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일 수요일-가장 큰 차이, 가장 무서운 공통점

 

전도서 2:16-17

2:16 지혜자도 우매자와 함께 영원하도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모두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

2:17 이러므로 내가 사는 것을 미워하였노니 이는 해 아래에서 하는 일이 내게 괴로움이요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기 때문이로다

 

1. 전도자는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지혜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사람이었습니다. 지혜를 위해서라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있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2. 그런데 오늘 묵상하는 말씀을 보면 전도자는 그토록 추구했던 지혜의 한계 앞에서 깊은 절망과 탄식을 쏟아냅니다.

 

3. 여러분은 내 인생의 전부라고 믿었던 무언가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듯한 허탈감을 느껴본 적 없으십니까? 전도자는 바로 그 마음으로 오늘 우리에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4. 전도자는 빛과 어둠처럼 결코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지혜자와 어리석은 자 모두에게, 결코 피할 수 없는 공통의 운명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5. 전도자가 본 지혜자와 어리석은 자의 엄청난 차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절대적인 운명,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죽음입니다.

 

6. 2:16 지혜자도 우매자와 함께 영원하도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모두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

 

7. 인생을 살다 보면 지혜자의 삶과 어리석은 자의 삶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니 실제로 세상을 살 동안에는 여기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8. 하지만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공통의 운명 앞에서는 지혜자나 어리석은 자의 엄청난 차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맙니다.

 

9. 알렉산더 대왕이 세상을 정복하고 거대한 제국을 이루었을 때 있었던 일화입니다.

 

10. 알렉산더 대왕이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찾아가서는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고 싶어 했습니다.

 

11. 알렉산더 대왕이 디오게네스를 찾아갔을 때 그는 들판에 쌓인 뼈 무더기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습니다.

 

12. 알렉산더 대왕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묻자, 디오게네스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13. “나는 지금 당신의 아버지 필립 왕의 뼈를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왕의 뼈가 노예의 뼈와 조금도 다르지 않아서 도무지 구별할 수가 없네요.”

 

14. 그렇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업적을 남긴 왕도,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노예도, 죽음이라는 종착역 앞에서는 평등해집니다.

 

15. 죽음은 이 땅에서 우리가 그토록 중요하게 여겼던 모든 차이, 이를테면 지혜와 어리석음, 부와 가난, 명예와 수치를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돌려놓습니다.

 

16. 이처럼 죽음은 세상을 살면서 차별적으로 사용하고 누리던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하나님의 신비로운 섭리입니다.

 

17. 하지만 전도자는 지혜자의 마지막과 어리석은 자의 마지막이 똑같은 운명을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에 허탈감에 사로잡혀 이렇게 절규합니다.

 

18. 2:17 이러므로 내가 사는 것을 미워하였노니 이는 해 아래에서 하는 일이 내게 괴로움이요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기 때문이로다

 

19. “내가 사는 것을 미워했다.”라는 전도자의 충격적인 고백은 단순한 우울증이나 염세주의가 아닙니다.

 

20. 이것은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을 지탱하던 가장 단단한 기둥, 지혜는 가치 있다.’라는 자신의 신념이 무너져 내리는 고백입니다.

 

21. 죽음 앞에서 지혜조차 아무런 유익이나 이득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자, 그가 해 아래에서 애썼던 모든 수고가 한낱 바람을 잡으려는헛된 몸부림처럼 느껴진 것입니다.

 

22. 이것이 과연 전도자에게만 해당하는 한탄이며 고백일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23. 우리 역시 세상의 지혜를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더 좋은 학벌, 더 안정된 직장, 더 많은 재산,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애씁니다.

 

24. 왜 이렇게 합니까? 이런 것들이 우리 인생을 더 가치 있고 안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25. 그러나 우리 역시 전도자처럼 언젠가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평생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것들이 과연 우리에게 무슨 유익을 줄 수 있겠습니까?

 

26. 전도자가 가졌던 한탄과 깊은 절망은 역설적이지만 우리를 새로운 길로 안내하는 역설적인 이정표가 됩니다.

 

27. ‘해 아래세상의 지혜와 노력만으로는 결코 인생의 허무를 극복할 수 없다는 처절한 깨달음이야말로, 우리의 시선을 해 위에 계신 하나님께로 돌리게 만드는 영적인 각성제이기 때문입니다.

 

28. 전도자는 죽음이라는 한계 앞에서 좌절했지만, 우리는 그 죽음의 비밀을 깨뜨리신 분을 압니다.

 

29. 사도 바울은 이 땅의 모든 자랑거리를 가졌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혈통, 학문, 지위 등 세상의 모든 지혜를 겸비한 자였습니다.

 

30. 그러나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 자신에게 유익하던 세상의 모든 지혜를 배설물로 여기며, 날마다 세상의 가치에 대해 죽는 삶을 선택했다고 고백했습니다.

 

31. 고전15:31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

 

32. 전도자가 마주한 지혜자나 어리석은 자나 공통으로 맞이해야 하는 공통의 운명이 우리에게 불쾌한 진실일 수 있습니다.

 

33. 하지만 인생의 헛됨과 허무를 처절히 체험하고 깨닫는 사람만이 썩어지고,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는 헛되고 헛된 것에 목숨 걸지 않고 영원한 것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34.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썩을 양식을 위해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해 살라고 했습니다.

 

35. 헛되고 헛된 인생의 본질을 이해하고 깨달은 사람만이 썩어 없어질 양식이 아닌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36. 우리는 내 힘과 지혜가 아닌, 날마다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겸손히 무릎 꿇고, 내 약함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만을 의지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우리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아버지, 세상의 지혜와 자랑거리를 붙들고 그것이 전부인 양 살았던 우리의 어리석음을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썩어 없어질 것들에 집착했던 욕심을 내려놓고,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생명과 참된 소망을 발견하는 믿음을 주옵소서. 날마다 세상에 대하여는 죽고 주님과 함께 사는 기쁨을 누리길 바라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