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일 월요일-하나님이 심판하시리라

 

전도서 3:16-17

16 또 내가 해 아래에서 보건대 재판하는 곳 거기에도 악이 있고 정의를 행하는 곳 거기에도 악이 있도다

17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의인과 악인을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니 이는 모든 소망하는 일과 모든 행사에 때가 있음이라 하였으며

 

1. 전도자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의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인간의 한계 앞에서 절망하기보다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을 잘 살 수 있는지를 연구하였습니다.

 

2. 전도자는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 ‘일상의 수고를 선물로 누리는 것’,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하나님의 시간표를 따라 인생을 가장 잘 사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3.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현실의 차가운 벽에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은 하나님의 선하신 때를 따라 아름답게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4. 전도서 3:16 또 내가 해 아래에서 보건대 재판하는 곳 거기에도 악이 있고 정의를 행하는 곳 거기에도 악이 있도다

 

5. 전도자는 해 아래에서 보았다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관념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세상의 적나라한 현실이라는 뜻입니다.

 

6. 전도자가 본 현실이 무엇입니까? 가장 공정해야 할 재판하는 곳정의를 행하는 곳에서조차 이 성행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현실입니다.

 

7. 재판하는 곳에서 그리고 정의를 행한다는 곳에서도 악이 있다는 전도자의 충격적인 고발은 당시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8. 오늘날 우리 사회와 개인이 경험하고 있는 불의한 현실은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9. 돈과 권세가 법 위에 군림하고 있으며, 진실은 거짓에 가려지며, 억울한 이들의 눈물은 외면당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10. 20 세기의 위대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나치 전쟁 범죄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악의 평범성(The Banality of Evil)’을 주장했습니다.

 

11. 그녀는 유대인 대량 학살에 앞장섰던 아이히만을 피에 굶주린 악마나 괴물 같은 존재로 상상했습니다.

 

12. 하지만 막상 전범 재판에서 본 아이히만은 아무런 생각 없이, 상부의 명령을 성실하게 따랐던 지극히 평범한공무원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13. 그녀는 악은 특별한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유의 불능’, 즉 생각 없음에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14. 한나 아렌트의 통찰은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전도서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영적 도전을 더욱 선명하게 합니다.

 

15. 전도자가 본 재판하는 곳의 악은 단지 몇몇 부패한 재판관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16. 우리는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지만, 우리의 무관심과 침묵이 불의한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17. ‘나 하나쯤이야.’,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악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도록 만들고 있지는 않습니까?

 

18.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직장이나 교회에서 명백히 부당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괜히 나섰다가 나만 손해 본다'라는 생각으로 애써 외면하는 것은 악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것입니다.

 

19. 재판하는 곳에서 그리고 정의를 행한다는 곳에서도 악이 있다는 전도자의 충격적인 고발은 악이 단순히 개인의 성품이나 일탈을 넘어, 사회 시스템과 구조 속에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20. 한나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을 통해 주장하고자 했던 핵심 역시, 악이 괴물 같은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생각 없이 시스템의 논리를 따른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자행된다는 것입니다.

 

21. 전도자는 인간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그 어떤 인간의 통치로도 온전한 정의를 이룰 수 없음을 지적합니다. 이것은 법과 정의를 집행하는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22. 그렇다면 우리는 부조리하고 불의한 세상을 바로 잡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 앞에서 좌절하고 절망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23. 전도자는 이 짙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합니다.

 

24 전도서 3:17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의인과 악인을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니 이는 모든 소망하는 일과 모든 행사에 때가 있음이라 하였으며

 

25. 비록 인간의 법정은 부패했을지라도, 하늘의 법정은 살아있습니다. 세상의 정의는 무너졌을지라도, 하나님의 공의는 반드시 설 것입니다.

 

26. 지금 당장은 악인이 형통하는 것처럼 보여도, 모든 것을 바로잡으실 하나님의 심판의 가 반드시 이른다는 것입니다.

 

27. 이 믿음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영적 도전은 무엇입니까?

 

28. 우선 우리는 생각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악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악은 우리의 생각 없음과 무관심을 파고듭니다.

 

29.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의 선택이 이웃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어 기도하며 분별해야 합니다.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것은 중립이 아니라 악의 편에 서는 것일 수 있습니다.

 

30. 더 나아가 우리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불의에 분노하되 절망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31. 하나님의 때를 기다린다는 것은, 불의 앞에서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체념하거나 방관하라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32. 오히려 최종 심판과 승리가 하나님께 있음을 굳게 믿기에, 인간적인 복수심이나 조급함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담대하게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적극적이며 소망에 찬 기다림을 의미합니다.

 

33.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악으로 가득한 곳입니다. 그러나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는 것처럼, 불의가 만연한 시대일수록 하나님의 공의를 향한 우리의 소망 또한 더욱 빛나야 할 것입니다.

 

34. 우리의 분노가 인간적인 복수심으로 변질하지 않도록, 최종적인 심판은 공의로운 재판을 하실 하나님께 맡겨드려야 합니다.

 

35. 불의한 세상에 주눅 들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공의와 의로운 심판의 때를 소망하며 믿음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지 사항>

내일부터 목요일까지 아침 묵상은 목회자 수련회에 참석하는 관계로 쉽니다. 금요일 아침 묵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공의의 하나님 아버지, 가장 공의로워야 할 곳마저 악으로 물든 세상을 보며 때로 좌절하고 낙심하는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우리의 생각 없음이나 무관심으로 세상의 악에 동조하는 죄를 짓지 않도록 깨어있게 하시고, 불의가 승리하는 것 같은 현실 속에서도 마침내 모든 것을 바로잡으실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때를 굳게 믿고,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자리에서 빛의 자녀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