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 화요일-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마음
전도서 8장 9절
내가 이 모든 것들을 보고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마음에 두고 살핀즉 사람이 사람을 주장하여 해롭게 하는 때가 있도다
1. 오늘도 아침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평강과 인도하심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2. 어제 우리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바람' 같은 인생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3. 내일을 통제할 수 없는 우리가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은, 거창한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하루를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임을 살펴보았습니다.
4. 오늘 묵상하는 말씀에서 전도자는 우리의 시선을 '나 자신의 한계'에서 '타인과의 관계'로 돌리고 있습니다.
5. 전도자는 세상을 대충 훑어보지 않고, 멈추어 서서 주의 깊게 관찰하는 사람입니다.
6. 전도서 8:9 내가 이 모든 것들을 보고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마음에 두고 살핀즉 사람이 사람을 주장하여 해롭게 하는 때가 있도다
7. 전도자는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본 것을 말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마음을 다해 세상의 부조리와 아픔을 들여다보았습니다.
8. 사람들이 외면하고 싶어 하는 어두운 구석, 사회의 그림자, 관계의 균열을 집요하게 응시했습니다.
9. 그렇다면 전도자는 왜 이토록 집요하게 세상의 어두운 면을 살피는 것일까요?
10.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혜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11. 상처가 났을 때 그 환부를 정확히 보아야 치료가 시작되듯, 세상과 인간관계의 아픈 곳을 제대로 보아야 치유와 회복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 전도자가 마음을 다해 관찰한 세상의 풍경 중 가장 가슴 아픈 현실은 사람이 사람을 주장하여 해롭게 하는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13. 여기서 ‘주장하다’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샬라트(shalat)'인데, 이는 '지배하다', '마음대로 휘두르다', '위세를 부리다'라는 뜻입니다.
14. 즉,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 위에 군림하여 그를 자신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말합니다.
15. 하나님은 태초에 사람을 지배자와 피지배자, 주인과 종으로 나누어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평등한 존재였습니다.
16. 하지만 인간이 하나님을 떠나 스스로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죄에 빠지면서 '지배의 욕망'이 들어섰습니다.
17. 타락한 인간은 내가 살기 위해 너를 밟아야 하고, 내 이익을 위해 너를 도구로 사용하는 '힘의 논리'에 사로잡히게 된 것입니다.
18. 전도자는 사람이 사람을 주장하는 것이 결국 사람을 해롭게 한다고 탄식합니다. 힘으로 누군가를 억압하면 당하는 사람만 해를 입는 것이 아닙니다.
19. 타인을 억압하는 그 칼날은 결국 힘을 휘두르는 사람 자신에게로 돌아옵니다. 남을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순간, 자신의 인격도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20. 권력으로 남을 괴롭게 하면, 자신은 더 깊은 고립 속에 갇히게 됩니다. 이것이 권력의 역설이자 비극입니다.
21. 우리는 이 말씀을 독재자나 악한 정치인에게만 해당하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여깁니다.
22. 그러나 전도자가 말하는 '권력'과 '주장함'은 거창한 정치권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 힘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모든 곳에는 '권력'이 존재합니다.
23. 부모가 자녀에게,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선생님이 학생에게,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목사가 자신의 직분을 앞세워 평신도를 함부로 대한다면, 그것이 바로 사람이 사람을 주장하는 때입니다.
24. 감리교 창시자인 존 웨슬리 목사님은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삶의 첫 번째 원칙으로 "해를 끼치지 말라"를 꼽았습니다.
25. 이것은 단순히 남을 때리거나 물건을 훔치지 말라는 소극적인 계명이 아닙니다. 나의 존재와 행동이 타인에게 미칠 미세한 영향력까지 살피라는 적극적인 사랑의 요청입니다.
26. 나는 남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다고 쉽게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내가 가진 힘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헤아려야 합니다.
27. 무심코 던진 나의 자랑이 누군가에게는 비수가 될 수 있음을 헤아리는 섬세한 마음, 이것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지혜입니다.
28. 이 지혜에 대한 통찰을 주는 글이 있습니다. 신영복 선생이 쓴 ‘담론’이란 책을 보면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닙니다. 몸의 중심은 아픈 곳입니다. 아픈 곳이 몸의 중심입니다."라는 글입니다.
29. 몸의 어느 한 부분이 아프면, 바로 그곳이 바로 우리 몸의 중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30. 손가락 끝에 작은 가시만 박혀도 온 신경은 거기로 쏠리고, 몸 전체가 그 손가락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아픈 곳을 배려하고 감싸는 것이 생명의 원리입니다.
31. 건강한 공동체, 건강한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힘 있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 큰소리치는 곳은 병든 곳입니다.
32. 가장 약하고, 가장 아프고, 가장 소외된 사람이 중심이 되어 배려받고 존중받는 곳, 그곳이 바로 하나님이 꿈꾸시는 세상이며 참된 교회의 모습입니다.
33. 혹시 나도 모르게 나의 지위, 나이, 돈, 혹은 경험을 무기 삼아 누군가를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34. "내가 너보다 더 잘 알아", "내가 돈을 냈으니 내 마음대로 할 거야"라는 태도로 타인의 인격을 무시하고 통제하려 한다면, 전도자가 경계한 어리석은 권력자가 되는 것입니다.
35. 진정한 힘은 남을 억누르는 데서 나오지 않습니다. 남을 세워주고, 약한 자의 짐을 대신 져주는 섬김에서 나옵니다.
36.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심으로 주장하는 힘이 아니라 섬기는 힘이 세상을 치유함을 보여주셨습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능력이며 복음의 힘입니다.
37. 내 뜻대로 주장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상대의 필요를 살피며 섬기려는 마음을 품을 때, 비로소 우리 관계 속에 하나님의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사랑과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은 우리를 서로 사랑하고 돕는 존재로 지으셨으나, 우리는 힘을 앞세워 남을 지배하고 통제하려 했음을 고백합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교회에서 무심코 던진 말과 행동으로 이웃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섬세한 사랑의 마음을 주옵소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겸손의 길을 따라, 오늘 만나는 모든 이를 나의 수단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으로 귀하게 여기는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종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