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일 수요일-그림자 인생에서 빛이 되는 인생으로

 

전도서 611-12

6:11 헛된 것을 더하게 하는 많은 일들이 있나니 그것들이 사람에게 무슨 유익이 있으랴

6:12 헛된 생명의 모든 날을 그림자 같이 보내는 일평생에 사람에게 무엇이 낙인지를 누가 알며 그 후에 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을 것을 누가 능히 그에게 고하리요

 

1. 지난 묵상에서 우리는 '죽음을 기억하며 살라'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 인생의 유한성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2. 죽음이라는 인간의 한계와 운명은 우리를 좌절과 절망으로 인도하는 나침반이 아니라 우리의 유한한 인생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하나님의 은총임을 살펴보았습니다.

 

3. 오늘 아침 묵상은 어제와 똑같은 전도서의 말씀을 가지고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전도자의 고백에 귀를 기울이고자 합니다.

 

4. 전도자는 헛된 것을 더하게 하는 많은 일들이 있나니 그것들이 사람에게 무슨 유익이 있으랴"라고 탄식합니다. 전도자가 말하고 있는 헛된 것을 더하게 하는 많은 일들이 무엇일까요?

 

5. 전도자가 말한 '헛된 것을 더하게 하는 일'이란 끝없이 이어지는 논쟁과 철학, 세상의 수많은 사상과 이론들,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를 비교하게 만드는 세상의 목소리들을 가리킵니다

 

6.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것들이 인생의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공허함만 더한다는 것입니다.

 

7. 오늘날 우리는 얼마나 많은 말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까? 더 나은 삶, 더 성공적인 삶을 위한 수많은 방법론과 자기계발서가 넘쳐납니다.

 

8. 소셜 미디어는 끊임없이 타인의 화려한 삶을 보여주며 우리를 비교와 불안으로 내몹니다.

 

9. 저 역시 소셜 미디어를 보다 보면, 다른 사람의 화려한 모습에 제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마음에 조급함이 싹트는 것을 느낍니다.

 

10. 아마도 이런 순간이 전도자가 말한 '헛된 것'이 내 마음에 더해지는 순간일 것입니다.

 

11.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인생의 불안을 잠재우고 삶에 의미를 더하려고 시도하지만 결국은 공허함만 더할 뿐 아무 유익이 없다는 것이 전도자의 통찰입니다.

 

12. 더 충격적인 것은 전도자가 우리의 삶 자체를 "헛된 생명의 모든 날"이라고, "그림자 같이 보내는 일평생"이라고 부른다는 점입니다.

 

13. 6:12 헛된 생명의 모든 날을 그림자 같이 보내는 일평생에 사람에게 무엇이 낙인지를 누가 알며 그 후에 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을 것을 누가 능히 그에게 고하리요

 

14. 전도자는 어째서 하나님께서 주신 한 번뿐인 고귀한 생명에 대해 어찌 이토록 허무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15. 헛된 생명의 모든 날이라고 하는 전도자의 정확한 의도를 알기 위해선 그림자 같이 보내는 일평생이라는 비유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16. 그림자가 무엇입니까? 그림자는 실체가 아닙니다. 빛과 그 빛을 가리는 본체가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림자는 형태는 있지만 생명이 없고, 본질이 아닌 허상입니다.

 

17. 전도자는 하나님이라는 빛의 근원을 떠나 '해 아래서' 살아가는 인생의 본질을 '그림자'로 꿰뚫어 본 것입니다.

 

18. 우리 인생이 그림자라고 하는 것은, 우리를 비추는 참된 빛, 우리 존재의 실체가 되시는 분이 계신다는 것을 전제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19. 하나님 없이, 영원한 가치와의 연결 없이 그저 세상의 기준과 욕망을 따라 살아가는 삶은, 마치 실체 없이 그림자놀이를 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20. 열심히 움직이고 무언가를 이루는 것 같지만, 해가 지면 사라져 버릴 허무한 몸짓에 불과하다는 전도자의 엄중한 경고입니다.

 

21. 이것은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무가치하게 만드셨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22. 오히려 우리가 하나님을 떠나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려 할 때,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허무하고 불안정한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되어버리는지를 역설적으로 고발하는 것입니다.

 

23. 그리고 성경은 이 그림자 같은 우리 인생에 실체가 되어 주시기 위해 '세상의 빛'으로 오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고 증언합니다.

 

24.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누구의 형상인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게 됩니다.

 

25. 전도자는 그림자와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 무엇이 인생의 참된 즐거움()인지를 누가 알겠느냐"라고 묻습니다.

 

26. 이 질문은 인간의 근본적인 무지를 드러냅니다. 우리는 무엇이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하는지, 무엇이 참된 즐거움인지,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전혀 알지 못합니다.

 

27. 바로 이 무지의 고백에서 우리는 희망의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내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앎의 주체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28. 불확실한 미래를 내 힘으로 확실하게 만들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헛된 것을 더하는 일'이라면, 그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29. 전도자가 전도서를 통해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는 인생의 '참된 즐거움()'은 거창한 성공이나 막대한 부의 축적에 있지 않습니다.

 

30. 그것은 하나님께서 '오늘' 나에게 선물로 주신 몫을 감사함으로 누리는 것입니다. 먹고 마시는 일상의 기쁨,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소박한 행복을 누리는 것, 바로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최고의 '즐거움()'입니다.

 

31. 전도자가 말하는 즐거움은 모든 것이 잘될 때만 느끼는 행복이 아니라,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여전히 내 삶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도움을 신뢰하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32. 어쩌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더 성공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헛된 것들'을 너무나 많이 우리 인생에 더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33. 전도자는 우리에게 더하기의 삶이 아니라 빼기의 삶을, 채움의 신앙이 아니라 비움의 신앙을 권면합니다.

 

34. 내일을 향한 과도한 염려를 빼고, 타인과의 무의미한 비교를 빼고, 세상을 향한 헛된 욕망을 덜어낼 때, 비로소 우리 삶에는 하나님이 주시는 참된 기쁨과 평안이 채워질 공간이 생깁니다.

 

35. 우리 인생은 그림자와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빛이신 하나님을 향해 돌아설 때, 그 그림자는 더 이상 허무의 상징이 아니라 나를 비추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증명하는 흔적이 될 것입니다.

 

36. 우리의 시선을 세상의 헛된 것들에서 영원하신 하나님께로 옮겨, 오늘 나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을 온전히 누리며 살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참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 영원히 살 것처럼 세상의 헛된 것들을 더하며 분주하게 살아왔던 우리의 어리석음을 고백합니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할 것이라는 세상의 속삭임에 넘어져, 정작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 곁에 두신 소박한 기쁨들을 놓치고 살았음을 회개합니다. 주님, 우리에게 지혜를 주셔서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그림자인지를 분별하게 하옵소서. 우리 삶을 무겁게 하는 헛된 짐들을 내려놓을 용기를 주시고, 알 수 없는 내일의 염려를 주님께 온전히 맡기고 살아가게 하옵소서. 빛 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