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일 수요일-부자의 보이지 않는 그림자

 

전도서 5:11-12

5:11 재산이 많아지면 먹는 자들도 많아지나니 그 소유주들은 눈으로 보는 것 외에 무엇이 유익하랴

5:12 노동자는 먹는 것이 많든지 적든지 잠을 달게 자거니와 부자는 그 부요함 때문에 자지 못하느니라

 

1. 돈과 성공이 최고의 가치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전도서의 말씀은 우리 영혼에 경종을 울립니다.

 

2. 전도자는 세상 모든 사람이 선망하는 '부요함' 속에 감춰진 어두운 그림자에 대해 고발하고 있습니다. 전도서 511절은 전도자가 고발하는 부의 첫 번째 그림자입니다.

 

3. 5:11 재산이 많아지면 먹는 자들도 많아지나니 그 소유주들은 눈으로 보는 것 외에 무엇이 유익하랴

 

4. 이 구절은 표면적으로는 재산이 늘면 그에 딸린 식솔이나 고용인도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5. 전도서의 저자로 알려진 솔로몬의 식탁에는 매일 엄청난 양의 음식이 올라왔습니다. 성경은 솔로몬의 궁궐에서 소비되었던 음식의 양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6. 왕상4:22-23 솔로몬이 쓰는 하루 먹을거리는 잘 빻은 밀가루 서른 섬과 거친 밀가루 예순 섬과 살진 소 열 마리와 목장 소 스무 마리와 양 백 마리이고, 그 밖에 수사슴과 노루와 암사슴과 살진 새 들이었다.

 

7. 성경이 솔로몬 왕이 하루에 소비한 음식의 양까지 기록한 데에는 솔로몬의 영화로움을 드러내기 위함일 것입니다.

 

8. 하지만 한편으로 솔로몬 왕의 하루 음식에 대한 성경의 기록에서 우리는 솔로몬 시대의 사치와 향락이 극에 달하였음을 보게 됩니다.

 

9. 솔로몬의 궁궐에서 사용되던 모든 식재료는 모두 백성들이 농사짓고 기르고 사냥한 것입니다.

 

10. 솔로몬의 궁궐에서 하루 동안 사용했던 음식에 대한 성경의 기록은 한 사람의 왕을 위해 백성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11.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할 사실은 이 모든 음식이 솔로몬 왕을 위해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왕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양은 불과 자기의 배를 채우는 것을 넘지 못합니다.

 

12. 결국 이 거대한 풍요는 왕 자신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그가 이룬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의 일부였을 뿐입니다.

 

13. 어쩌면 솔로몬은 수많은 이들이 먹고 마시는 잔치를 그저 눈으로 바라보아야만하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주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14. 이것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재산이 늘면 세금, 관리비, 유지비 등 돈 나갈 곳이 함께 늘어납니다.

 

15. 더 큰 집, 더 좋은 차는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합니다. 재산을 관리해 줄 사람도 필요하고, 투자를 권하는 사람,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도 줄을 섭니다.

 

16. 결국 부자는 자기의 재산을 온전히 누리는 주인이기보다, 그 재산을 지키고 관리하는 관리인신세가 되기 쉽습니다.

 

17. 그래서 전도자는 묻습니다. “그 소유주들은 눈으로 보는 것 외에 무엇이 유익하랴.”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며 흐뭇해할 수는 있겠지만, 그 재물이 가져다주는 진정한 평안과 기쁨은 생각보다 작다는 것입니다.

 

18. 재산이 늘어날수록 그것을 누리는 기쁨보다는 지켜야 하는 책임과 근심의 무게가 함께 커지는 것, 이것이 부요함의 첫 번째 그림자입니다.

 

19. 전도자가 고발하고 있는 부요함의 두 번째 그림자는 첫 번째 그림자보다 더욱더 치명적입니다.

 

20. 5:12 노동자는 먹는 것이 많든지 적든지 잠을 달게 자거니와 부자는 그 부요함 때문에 자지 못하느니라

 

21. 전도자는 노동자와 부자의 잠이라는 너무나 선명한 대조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22. 하루 종일 땀 흘려 일한 노동자는 저녁상이 소박하든 푸짐하든 상관없이 깊은 단잠에 빠집니다. 고된 육신에 찾아오는 잠은 하나님이 주시는 최고의 안식이자 선물입니다.

 

23. 하지만 부자는 어떻습니까? 그는 부요함 때문에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가진 것을 잃을까 봐 두렵고, 어떻게 더 불릴까 하는 욕심에 사로잡히고, 재산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번민하며 밤새 뒤척입니다

 

24. 세상 많은 것을 가졌지만, 가장 기본적인 평안, 즉 한밤중의 깊은 단잠을 도둑맞은 것입니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 오히려 잠 못 이루는 이 역설, 이것이 부자에게 드리운 가장 짙은 그림자입니다.

 

25. 우리는 조금만 더라는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한밤중의 깊은 단잠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26. 전도자는 돈 자체가 악하다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돈을 사랑하고 그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을 때, 우리는 참된 만족을 잃고 결국 자신에게도 해가 되는 방식으로 돈을 소유하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27.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전도자가 우리에게 주는 권면은 소유의 양이 아니라 누림의 질에 있습니다.

 

28.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먹고 마시며 수고의 낙을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며 우리의 몫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합니다.

 

29. 여기서 누린다라는 것은 단순히 소비하는 쾌락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선물을 선물로 깨닫고 감사함으로 받는 관계적 행위입니다.

 

30. 다시 말해 우리가 노력해서 행복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에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길 때, 비로소 재물의 그림자를 잊고 삶 자체를 선물로 누리는 참된 평안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31. 움켜쥐기 위해 잠 못 이루는 인생이 아니라, 우리 자유교회 신앙공동체가 움켜쥔 손을 펴서 나눌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늘의 평안, 깊은 단잠을 선물로 받게 될 것입니다.

 

32. 채우려고 해도 채울 수 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아서는 밤잠을 설치며 하루하루를 피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33. 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일상의 선물을 감사히 누릴 줄 안다면 한밤중에 깊은 단잠을 자는 평안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참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 조금만 더 가지기 위해 애쓰다가 정작 더 가지지도 못하고 평안의 단잠마저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일상의 은혜에 감사하며 자족하는 마음을 주시어, 움켜쥐는 자가 아니라 기꺼이 나누는 자가 되어 하나님 앞에서 참된 부요함을 누리게 하옵소서. 재물의 그림자가 아닌 주님의 평안 아래 깊이 잠들게 하시고, 매일의 삶을 기쁨으로 누리는 지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