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 화요일-네 발의 신을 벗어라
전도서 5:1
너는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나으니 그들은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함이니라
1. 전도서는 인생의 헛됨과 부질없음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전도서에는 인생의 헛됨과 부질없음을 강조하는 전도자의 고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2. 그렇다면 전도자는 왜 인생의 헛됨과 부질없음에 대해 반복하여 강조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은 전도서를 바르게 읽고 적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3. 전도자가 인생의 헛됨과 부질없음을 말하는 것은 사람의 인생이 정말 헛되고 부질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4. 전도자가 인생의 헛됨과 허무를 강조하는 이유는 살아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존귀한 인생을 헛되고 부질없는 것으로 만드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한탄하고 경고하기 위함입니다.
5. 전도자는 우리가 소중한 인생을 헛되게 만드는 가장 심각한 어리석음 중 하나가 바로 '하나님을 향한 헛된 믿음'이라고 지적합니다. 오늘 묵상하는 말씀이 바로 그 믿음에 관한 문제입니다.
6. 전도서 5:1 너는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나으니 그들은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함이니라
7. 전도자는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경고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집'은 예루살렘 성전이지만, 오늘날 우리에게는 예배의 자리를 의미합니다.
8. 그렇다면 '발을 삼간다'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이것은 단순히 조용히 걷고, 단정한 옷차림을 하라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9. 이 말씀은 구약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가 호렙산 떨기나무 불꽃 앞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을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10. 하나님은 모세에게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라고 명하셨습니다. 여기서 신발은 자신의 신분과 경력, 살아온 모든 이력을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11. 따라서 신을 벗는다는 것은, 나의 경험, 나의 지위, 나의 업적, 나의 자존심이라는 낡은 신발을 벗어 던지고, 벌거벗은 영혼 그대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12. 우리는 어떤 신발을 신고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고 있습니까? '내가 헌금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내가 교회 봉사를 몇 년이나 했는데' 하는 자랑과 교만의 신발을 신고 있지는 않습니까?
13. 혹은 내 삶의 문제 해결과 내 자녀의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예배를 드리는, 조급하고 이기적인 신발을 신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14. 전도자는 경고합니다. 그 모든 인간적인 동기와 사사로운 목적의 신발을 벗어 던지고, 먼저 겸손하고 경외하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라고 말씀합니다.
15. 더 나아가 전도자는 "가까이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낫다고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16. 전도자가 경고하는 '우매한 자', 즉 어리석은 자는 누구입니까? 전도자는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자라고 단호하게 말씀합니다.
17.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종교인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무섭고 비극적인 죄입니다.
18. 세상에서 온갖 불의와 이기심, 미움과 거짓으로 살아가면서도, 주일이 되면 아무렇지 않게 교회에 나와 가장 경건한 표정으로 예배를 드립니다.
19. 이들은 자신들의 종교적인 행위, 즉 제물을 바치는 것으로 요즘으로 말하면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자신의 모든 죄가 씻기고 신앙인의 의무를 다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20. 이사야 선지자는 성전을 찾아 열심히 제물을 바치지만, 일상에서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삶을 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단호하게 선언하였습니다.
21. (새번역) 이사야1:13 다시는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말아라. 다 쓸모 없는 것들이다. 분향하는 것도 나에게는 역겹고, 초하루와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참을 수 없으며, 거룩한 집회를 열어놓고 못된 짓도 함께하는 것을, 내가 더이상 견딜 수 없다.
22. 이것은 사도 바울이 그토록 경고했던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는" 자들의 모습입니다.
23. 사무엘 선지자도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라며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는 사울 왕을 향해 외쳤습니다.
24. 오늘 묵상하는 전도자의 외침도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화려한 제물이나 유창한 기도가 아닙니다.
25.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듣는 것입니다.
26. 여기서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귀로 소리를 인지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27.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는 아이를 보고 우리가 "말을 참 잘 듣는다"라고 하듯이, 성경에서 '듣는다'라는 것은 곧 '순종'을 의미합니다.
28.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마음을 찌르고, 우리의 삶을 뒤흔들고,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드리는 것이 바로 '듣는 것'입니다.
29. 제물만 드리고 돌아서는 신앙은 결코 우리를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악을 깨닫지 못하는 영적 무감각증에 빠지게 할 뿐입니다.
30.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몸부림칠 때, 우리의 예배는 비로소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거룩한 산 제사가 되는 것입니다.
31. 혹시 우리의 신앙생활이 교회 마당만 밟는, 내용 없는 형식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습니까? 삶의 변화 없이 제물만 바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우매한 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까?
32. 물론 전도자의 경고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연약하여 삶과 예배가 분리될 때가 많고, 깨닫지 못하는 악을 행할 때도 있습니다.
33. 그러나 전도자의 경고는 우리를 정죄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를 진정한 예배자로, 참된 신앙인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사랑의 간절한 외침입니다.
34. 나의 의와 공로를 내세우는 신발을 벗고, 겸손히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마음의 귀를 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35. 그래서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날마다 말씀에 순종하는 지혜로운 예배자들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신앙이 경건의 모양만 갖춘 채,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예배자의 모습은 아닌지 말씀 앞에서 우리를 돌아보게 하옵소서. 우리 발에서 교만과 이기심의 신발을 벗겨 주시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하시어 세상 속에서 주님의 뜻을 이루는 지혜로운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