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화요일-전도자의 말씀이라
전도서 1:1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1. 우리가 묵상하는 전도서 1장 1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2. 기독교 전통에 따르면 전도서의 저자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지혜롭고 부유했던 솔로몬 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3. 솔로몬이 남겼다고 하는 잠언을 보면,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잠1:1)라고 분명하게 자신의 이름을 밝힙니다.
4. 이것은 솔로몬이 남긴 또 다른 성경 아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가서 1장 1절을 보면 솔로몬의 아가라고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것으로 말씀을 시작합니다.
5. 그런데 유독 전도서에서는 ‘솔로몬’이라는, 많은 사람이 부러워할 만한 유명한 자신의 이름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6. 솔로몬이란 유명한 이름 대신 ‘전도자’(코헬레트)라고만 자신을 소개합니다.
7. 전도서는 도대체 왜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이름 솔로몬 대신 ‘전도자’라는 생소한 표현으로 저자를 소개하는 것일까요?
8. 여기에는 전도서 전체를 꿰뚫는 매우 중요한 영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9. 이스라엘 역사에서 그리고 성경에서 솔로몬이라는 이름은 성공, 권세, 부, 그리고 최고의 지혜를 상징합니다.
10. 그는 하나님께 지혜를 받아 나라를 다스렸고, 성전을 건축했으며, 그의 부와 명성은 당대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11. 따라서 그 이름을 앞세우는 것만으로도 전도서는 엄청난 권위와 신뢰를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12. 하지만 노년의 솔로몬은 인생의 끝자락에서 자신이 누렸던 그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달았습니다.
13. 그가 누렸던 부귀영화와 세상의 지혜가 인생의 근본적인 질문에 아무런 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14. 전도서는 바로 이러한 깨달음에서 나온 지나온 삶에 대한 깊은 회한과 반성이 담긴 참회록과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화려했던 삶이 남긴 것은 공허함뿐이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15. 그렇기에 그는 더 이상 ‘성공한 왕 솔로몬’의 이름으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약 그가 ‘솔로몬’의 이름으로 이 글을 썼다면, 사람들은 그의 메시지보다 그의 성공 비결에 더 관심을 가졌을지 모릅니다.
16. 그러나 그는 이제 다른 사명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저지른 뼈아픈 실수와 실패를 통해 비로소 얻게 된 진짜 지혜를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17. 자신의 성공과 부귀영화를 자랑하는 ‘솔로몬’이라는 이름보다, 인생의 진리를 모으고 외치는 ‘전도자’라는 사명이 그에게는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18. 이것은 우리 모두 가져야 할 신앙의 자세이며 태도입니다. 나이 드는 것은 육체적으로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을 통해 깊이 ‘익어 가는’ 다른 말로 성숙해 가야 합니다.
19. 자기의 경험을 절대시하며 자랑하는 ‘꼰대’가 아니라, 자신의 연약함과 실수를 고백하며 다음 세대에게 진짜 지혜를 나누어 주는 진짜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20. 이런 의미에서 전도서의 저자는 자신의 실수와 실패를 통해 깨달은 지혜를 잘 전달하기 위해 유명한 솔로몬이라는 이름 대신 ‘전도자’라는 겸손한 명칭을 택한 것입니다.
21. 전도서가 솔로몬이란 유명한 이름 대신 사용한 ‘전도자’는 히브리어로 ‘코헬레트’라고 합니다. 코헬레트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22.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전도자(코헬레트)는 ‘지혜를 모으는 사람’이란 의미를 지닙니다.
23. 전도서 12:9 전도자는 지혜자이어서 여전히 백성에게 지식을 가르쳤고 또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여 잠언을 많이 지었으며
24. 전도자가 모은 것은 금은보화나 군중이 아니라 지혜였습니다. 전도자는 “하늘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연구하고 살피며” 인생의 모든 지혜를 모으는 사람입니다.
25. 그리고 이것은 책상에 앉아서 얻은 지식이 아닙니다. 인생의 희로애락,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의 한복판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깨달음을 하나하나 모은 것입니다.
26. 이것은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에서, 때로는 기쁜 일을 통해,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통해 지혜를 모으게 하십니다.
27. 전도자(코헬레트)의 또 다른 의미는 ‘진리를 외치는 사람’입니다. 모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깨달은 지혜를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설교자입니다.
28. 전도자는 자신이 겪은 실패와 역경을 통해 깨달은 지혜인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만이 참된 인생의 목적이며 의미라는 것을 선포하는 사람입니다.
29. 솔로몬은 가장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누려보았지만, 그 끝에서 ‘헛되다’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기의 왕관을 내려놓고, ‘전도자’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30. 그리고 이것을 후대에 전달하기 위해 ‘솔로몬의 말씀’이라고 하지 않고 “전도자의 말씀”이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31. 솔로몬이 왕의 이름이 아닌 전도자의 이름으로 자신의 깨달음을 나눴듯, 우리도 세상의 직함이나 성공의 이름이 아닌,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만난 '성도'의 이름으로 우리의 삶을 나눌 때, 이 시대의 전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32. 인생의 희로애락 속에서 깨달은 하나님의 섭리를 간증하고 고백할 수 있을 때, 우리도 이 시대의 전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33.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과 신상에 대한 전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는 자’요, ‘은혜를 선포하는 자’로서 이 시대의 ‘전도자’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 아버지, 인생의 모든 것을 누렸던 솔로몬이 자신의 이름을 내려놓고 ‘전도자’라는 겸손한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것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그래서 우리도 세상의 성공과 자랑을 좇는 삶이 아니라, 우리의 실패와 연약함과 고난과 시련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하는 ‘오늘의 전도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길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길을 내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묵묵히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을 겸손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