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일 목요일-해 아래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 1:2-3

1: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1:3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1. 전도서는 자신을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라고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2. 이스라엘 역사에서 다윗의 아들과 예루살렘 왕이라는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인물은 솔로몬이 유일합니다.

 

3. 솔로몬은 당대 최고의 지혜와 명성을 지닌 왕이었으며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수많은 종을 거느렸고,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한 이스라엘의 왕이었습니다.

 

4. 그런데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와 명성과 인기를 누렸던 왕이 우리에게 전하는 인생의 첫 번째 교훈이 무엇이었습니까?

 

5. 1: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6.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충격적이고 당혹스러운 전도자의 선언은 전도서의 서두에만 나오는 일회성 탄식이 아닙니다.

 

7. 모든 것이 헛되다는 전도자의 선언은 글의 마디마디마다, 문장의 매듭마다 후렴구처럼 반복됩니다.

 

8. 전도서는 총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짧은 12장의 전도서에서 헛되다는 단어가 무려 36번이나 반복하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9. 그렇다면 전도자가 전도서에서 반복하고 있는 헛되다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10. 한글 성경이 헛되다로 번역한 히브리어는 헤벨입니다. “헤벨은 본래 ’(breath), ‘바람’(wind), 또는 수증기’(vapor)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11. 유진 피터슨 목사가 번역한 메시지성경을 보면 그는 이 단어를 연기’(smoke)로 번역하여 그 의미를 풀이했습니다.

 

12. 숨은 보이지 않고, 바람은 잡을 수 없으며, 연기와 수증기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13. 이처럼 '헤벨'은 실체가 없고, 붙잡을 수 없으며, 영원하지 않은 덧없는 것을 가리킵니다.

 

14. 전도서는 이 헤벨이라는 단어를 바람을 잡는 것이라는 표현과 함께 반복하여 사용합니다.

 

15. 1:14 내가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16. 무슨 뜻입니까? 아무리 손을 뻗어 바람을 잡으려 애써도 손아귀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이 무의미하며, 덧없다는 것입니다.

 

17. 전도자가 인생의 노년에 느꼈던 인생의 허망함과 덧없음이 바로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고백 속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18.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전도자가 말하는 모든 것은 세상의 존재 가치 전체를 부정하는 염세주의가 아닙니다.

 

19. 전도자가 헛되다고 말하는 대상은 명확합니다. 그것은 바로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입니다.

 

20. 1:3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21. 여기서 유익이란, 상거래에서 남은 순이익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22. , 인생을 살면서 땀 흘려 일한 수고의 대가로 내 손에 쥐어지는 순수한 이익이 과연 무엇이냐고 묻는 것입니다.

 

23. 경제사학자 카를로 치폴라는, 시계의 발명이 인류 문명을 편리하게 했지만, 동시에 인류를 시간에 얽매이게 했다고 분석합니다.

 

24.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시계의 발명으로 인류에게 엄청난 편리함을 주었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시간에 매여 사는 문명을 만들었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25. 한 마디로 사람의 위대한 기술적 성취가 도리어 우리를 시간에 얽매인 존재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26. 이처럼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고안된 것들이 도리어 우리를 옭아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도자가 말하는 '해 아래 인간 수고'의 본질이 바로 이와 같습니다.

 

27.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모든 노력과 성취는 결국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이 헛될 수밖에 없다고 전도서는 말씀합니다.

 

28. 전도서는 인간의 가능성을 무한히 예찬하는 지혜에 제동을 걸고,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수고가 얼마나 덧없는지를 낱낱이 드러내는 말씀입니다.

 

29. 하지만 전도자의 이러한 외침은 절망의 노래가 아니라, 진정한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전도자의 초대장입니다.

 

30. 전도자는 세상적인 유익과 성취에만 매달려 사는 삶의 허무함을 깨닫고,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인생의 근원적인 물음 앞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31. 해 아래 모든 일이 헛되다는 고백이야말로 비로소 하늘의 지혜를 구하고, 영원한 가치를 찾는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32. 해 아래에서 우리가 그토록 열심히 추구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헛되고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만 비로소 우리는 인생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33. 헛된 해 아래의 삶을 넘어, 참된 인생의 의미와 기쁨을 발견하며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 우리의 인생이 때로는 바람을 잡으려는 것처럼 헛되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많음을 고백합니다. ‘해 아래의 수고에 매몰되어 영원한 가치를 잊고 살았던 우리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모든 헛되다고 하는 전도자의 외침을 통해 우리의 유한함을 깨닫게 하시고, 세상의 헛된 것들이 아닌 오직 주님 안에서 참된 만족과 영원한 유익을 찾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