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3일 화요일-모든 것을 가졌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

 

전도서 4:7-8

4:7 내가 또 다시 해 아래에서 헛된 것을 보았도다

4:8 어떤 사람은 아들도 없고 형제도 없이 홀로 있으나 그의 모든 수고에는 끝이 없도다 또 비록 그의 눈은 부요를 족하게 여기지 아니하면서 이르기를 내가 누구를 위하여는 이같이 수고하고 나를 위하여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가 하여도 이것도 헛되어 불행한 노고로다

 

1. 전도서 4장은 마치 현미경을 들이대듯,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인생의 씁쓸한 단면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2. 지금까지 전도자가 바라본 세상의 모습은 힘 있는 자에게 학대받으면서도 위로자 하나 없는 자들과, 고통과 시기심과 경쟁심에 사로잡혀 쉼 없이 수고하지만 결국 바람을 잡는 것과 같이 허무한 인생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3. 전도자는 "내가 또다시 해 아래에서 헛된 것을 보았도다"라고 말하며 우리를 또 다른 인생의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4. 4:8 어떤 사람은 아들도 없고 형제도 없이 홀로 있으나 그의 모든 수고에는 끝이 없도다 또 비록 그의 눈은 부요를 족하게 여기지 아니하면서 이르기를 내가 누구를 위하여는 이같이 수고하고 나를 위하여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가 하여도 이것도 헛되어 불행한 노고로다

 

5. 전도자가 소개하고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그는 아들도 없고, 형제도 없이 홀로 외로이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6. 비록 홀로 외로이 살았지만, 이 사람은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그의 노동에는 쉼이나 끝이 없습니다. 아마도 그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누구보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 일 중독자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7. 이 사람은 시기심에 사로잡혀 팔짱만 끼고 있던 어리석은 자와는 달리 두 손 가득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사람입니다.

 

8. 그 결과 많은 것을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자신이 가진 부요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창고는 가득 찼을지 몰라도, 그의 마음은 만족을 모르는 밑 빠진 독과 같았습니다.

 

9. 어쩌면 세상 사람들은 이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러워할지도 모릅니다.

 

10. 그러나 전도자는 이 사람의 모든 것을 지켜본 뒤, 그의 인생을 향해 헛되다’(헤벨)고 하며 심지어 그의 수고를 불행한 노고라고 선언합니다.

 

11. 무엇이 그의 인생을 헛되다고 하고 그의 수고를 불행한 노고로 만들었습니까? 전도자는 왜 성공적인 듯 보이는 이 사람의 인생을 이토록 비참하게 평가했을까요?

 

12. 그의 부지런함이 문제였을까요? 그가 쌓은 부가 문제였을까요? 아닙니다. 성경은 결코 성실한 노동과 그 열매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13. 전도자가 그의 인생을 헛되다고 하고 그의 수고를 불행한 노고라고 한 결정적 이유는 자신이 거둔 열매를 함께 나눌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14. 그는 아들도 형제도 없이 홀로 살았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결혼이나 자녀 유무 같은 표면적인 상태가 아니라, 삶의 기쁨과 슬픔을 진정으로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5.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말씀하셨지만, 유일하게 "좋지 아니하니"라고 말씀하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었습니다.

 

16. 2:18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17. 인간은 처음부터 '서로 함께'하는 존재로 지음받은 존재입니다. 관계 속에서 사랑을 배우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도록 창조된 것입니다.

 

18. 하지만 오늘 묵상하는 말씀에 등장하는 이 사람은 평생을 홀로 일하며, 관계를 잃어버린 채 살아왔습니다.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은 헛되고 그의 수고는 불행한 노고라고 한 것입니다.

 

19. 전도자는 왜 그의 인생을 헛되다고 하고 그의 수고를 불행한 노고라고 선언한 것입니까? 그의 삶에는 수고만 있고 누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0. 이 사람의 비극은 그가 어느 날 문득 던진 질문 속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내가 누구를 위하여 이같이 수고하고 나를 위하여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가?”

 

21. 이것은 멈추지 않는 쳇바퀴 같은 인생을 살던 사람이 마침내 지쳐 내뱉는 영혼의 절규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왜 이토록 공허한 질주를 멈추지 못하는 것일까요?

 

22. 어쩌면 이것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나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욕심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23. 결국 하나님 안에서 참된 만족과 정체성을 찾지 못할 때, 우리는 세상의 것들을 쌓아 올리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하는 것입니다.

 

24. 그는 평생 무엇을 위해달려왔지만, 정작 누구를 위해달리고 있는지를 잊어버렸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행복을 누리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25. 그는 부를 축적하는 데는 전문가였지만, 그 부를 통해 행복을 누리는 법은 완전히 잊어버린 사람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전도서 전체가 우리에게 거듭해서 경고하는 가장 큰 어리석음입니다.

 

26. 전도자는 반복하여 우리에게 "먹고 마시고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가르칩니다.

 

27. 전도서 3:13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28.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노동을 주신 것은 우리를 불행한 노예로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 안에서 기쁨과 만족, 을 누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29. 전도자가 말씀하는 ''은 세상이 말하는 방탕한 쾌락이나 사치스러운 소비가 아닙니다. 열심히 일한 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소박한 저녁 식사의 기쁨이며, 주일 오후 성도들과 차 한잔을 나누는 교제의 풍성함입니다.

 

30. 또한 바쁜 일상이지만 잠시 멈춰 서서,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하늘을 보며 감탄하고 감사하는 작은 여유, 이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거룩한 '누림'입니다.

 

31. 그러나 이 사람은 하나님의 선물을 받아 누릴 줄 모르는 비극적인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행복과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32. 결국 그의 인생이 헛되고 불행한 노고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의 수고에는 함께할 관계도 없었고, ‘누리는 기쁨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33. 이 외로운 부자의 이야기는 단지 성경 속의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이 이 사람의 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34.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성공을 위해 오늘 누려야 할 행복을 너무나 쉽게 내일로 미루어 버립니다.

 

35. 우리의 수고는 더 이상 우리 자신만을 위한 고독한 축적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36. 우리가 누리는 기쁨은 세상이 주는 만족 없는 부요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것에 감사하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는 풍성함이어야 합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 아버지, 모든 것을 가졌지만 홀로 외로웠던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옵소서. 세상의 성공을 좇느라 관계의 소중함을 잊고, 미래의 불안 때문에 오늘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던 우리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것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며 기뻐하는 복된 인생이 되기를 바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