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4일 월요일-해 아래 인생이 겪는 허무

 

전도서 1:3-5

1:3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1: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1:5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1. 달을 보라고 손가락질했더니 정작 보라는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2. 무슨 뜻입니까?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중요하지 않은 비본질에 집착하는 것을 일컫는 것입니다.

 

3. 우리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생의 본질은 놓치고 당장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집착하며 살아갑니다.

 

4. 우리가 사는 세계는 눈에 보이는 해 아래 세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해 위의 세계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5. 전도자가 말하는 해 아래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본질이 아니라 현상에 불과합니다. 해 아래와 해 위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6. 전도자는 본질을 놓치고 현상만을 붙잡고 사는 인생은 결국 헛되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합니다.

 

7. 전도자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대부분도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 인생의 덧없음 또는 허무함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8. 하지만 죽을 때가 되어서 인생의 허무함에 사로잡힌다면 그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허무하게 여겨지는 인생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9. 전도자가 자신이 겪고 있는 인생의 덧없음을 후대에 남기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인생 살고 보니 헛된 것뿐이라는 허무주의를 가르치기 위함이 아닙니다.


10. 전도자가 자신이 겪는 인생의 허무를 후대에 자세하게 남기는 이유는 자기 후대의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11. 인생을 헛되고 허무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전도서의 말씀을 통해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 인생의 본질이 정말 허무하고 헛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12. 역설적이지만 인생은 헛되지도 허무하지도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인생을 허무하고 헛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13. 해 아래 인생의 허무에 대해 전도자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땅의 영원함에 비해 인생은 너무나 짧다는 것입니다.

 

14. 1: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15. 한 세대가 태어나 사랑하고, 꿈꾸고, 땀 흘려 무언가를 이룩하다가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위대한 왕도, 용맹한 장군도, 아름다운 미인도 모두 왔다가 갑니다.

 

16. 하지만 그 모든 이들을 품었던 땅, 그들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본 땅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영원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17. 창세기 말씀에 따르면 하나님은 흙으로 사람(아담)을 지으시고, 그 어떤 피조물보다 존귀하게, 당신의 형상을 따라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 땅을 다스리는 축복을 주셨습니다.

 

18. 그러나 해 아래세상, 즉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세상에서 사람은 자신이 나온 그 흙보다도 덧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19. 땅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 가는 세입자처럼, 잠깐의 시간을 살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존재, 이것이 전도자가 바라본 인간의 서글픈 실존이었습니다.

 

20. 가장 먼저 인생의 짧음에 주목하였던 전도자의 시선이 이제는 땅에서 하늘로, 영원한 듯 보이는 해로 옮겨갑니다.

 

21. 1:5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22. 매일 아침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은 보통 희망과 생명, 영광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해 아래갇힌 전도자의 눈에 비친 태양의 모습은 사뭇 다릅니다.

 

23. 그는 해가 뜨고 지는 장엄한 광경에서 경이로움을 느끼는 대신, 끝없이 반복되는 지루하고 피곤한 노동을 봅니다.

 

24. 여기서 빨리 돌아가고라는 히브리 원어의 의미는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는 뜻을 넘어, 마치 숨을 헐떡이며 달려가는 듯한 고단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25. 매일 아침 장엄하게 떠올랐다가, 저녁이면 지친 모습으로 헐레벌떡 사라지고, 다음 날이면 또다시 똑같은 일을 반복하기 위해 제자리로 돌아오는 태양, 그 모습에서 전도자는 의미 없는 반복에 갇혀버린 인생의 축소판을 본 것입니다.

 

26. 하지만 시편의 기자는 전도자와 똑같은 태양을 보면서 전혀 다른 노래를 불렀습니다.

 

27. 19:5-6 해는 그의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고 그의 길을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 같아서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까지 운행함이여 그의 열기에서 피할 자가 없도다

 

28.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시편의 기자는 해를 보면서 그 해를 만드시고 운행하시는 해 위의 하나님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29. 하지만 전도자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시선을 해 아래로 고정합니다. 하나님을 배제하고 현상 그 자체만 바라본 것입니다.

 

30. 그러자 영광의 상징인 태양마저도 무의미한 노동을 반복하는 피곤한 현상으로만 보인 것입니다.

 

31. 영원한 자연 앞에서 너무나 짧은 우리의 시간, 그리고 새로움 없이 그저 반복되는 듯한 우리의 일상, 이것이 해 아래에서 우리가 느끼는 허무함의 정체입니다.

 

32. 이 진단 앞에서 우리는 정직해야 합니다. 하나님 없이 우리의 힘만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결국 짧고, 지치며, 허무할 수밖에 없습니다.

 

33. 우리의 인생이 덧없지 않으려면, 우리의 시선이 해 아래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수고와 열심이 향하는 곳이 이 땅의 것들이어서는 안 됩니다.

 

34. 우리를 지으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며, 우리에게 영원을 약속하시는 해 위의 하나님을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의 짧은 인생은 영원한 의미로 채워지고, 반복되는 일상은 새로운 감격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35. 아침에 일어나 똑같은 일터로 향할 때 하나님, 오늘 하루가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주님이 허락하신 새로운 기회임을 믿습니다라고 짧게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시선은 해 아래에서 해 위로 옮겨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영원하신 하나님 아버지, 영원한 땅 앞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우리의 짧은 인생을 돌아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의미를 잃고 피곤함에 지쳐 있는 우리의 실상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눈을 들어 해를 지으신 주님을 바라보게 하시고, 덧없는 우리 인생을 붙드시는 영원한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인생의 의미와 기쁨을 발견하며 살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