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일 수요일-하나님의 시간표

 

전도서 3:1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1.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전도자의 탄식은 인생의 허무를 노래하는 것이 아닙니다.

 

2. 해 아래 인생의 헛됨과 허무를 반복하는 전도자의 탄식은 우리 힘으로 인생을 채우려 할 때 마주하는 인간의 한계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3. 많은 사람이 인생의 헤벨’, 즉 헛됨의 문제를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해결하려고 합니다.

 

4. 특별히 우리 한국 사람들은 "하면 된다!",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라는 말을 인생의 좌우명처럼 여기며 살아갑니다.

 

5. 물론 성실한 삶의 태도와 인생의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하려는 결사적인 태도는 매우 중요한 삶의 태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6. 그러나 우리의 모든 열심과 노력이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던가요? 내 계획대로, 내 시간표대로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던가요?

 

7. 오히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들 앞에서 좌절하고, 예상치 못한 시련에 당황할 때가 훨씬 더 많지는 않습니까?

 

8.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전도서 31절 말씀은, 내 힘과 노력으로 인생을 경영하려는 우리 모두에게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9. 전도서 3:1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10. 전도자는 세상 모든 일에 기한가 있다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기한은 정해진 기간, 또는 계절(season)과 같은 개념입니다. ‘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에 가장 적합한 특별한 시점을 의미합니다.

 

11. 전도자는 기한과 때라는 두 단어를 사용하며, 우리의 삶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정하신 시간표가 있음을 강조합니다.

 

12. 하나님의 정하신 시간표가 있다고 하면 우리 인생은 다 정해져 있는 운명이구나. 내가 아무리 애써도 소용없겠네.”라며 운명론이나 결정론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13. 하지만 범사에 기한이 있고 모든 일에 때가 있다는 말씀은 인생은 이미 결정되었다는 운명론이나 결정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14. 전도자가 말하는 는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운명의 족쇄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섭리의 손길을 신뢰하라는 초대에 가깝습니다.

 

15. 자연을 둘러보면 봄이 되면 어김없이 말라 있던 가지에서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여름에 무성했던 잎을 떨굽니다.

 

16. 이것은 자연의 운명이라고 하기보다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정하신 아름다운 자연의 질서입니다. 자연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하나님의 시간표 속에 있습니다.

 

17. 따라서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 땅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 있다는 고백이야말로 가장 지혜로운 삶의 시작이 됩니다.


18.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모든 일에 기한과 때를 정하신 것일까요?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우리의 자만을 꺾으시고, 우리가 피조물로서의 본분을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19. 기독교 신앙이 말하는 인간의 원죄(原罪)가 무엇입니까?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과 같아져서 하나님 없이 살겠다는 자만입니다.

 

20. 우리는 내 노력으로, 내 계획으로, 내 시간표에 맞춰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당장 내가 태어날 때와 죽을 때조차 스스로 정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지 않습니까?

 

21. 하나님의 때를 받아들이고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조급함에서 벗어나,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겸손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22. 우리는 인생에 늘 햇빛만 비추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늘 햇빛만 비치면 아름다운 초원이 아니라 메마른 사막이 되고 맙니다.

 

23. 하나님은 왜 우리 삶에 눈물과 슬픔의 때를 허락하실까요? 그것이 우리를 더 깊고 성숙한 존재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24. 우리는 슬픔을 통해 기쁨의 소중함을 알고, 넘어짐을 통해 일어섬의 은혜를 깨닫습니다.

 

25. 물론 하나님께서는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아픔의 시간을 주시는지, 그 이유를 다 알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26. 고통의 한복판에서 성숙이나 아름다운 그림을 떠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27.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그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아파하시며, 그 모든 조각을 사용하여 결국 선을 이루어가신다는 것입니다.

 

28. 창세기가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인생의 어두운 저녁은 새로운 아침으로 나아가는 문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29. 하나님의 시간표를 믿는다면, 우리의 삶의 방식은 달라져야 합니다. 내 뜻을 관철하려는 대신,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30. 하지만 하나님의 시간표를 신뢰하는 것은 결코 노력을 멈추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31. 오히려 초조함과 결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지금 허락하신 '씨 뿌리는 때'에 기쁨으로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때'에 성실히 물을 주게 하는 힘이 됩니다.

 

32. 내 힘으로 열매를 맺으려는 교만한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때에 열매 맺게 하실 것을 믿으며 과정 자체에 충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33. 물론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고 고난의 때가 계속될 때, 우리는 쉽게 지치고 낙심할 것입니다.

 

34. 하지만 우리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소망하는 믿음의 사람입니다.

 

35. 모든 것을 정하신 때에 가장 아름답게 이루실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

 

36. 그러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며,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인생이 되실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 아버지, 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며 원망했던 우리의 연약함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선하신 때가 있음을 믿게 하시고, 지금이 어느 때인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이 주의 손안에 있음을 믿고, 오늘 내게 주신 일상의 선물을 기쁨으로 누리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의 모든 시간을 주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