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일 수요일-하나님은 하늘에 사람은 땅에 있음이라

 

전도서 5:2-3

5:2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5:3 걱정이 많으면 꿈이 생기고 말이 많으면 우매한 자의 소리가 나타나느니라

 

1. 인생의 헛됨과 허무를 반복하여 노래했던 전도자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에도 지극히 헛되고 부질없는 일이 있음을 경고합니다.

 

2. 물론 이전처럼 하나님을 믿는 믿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헛되다 부질없다 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분명하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헛되고 부질없게 만드는 것이 있음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3. 어제 묵상했던 전도서 51절 말씀에서 전도자는 예배의 자리에 나아올 때, 우리는 세상에서 신었던 자랑과 공로, 이기적인 욕심의 신발을 벗어 던져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4. 그리고 어리석은 자처럼 그저 제물만 바치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마음의 귀를 활짝 열어야 할 것을 권면했습니다.

 

5.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자에게 주시는 또 다른 권면입니다.

 

6. 전도자는 단호하게 명령합니다. “함부로 입을 열지 말라”,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하나님 앞에 나아온 예배자에게, ‘침묵절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7. 5:2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8.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하는 말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기도입니다. 다시 말해 입을 조심하라는 전도자의 경고는 함부로 기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9. 조급한 마음으로 기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말로 어리석게 기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중언부언하며 같은 말을 반복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10. 전도자는 왜 이토록 강력하게 우리의 입을 단속하라고 권면하는 것일까요?

 

11. 혹시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기 싫어하시는 것일까요? 우리의 간절한 부르짖음이 하나님을 귀찮게 하는 소음일 뿐이라는 뜻일까요?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12. 전도자는 그 이유를 너무나도 명확하고 장엄한 한 문장으로 설명합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13.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입을 함부로 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이 근본적인 차이 때문입니다.

 

14. 여기서 하늘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의 거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존재와 지혜, 시각과 능력의 무한한 격차를 의미하는 선언입니다.

 

15. 하나님은 영원하고 전지전능하신 창조주이시며, 우리는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유한하고 연약한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16.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과 사귐이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성숙시키는 영적인 도구입니다.

 

17. 그러나 우리는 종종 기도를 전능하신 하나님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수단으로 전락시키곤 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 신앙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위험한 오해일 수 있습니다.

 

18. 기도는 하나님께 요구하는 것이고 기도의 응답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마치 진리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19. 그 결과 오늘날 대부분 교인이 생각하는 기도는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 또는 자신이 겪는 고통이나 아픔을 하소연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20. 하지만 이것은 기도의 시작일 뿐입니다. 진짜 기도는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소원 또는 억울함이나 하소연을 하나님께 드리고 나서부터 시작됩니다.

 

21. 내가 드린 소원이나 내가 겪는 억울함이나 하소연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말씀하는지를 듣는 것이 기도입니다.

 

22. 기도의 본질은 나의 뜻을 하나님께 관철 시키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내 삶 속에서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입니다.

 

23. 내 소원과 억울함을 아뢰는 것으로 기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 하늘의 하나님께서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잠잠히 듣는 데서 진짜 기도가 시작됩니다.

 

24. 물론 다윗이 시편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모든 슬픔과 아픔, 억울함을 하나님 앞에 쏟아내는 것 또한 진실한 기도의 한 모습입니다.

 

25. 하나님은 우리의 탄식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우리의 부르짖음이 '내 뜻'을 관철하기 위한 아우성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잠잠히 기다리는 자리로 나아가는 성숙함이 필요합니다.

 

26.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때까지 침묵하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27. 땅에 있는 나의 뜻을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뜻으로 바꾸어 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28. 이처럼 기도는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가장 중요한 영적 통로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29. 하지만 잘못된 기도는 많이 하면 할수록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는커녕 오히려 하나님과 더욱 멀어지게 합니다.

 

30. 마땅히 말을 적게 하라는 전도자의 권면은 결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를 멈추라는 말이 아닙니다.

 

31. 오히려 더 깊고, 더 진실하고, 더 능력 있는 기도로 우리를 초대하는 부르심입니다. 미사여구나 불필요한 말의 반복을 걷어내고, 진실하고 겸손한 언어로 하나님께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32. 때로는 백 마디 유창한 말보다, 침묵 속에 주님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더 깊은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33. 내 계획을 쏟아내기보다, “주님,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고 잠잠히 기다리는 것이 더 지혜로운 기도입니다.

 

34.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이 거룩한 간격을 인정하고, 경외함으로 침묵할 줄 알 때, 비로소 우리는 땅의 소리가 아닌 하늘의 음성을 듣게 될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너무나 자주 땅의 조급함으로 하늘의 하나님께 함부로 입을 열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어리석은 말들을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의 교만한 입술을 닫아 주옵소서. 거룩한 침묵 가운데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게 하시고, 그 음성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