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금요일-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전도서 5:14-15
전5:14 그 재물이 재난을 당할 때 없어지나니 비록 아들은 낳았으나 그 손에 아무것도 없느니라
전5:15 그가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은즉 그가 나온 대로 돌아가고 수고하여 얻은 것을 아무것도 자기 손에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1. 어제 묵상에서는 재물을 자기에게 해가 되도록 쌓아 두는 것이 얼마나 큰 폐단인지를 경고하는 전도자의 경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2.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우리가 그토록 의지하는 재물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고백하는 전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고자 합니다.
3. 전5:14 그 재물이 재난을 당할 때 없어지나니 비록 아들은 낳았으나 그 손에 아무것도 없느니라
4. 전도자는 먼저 재물이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재난’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경고합니다.
5. 우리가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부와 명성이, 예기치 못한 재앙 한 번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고발하는 것입니다.
6. 성경에서 이 비극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은 바로 욥입니다.
7. 성경은 욥을 “동방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한 자”라고 소개하며, 그의 막대한 재산을 자세히 기록합니다.
8. 양 칠천 마리, 낙타 삼천 마리, 소 오백 겨리, 암나귀 오백 마리. 그야말로 거대한 부를 소유한 사람이었습니다.
9.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사라지는 데는 단 하루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10. 스바 사람과 갈대아 사람들의 습격, 하늘에서 떨어진 불, 거센 돌풍이라는 연이은 재난 앞에서 그의 재산과 종들, 심지어 사랑하는 열 자녀까지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11. 그가 평생을 일구었던 재물은 이 끔찍한 재난 앞에서 아무런 방패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자식에게 물려줄 것은커녕, 자식의 생명조차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12. 전도자가 말하는 “재물이 재난을 당할 때 없어지나니… 그 손에 아무것도 없느니라”라는 말씀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13. 우리가 단단한 반석이라 믿었던 재물이 사실은 순식간에 꺼져버리는 거품과 같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성경은 욥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14. 이것은 단지 성경에 등장하는 욥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현실에서도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경제 위기나 사업의 실패 앞에서 인간이 쌓아 올린 재물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목격합니다.
15. 그러나 재물의 한계는 단지 재난 앞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전도자는 더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한계를 지적합니다. 바로 ‘죽음’입니다.
16. 전5:15 그가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은즉 그가 나온 대로 돌아가고 수고하여 얻은 것을 아무것도 자기 손에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17. 설령 우리가 평생 재난을 피하고 부를 잘 지켜냈다 할지라도,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빈손으로 떠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18. 이 진리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가르침입니다. 모든 것을 잃은 욥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19. 욥기 1:21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20. 사도 바울 역시 죽음은 세상에서 사람들이 누렸던 모든 것을 아무 소용없게 만든다는 것을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21. 딤전6:7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22. 벌거벗은 채로 와서 벌거벗은 채로 돌아가는 것. 이것이 왕이든 노예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운명입니다.
23. 죽음이라는 운명을 누구도 피할 수 없음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깨달은 전도자는 평생을 움켜쥐기 위해 애쓰는 수고는 결국 “바람을 잡는 것”과 같다고 탄식합니다.
24. 그렇다면 이 허무한 진실 앞에서 우리는 절망해야만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을 직면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참된 지혜를 얻는 길이라고 성경은 가르칩니다.
25.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스포츠 신문 기자로 성공 가도를 달리며 바쁘게 살던 미치 앨봄이,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둔 자신의 옛 은사 모리 슈워츠 교수를 찾아가며 겪는 이야기입니다.
26. 모리 교수는 죽음이라는 마지막 여행길 위에서 제자에게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27. 그것은 돈이나 성공, 명예가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법, 용서하는 법, 그리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법이었습니다.
28. 모리 교수는 자신을 찾아온 제자, 미치 앨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배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다네.”
29. 욥이 재난이라는 광야에서 모든 것을 잃고 삶의 본질을 대면했듯, 모리 교수 역시 죽음이라는 마지막 길 위에서 진정으로 우리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가르쳐준 것입니다.
30. 죽음이라는 거울 앞에 섰을 때, 우리가 그토록 붙잡으려 했던 것들이 사실은 바람처럼 사라질 것들이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사랑의 순간들이야말로 영원히 남는 것임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31. 언젠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서야 할 우리이기에, 전도자의 깨달음은 우리를 절망으로 인도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붙잡고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32. 바람을 잡으려는 헛된 수고를 멈추고,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시간과 관계 속에서 참된 기쁨과 의미를 찾으라고 우리를 초대하는 것입니다.
33. 전도서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죽음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34. 죽음을 직면하는 믿음과 용기가 있을 때만 사라질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인생이 아니라, 영원한 가치를 따라 살며 오늘을 충만하게 누리는 지혜로운 믿음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우리의 시작과 끝이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언젠가 주님 앞에 빈손으로 서게 될 우리의 유한함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바람처럼 사라질 재물을 의지하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죽음을 직면하므로 무엇이 정말 우리에게 중요하고 영원한지를 깨닫게 하옵소서. 그래서 오늘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순간을 주님의 선물로 여기며 기쁨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