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월요일-바람 속을 걷는 법
전도서 8장 7-8절
전8:7 사람이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장래 일을 가르칠 자가 누구이랴
전8:8 바람을 주장하여 바람을 움직이게 할 사람도 없고 죽는 날을 주장할 사람도 없으며 전쟁할 때를 모면할 사람도 없으니 악이 그의 주민들을 건져낼 수는 없느니라
1. 새해 두 번째 주의 일상을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묵상을 통해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후회 없는 복된 하루 살아내시길 축복합니다.
2. 오늘부터는 지난해 중단했던 전도서 묵상을 계속해서 이어갑니다. 지난해 전도서 마지막 묵상에서 우리는 무슨 일에든지 때와 판단이 있다는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3. 세상 모든 일에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하신 때(카이로스)와 가장 공의로운 해결 방식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실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소망이 됩니다.
4.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님께는 때와 판단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정작 인간은 그것이 '언제'이며 '어떻게' 임할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5. 전8:7 사람이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장래 일을 가르칠 자가 누구이랴
6. 우리는 누구나 미래를 알고 싶어 하고 5년 뒤 또는 10년 뒤의 내 모습이 어떠할지 예측하고 대비하려 무던히 애를 씁니다. 미래를 알면 현재의 불안이 사라질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7. 그러나 우리의 미래 예측은 늘 빗나가기 일쑤입니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납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을 걷는 것, 이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8. 전도자는 장래 일에 대한 우리의 무지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피조물인 인간이 받아들여야 할 한계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9. 이어지는 8절에서 전도자는 인간이 결코 통제할 수 없는 네 가지 영역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우리가 가진 힘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10. 전8:8 바람을 주장하여 바람을 움직이게 할 사람도 없고 죽는 날을 주장할 사람도 없으며 전쟁할 때를 모면할 사람도 없으니 악이 그의 주민들을 건져낼 수는 없느니라
11. 전도자는 바람을 주장하여 바람을 움직이게 할 사람이 없다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바람'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루아흐'는 자연의 바람뿐만 아니라 영 혹은 호흡을 뜻하는 중의적인 단어입니다.
12. 우리는 거대한 태풍의 진로를 바꿀 수 없습니다. 심지어 내 코끝에 있는 호흡조차 내 의지대로 1분 1초도 늘릴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13. 바람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듯, 우리 인생의 방향과 생명의 주권은 오직 하나님께 있습니다.
14. 전도자는 죽는 날을 주장할 사람도 없다고 말씀합니다. 사람이 죽는 날을 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15.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생명을 연장하거나 노화를 늦출 수는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16.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찾아오는 필연이며, 인간의 영역 밖, 철저히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성역입니다.
17. 또한 전도자는 전쟁할 때를 모면할 사람도 없다고 말씀합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때, 개인은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18. 이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전쟁뿐만 아니라 경제 위기나 사회적 재난과 같은 거시적인 역사의 흐름 모두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19. 이처럼 전도자가 말씀하는 바람, 죽음, 전쟁은 모두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20. 그런데 전도자는 마지막 네 번째로 “악이 그의 주민들을 건져낼 수는 없다”라는 매우 독특한 교훈을 줍니다. 이것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간이 저지르기 쉬운 어리석음에 대한 전도자의 경고입니다.
21.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미래, 죽음의 공포 또는 감당할 수 없는 위기 앞에서 종종 악을 선택하는 유혹에 빠집니다.
22. 정직하고 바른길로는 도저히 이 위기를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하여 꼼수를 부리거나, 누군가를 속이거나, 부당한 이익을 취해서라도 살아남으려 발버둥 칩니다.
23. 불안이 영혼을 잠식할 때, 악은 가장 빠르고 쉬운 해결책처럼 다가옵니다. 악을 행하는 그 순간에는 그것이 나를 구원해 줄 유일한 비상구처럼 보입니다.
24. 하지만 전도자는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악은 결코 그 악을 행하는 자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25.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잠시 숨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그 악이 쳐놓은 덫에 자신이 걸려들게 됩니다.
26. 악으로 쌓은 성은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악으로 얻은 안전은 신기루처럼 사라집니다. 악은 해결책이 아니라 또 다른 파멸의 시작일 뿐입니다.
27. 바람도, 죽음도, 전쟁도 통제할 수 없고, 심지어 꾀를 내어 악을 행해도 구원받을 수 없는 이 답답하고 무거운 현실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28. 미래를 알 수 없으니 그저 체념하고 두려움에 떨며 수동적으로 살아야 할까요? 아니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29. 전도자가 인간의 한계를 이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를 허무주의로 이끌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를 참된 용기와 믿음의 자리로 초대하기 위함입니다.
30. 히브리서의 저자는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히11:1)라고 했습니다.
31. 믿음이란 막연한 낙관이나 긍정적 생각이 아닙니다. 믿음이란 보이지 않는 미래를 마치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붙들고, 오늘이라는 바람 부는 현실을 뚫고 나가는 용기입니다.
32. “염려는 내일의 슬픔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힘을 없애버린다”라는 코리 텐 붐 여사의 말처럼, 미래에 대한 걱정은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걸음을 멈추게 할 뿐입니다.
33. 하나님 나라가 육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나라가 이미 우리 삶에 임했음을 믿고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태도입니다.
34. 내일 일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오늘 더욱 정직해야 합니다. 미래가 불투명하기에, 얕은꾀나 악한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야 합니다.
35. “악이 건져낼 수 없다”라는 말씀은 역설적으로 오직 선과 의만이,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를 지켜준다는 소망의 메시지입니다.
36. 세상이 요동칠수록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드는 자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정직이 가장 더딘 길 같지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생명의 주인이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불어오는 바람을 붙잡을 수도 없고, 다가오는 내일을 내 뜻대로 조종할 수도 없는 한계를 겸손히 인정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조급한 마음으로 악한 꾀를 의지하거나, 거짓된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유혹에 마음을 뺏기지 않게 하옵소서. 내일의 염려는 주님께 온전히 맡기고,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길을 성실히 걷게 하옵소서. 우리를 악에서 건지시고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