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6일 수요일-불공평한 인생의 현실 앞에서

 

전도서 715

내 허무한 날을 사는 동안 내가 그 모든 일을 살펴 보았더니 자기의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멸망하는 의인이 있고 자기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악인이 있으니

 

1. 전도서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여러분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도 묵상하는 말씀을 통해 여러분 각자에게 들려주시는 세미한 주님의 음성 듣는 복된 시간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2. 어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이라는 '굽은 길' 위에 '형통한 날''곤고한 날'을 병행하여 두셨음을 묵상했습니다.

 

3. 그 이유는 우리가 미래를 아는 지식이 아니라, 미래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으로 살게 하려 하심이라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4. 오늘 묵상하는 전도서의 말씀은 어제 묵상한 말씀보다 한 걸음 더 깊은, 훨씬 더 고통스러운 현실의 모순을 제기합니다.

 

5. 전도자는 자신의 인생을 "내 허무한 날"이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허무하다(헤벨)는 전도자의 고백은 단순히 인생은 무의미하다는 절망의 고백이 아닙니다.

 

6. '헤벨''증기', '안개', '입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7. 전도자가 자신의 삶을 허무하다고 한 이유는, 삶이 무의미하다는 절망이 아니라, 인생이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입니다.

 

8. 7:15 내 허무한 날을 사는 동안 내가 그 모든 일을 살펴 보았더니 자기의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멸망하는 의인이 있고 자기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악인이 있으니

 

9. 우리는 열심히 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악하게 살면 벌을 받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것은 신명기부터 이어져 온 구약의 오랜 신앙 전통인 상선벌악의 믿음입니다.

 

10. 그런데 전도자가 본 현실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 전통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이것이 전도자를 허무하게 만든 결정적 이유입니다.

 

11. 전도자가 목격한 충격적인 현실, 즉 그의 인생을 '허무하게' 만든 현실은 무엇입니까?

 

12. 그것은 바로 자기의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멸망하는 의인과 자기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악인이 존재하는 부조리입니다.

 

13. 여기서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멸망하는 의인이라는 표현을 살펴봐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착한 사람이 재수 없게 사고를 당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14. 여기서 전도자가 말씀하는 의인은 불의한 구조와 시스템에 맞서 하나님의 정의를 외치고, 이웃의 곤고함에 연대하며 의롭게 살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입니다.

 

15. 그런데 그 의로움 때문에 세상의 권력에게 핍박받고 멸망에 이르게 되는 불의한 현실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불의에 눈감았다면 편히 살았을 텐데, 의롭게 살려 했기에 고난받는 모순입니다.

 

16. 반대로 악행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악인은 남을 속이고 착취하여 부와 권력을 쌓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17. 그런데 이런 사람이 세상에서 벌을 받기는커녕, 아무 가책도 없이 평안하게 장수하며 형통을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18. 이것은 전도자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욥기의 욥도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19. "동방 최고의 의인"이라 불렸던 욥이 왜 그토록 고통스러워했습니까? 의인이 고난받고 악인이 형통하는 불공평한 현실 때문이었습니다.

 

20. 이것은 단지 3천 년 전 전도자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지금 시대를 사는 우리도 여전히 전도자가 보았던 똑같은 현실을 목격합니다.

 

21. 성실하게 일하던 사람이 부당해고를 당하고, 권력을 이용해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 승진합니다. 정의를 외치던 활동가가 탄압받고, 불의를 저지른 권력자가 떵떵거리며 삽니다.

 

22. 우리는 이런 불의한 현실 앞에서 하나님은 정의로우신가?”라는 혼란에 빠집니다.

 

23. 그렇다면 우리는 이 부조리하고 불공평한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24. 가장 먼저 우리의 제한된 시각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짧은 시간, 좁은 공간 안에서 세상을 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영원의 관점에서 역사를 이끄십니다.

 

25. 그래서 우리는 자기 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여기서 '자기 의'란 불의에 맞서는 의로움이 아니라, 내 의로움을 거래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의미합니다.

 

26. “내가 착하게 살았으니 반드시 복을 받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의 의로움은 하나님께 드리는 거래 명세서가 되어버립니다.

 

27. 우리가 의롭게 사는 이유는 복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마땅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28. 더 나아가 우리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악인의 형통이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29. 시편 73편은 악인의 형통을 보며 혼란스러워했던 시인이,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가 그들의 결국을 깨닫는 이야기입니다.

 

30. 73:16-17 내가 어쩌면 이를 알까 하여 생각한즉 그것이 내게 심한 고통이 되었더니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갈 때에야 그들의 종말을 내가 깨달았나이다

 

31.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홀로 의롭게 살며 고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의로움 때문에 멸망하는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연대하며 불의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 함께 싸우는 것입니다.

 

32. 예수님은 이 땅에서 가장 의로우신 분이었지만, 가장 부당하게 멸망하는 의인으로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33. 그러나 하나님은 그분을 죽음에서 일으키셨고, 그 십자가를 통해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가장 불공평해 보이던 그 현실이, 하나님의 가장 크고 정의로운 구원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34.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불공평한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허무하고 혼란스럽지만,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35. 이 믿음으로, ‘자기 의절망의 늪에 빠지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신앙공동체와 연대하는 삶을 살아가실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36. 이번 주 아침 묵상은 오늘까지입니다. 하나님과 이웃에게 감사하는 복된 Thanksgiving Day 보내시길 바랍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공의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의인이 고통받고 악인이 형통하는 불공평한 현실 앞에서 때로 우리 마음이 허무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도 우리의 좁은 시각을 넘어 영원으로 일하시는 주님을 신뢰하게 하옵소서. 의로움을 거래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 마땅한 길이기에 의롭게 살게 하시며, 고통받는 의인들과 연대하여 불의한 구조를 바꾸는 용기를 주옵소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으로 오늘을 살기 바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