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일 목요일-발은 땅을 딛고 눈은 하늘을 바라보며

 

전도서 5:8-9

5:8 너는 어느 지방에서든지 빈민을 학대하는 것과 정의와 공의를 짓밟는 것을 볼지라도 그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높은 자는 더 높은 자가 감찰하고 또 그들보다 더 높은 자들도 있음이니라

5:9 땅의 소산물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있나니 왕도 밭의 소산을 받느니라

 

1. 전도자는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빈민을 학대하고 정의와 공의를 짓밟는 불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합니다.

 

2. 전도자가 바라본 불의한 현실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차별과 폭력이 판치는 불의하고 불공평한 세상입니다.

 

3. 하지만 전도자는 가난한 이들이 학대받고 정의가 무너지는 불의한 세상의 현실에 대해 이상하게 여기거나 놀라지 말아야 할 것을 권면합니다.

 

5. 불의한 현실을 보면서도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는 전도자의 권면이 그저 현실에 순응하며 살라는 말일까요? 아니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6. 전도자의 권면은 불의한 현실 때문에 좌절하거나 패배 의식에 사로잡히지 말고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라는 권고입니다.

 

7. 전도자의 권고는 단순히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부당하고 불의한 높은 자들을 감찰하고 심판하시는 더 높으신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믿으라고 합니다.

 

8. 이것은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존재이니 세상에서 벌어지는 부당하고 불의한 현실 때문에 낙심하거나 절망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9. 한 마디로 전도자는 불의한 현실을 직시하지만 그렇다고 불의한 현실에 주눅 들지 말고 불의한 자를 심판하시고 세상을 바르게 하시는 하나님 심판을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10. 이것은 비록 불의한 현실에 발을 딛고 살지만, 마침내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바라보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11. 어제 묵상한 전도서 59절 왕도 밭의 소산을 받아야 한다는 '밭의 질서'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하나님 나라 이상의 근본 원리입니다.

 

12. 세상이 만든 모든 계급과 차별이 무너지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공급하심 아래 평등하다는 것, 이것이 우리의 이상입니다.


13. 이상이란 세상의 눈으로 보면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것이 옳은 이야기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일 때 사람들은 이상이라고 합니다.

 

14. 많은 사람이 맞는 말이긴 한데 현실적이지 않아서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제가 자주 교인들에게 이런 말을 듣습니다.

 

15. 저의 설교나 묵상을 듣는 분 중에는 저의 설교나 묵상이 틀리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이어서 현실적이진 않다고 여기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16.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저는 목사로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는 이상주의자입니다.

 

17. 그래서 제 설교나 묵상 대부분이 이상적이지만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제가 설교하고 추구하는 것과 현실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18. 하지만 현실의 냉정함과 냉혹함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믿고 전하는 목사로서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19. 이런 의미에서 저는 지극히 이상주의자인 동시에 철저한 현실주의자이기도 합니다.

 

20. 세상의 불의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기에 현실주의자이며, 동시에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믿기에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를 포기할 수 없는 이상주의자입니다.

 

21. 불과 백 년 전만 해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노예제도가 있었고 양반과 상놈이라는 신분제도와 차별이 있었습니다.

 

22. 당시에는 양반과 상놈, 주인과 노예가 전혀 다른 차원의 사람이기에 주인이 노예를 양반이 상놈을 차별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23. 이것은 이상한 생각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24. 하지만 세상에는 하나님이 지으신 사람에게는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이 없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25. 그리고 이들이 자신들이 가진 믿음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살았기에 지금 우리는 노골적인 노예제도나 신분제도가 없는 세상을 살게 된 것입니다.

 

26. 물론 지금도 보이지 않는 차별이 사회 곳곳에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남녀 차별이나 성소수자 차별입니다.

 

27. 성경이 가르치고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신 믿음과 이상은 지극히 비현실적인 요구처럼 보입니다.

 

28. 하지만 이것을 비현실적이라고 무시해 버리고 포기해 버린다면 우리는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불의하고 불공정한 세상에서 평생을 살아가야만 합니다.

 

29.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과 이상을 비현실이라고 하지만 비현실적이라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과 그 믿음이 추구하는 이상이 사라지면 우리의 불의한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30. 현실이 중요하지만, 현실만 가지고는 우리는 제대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31. 우리를 바르게 살게 하고 잘 살게 하는 것은 현실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위해, 이상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 말씀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32.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엄청나게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이상과 현실의 엄청난 차이를 메꾸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33. 그런데 이상보다는 현실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 지도자들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메꾼다며 이상을 낮추어 현실에 신앙을 맞추어 버렸습니다.

 

34.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세상에서의 성공과 명예와 부가 신앙 최고의 목적이며 이상이 되어버렸습니다.

 

35. 성공과 부, 권력과 힘이 신앙의 목적이 되어버린 믿음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아니라 처세술에 지나지 않습니다.

 

36. 처세술의 신앙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오히려 세상을 닮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가 자꾸만 세상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37. 세상 무서운 줄 알면서 하나님 무서운 줄 모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38.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불의하고 불공정한 현실을 조금씩이라도 바꾸고 변화시키며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것 이것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냉혹한 현실을 핑계로 '어쩔 수 없다' 말하며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외면했던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합니다. 불의한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그 너머에서 모든 것을 바로 세우실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주옵소서.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기도를 가르쳐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