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일 수요일-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로마서 16:14-16 (개역개정)

16:14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에게 문안하라

16:15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

16:16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1. 바울은 로마 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마치면서 무려 35명이 넘는 그리스도인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문안하였습니다.

 

2. 오늘 우리가 묵상할 말씀은 로마서 16장에서 바울이 마지막으로 문안을 전하는 명단입니다.

 

3. 바울이 마지막으로 문안을 전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낯선 이들입니다.

 

4. 신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바울이 문안을 전하는 낯선 이름들 대부분은 당시 노예 계층에서 흔히 발견되던 이름이라고 합니다

 

5.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이름들에는 비록 간단하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추측할 수 있는 단서라도 있었습니다.

 

6. 하지만, 오늘 문안을 전하는 이름들에는 그 어떤 설명도 있지 않습니다. 그저 이름만 덩그러니 기록되어 있습니다.

 

7. 아마도 이들은 로마 교회에서도 가장 평범한 이들이었으며, 세속적인 기준으로도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그리스도인들이었을 것입니다.

 

8. 하지만 사도 바울은 로마에 보내는 이 위대한 편지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그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기록하고 있습니다.

 

9. 그리고 더 나아가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에게",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고 말씀합니다.

 

10.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록하고 문안을 전하는 바울의 편지에서 그가 추구하였던 신앙 공동체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11. 바울이 전하였던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의 영웅들이나 유명인들만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12.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믿음을 지키고 주님을 섬기는 평범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소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13. 세상은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이름, 우리의 형편, 우리의 마음을 모두 아시는 하나님이십니다.

 

14. 바울이 로마서 16장에서 일일이 문안을 전하는 이 많은 사람의 명단은 하나님께서는 아무리 평범한 믿음의 사람이라도 모두 기억하고 계신다는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15. 모든 성도의 이름을 소중히 여긴 바울은, 16절에서 이 위대한 문안의 대미를 장식하는 권면을 합니다.

 

16. 16:16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17. 바울은 그냥 "서로 문안하라"라고 하지 않고,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문안하라고 구체적으로 말씀합니다.

 

18. 당시 문화에서 '입맞춤'은 지금 우리 시대의 악수나 가벼운 포옹처럼 일반적인 인사 방식이었습니다.

 

19. 하지만 바울은 이 평범한 인사에 '거룩하게'라는 수식어를 붙임으로써, 그리스도인의 인사가 세상의 인사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20. 바울이 권면한 거룩한 입맞춤은 '용서와 화해의 입맞춤'을 의미합니다.

 

21. 로마 교회 안에는 유대인과 이방인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과 노예도 함께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전에는 서로 상종도 하지 않던 관계였습니다.

 

22. 하지만 '거룩한 입맞춤'으로 문안하라는 바울의 권면은 세상이 그어놓은 차별과 경계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무너뜨리라는 것입니다.

 

23. 오늘날 우리 교회 안에는 로마 교회처럼 유대인과 이방인, 주인과 노예와 같은 차이는 없습니다.

 

24. 하지만 세대 간의 갈등, 정치적 견해의 차이, 혹은 나와는 다른 성격이나 성향 때문에 마음으로 선을 긋고 있는 지체가 있을 것입니다.

 

25. 거룩한 입맞춤으로 문안하라는 바울의 권면은 그 경계선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허물라는 강력한 영적 도전입니다.

 

26. 바울이 권면한 거룩한 입맞춤의 또 다른 의미는 '진정한 가족 됨의 입맞춤'을 의미합니다.

 

27. 세상의 모임은 이해관계나 취미, 배경에 따라 끼리끼리 모입니다.

 

28. 하지만 교회는 다릅니다. 우리는 우리가 선택해서 모인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각기 다른 우리를 자녀로 불러 모으신 영적 가족입니다.

 

29. 거룩한 입맞춤은 바로 옆에 있는 형제자매를 향해 "당신은 나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당신은 나의 참된 형제요, 자매요, 가족입니다"라는 사랑의 고백입니다.

 

30. 나의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만 하는 인사가 아니라, 나와 다른 지체, 심지어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지는 지체까지도 주님의 마음으로 품고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31. 오늘 우리는 교회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인사하고 있습니까?

 

32. 우리의 인사는 용서와 화해의 고백을 담고 있습니까? 우리의 인사는 모든 성도를 차별 없이 대하는 진정한 가족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습니까?

 

33.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를 세워주었던 로마 교회를 본받아,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서로의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를 격려하고 세워주는 아름다운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우리의 이름을 아시고 우리를 한 가족으로 불러주신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의 이름 없는 성도들까지 기억하며 문안했던 것처럼, 우리도 주변의 지체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주옵소서. 우리의 인사가 단지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 그리고 진정한 가족 됨을 고백하는 '거룩한 입맞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따뜻한 말 한마디와 진심 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세워줌으로써,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하나 됨을 이루고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거룩한 공동체로 굳건히 서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