어는 바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나 디도와 같이 당시 초대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동역자’라는 칭호를 사용하였다.
17. 그런데 바울은 디모데나 디도 같은 유명한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로마에서 묵묵히 복음을 위해 수고했던 우르바노에게도 이 영광스러운 '동역자'라는 칭호를 똑같이 사용했습니다.
18.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교회의 크고 작은 모든 섬김이 주님 앞에서는 똑같이 귀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에는 ‘사소한 섬김’이란 없습니다. 주님을 위한 모든 수고는 영원한 가치를 지닙니다.
19. 다음으로 소개하는 인물은 ‘아벨레’입니다. 바울은 아벨레를 소개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자라고 합니다.
20. 롬16:10a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문안하라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 문안하라
21. ‘인정함을 받았다’라고 번역된 헬라어 도키모스(δόκιμος)는 단순히 그냥 ‘칭찬받았다’라는 뜻이 아닙니다.
22. 도키모스라는 헬라어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용광로에 들어갔다 나온 순금을 가리킬 때, 혹은 혹독한 시험과 훈련을 통과한 병사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23. 남겨진 기록이 없기에 우리는 아벨레가 구체적으로 어떤 시련이나 역경을 겪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고난 속에서도 믿음을 굳건히 지켰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24. 그렇기에 그의 이름 앞에는 세상의 어떤 수식어보다 영광스러운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받은 자'라는 훈장이 달렸습니다.
25. 마지막으로 바울은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닌, 한 그룹에게 문안합니다. 롬16:10b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 문안하라
26. 여기서 ‘권속’이란 그 집에 속한 가족, 노예, 일꾼들을 모두 포함하는 말입니다.
27. 여러 신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아리스도불로’는 유대의 분봉 왕 헤롯 대왕의 손자라고 합니다. 그는 로마 황제와도 친분이 있던 왕족이었습니다.
28. 그런데 주목할 것은 바울은 ‘아리스도불로’에게 문안하라고 하지 않고 그의 ‘집안사람들’에게 문안하라고 한 것입니다. 여러 신학자가 이것을 근거로 ‘아리스도불로’는 신자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29. 이 사실은 오늘 우리에게 놀라운 영적 도전을 줍니다. 살아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그 집의 가장 강력한 권력자가 믿지 않거나 방해한다고 해서 막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30. 강력한 권세를 가진 왕족의 집 안에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노예들과 하인들이 예수를 믿는 믿음의 공동체, 작은 가정 교회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31. 세상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눈은 그 권력자의 집 깊숙한 곳에서 예배하던 이름 없는 성도들을 주목하고 계셨습니다.
32. 바울은 비록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 몰랐을지라도, 그 믿음의 공동체 전체를 기억하고 축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33. 바울이 로마 교회에 보내는 편지 로마서의 마지막을 수많은 인물의 이름을 기록하는 것으로 마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34. 여러분은 세상이 알아주는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주님이 ‘내 사랑하는 자’, ‘나의 동역자’, ‘내가 인정한 자’로 불러주는 이름이 되기를 원하십니까?
35. 우리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보다, 주님과 믿음의 공동체 앞에 “참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야말로 성도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라는 것을 마음에 품고 신앙생활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기도]
우리의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세상은 화려하고 높은 이름만을 기억하지만, 주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믿음의 길을 걷는 당신의 자녀들을 한 사람도 잊지 않으심을 깨닫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우리의 이름이 세상이 아닌 주님의 생명책에 기록되어 영원히 빛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