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수요일-헛됨을 선언하는 용기와 기억하는 믿음
전도서 8장 10절
그런 후에 내가 본즉 악인들은 장사지낸 바 되어 거룩한 곳을 떠나 그들이 그렇게 행한 성읍 안에서 잊어버린 바 되었으니 이것도 헛되도다
1. 오늘도 말씀으로 하루를 여는 모든 이들에게, 변치 않는 하나님의 공의와 위로가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 지난 묵상에서 우리는 권세를 가진 사람이 권세 없는 사람을 주장하여 해롭게 하는 권력의 악용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3. 모든 권력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섬김의 도구여야 하는데, 타인을 지배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현실을 전도자는 고발하였습니다.
4.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어제 묵상의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전도자는 자신이 가진 권세로 악을 저지른 자들의 최후와 그들을 대하는 세상과 사람들의 불의한 태도를 고발합니다.
5. 전도자는 이상한 장면을 목격합니다. 악인들이 죽어 장사 지내는데, 그들이 살아생전에 '거룩한 곳'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는 사실입니다.
6. 전도서 8:10 그런 후에 내가 본즉 악인들은 장사지낸 바 되어 거룩한 곳을 떠나 그들이 그렇게 행한 성읍 안에서 잊어버린 바 되었으니 이것도 헛되도다
7. 전도자가 말하는 거룩한 곳은 예루살렘 성전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그들이 겉으로는 경건한 종교인의 가면을 쓰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8.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권력을 쥔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예배를 드렸을 것입니다.
9. 사람들은 그들의 화려한 겉모습과 종교적 열심을 보며 '하나님의 복을 받은 사람'이라 부러워했을지도 모릅니다.
10. 하지만 전도자는 이들의 모습을 꿰뚫어 봅니다. 성전 문을 나서는 순간 그들의 손은 탐욕으로 더러워졌고, 그들의 발은 이웃을 짓밟는 곳으로 향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11. 악인들에게 거룩한 성전을 출입하는 것은 그들의 죄를 가리고 정당화하는 면죄부가 되었고, 성전에서 그들이 드린 예배는 저들의 불의를 은폐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12.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일은 그들의 장례식 이후에 벌어집니다. 전도자는 사람들이 악인의 죽음 앞에서 그들의 악행을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는 것을 본 것입니다.
13. 심지어 새번역 성경은 사람들이 장지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악한 자를 칭찬한다고 번역합니다.
14. 전8:10(새번역) 그런데 사람들은 장지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악한 사람들을 칭찬한다. 그것도 다른 곳이 아닌 바로 그 악한 사람들이 평소에 악한 일을 하던 바로 그 성읍에서 사람들은 그들을 칭찬한다.
15. 평생을 힘없는 자들을 괴롭혔던 악한 권력자가 죽자, 세상은 그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로 미화합니다.
16. 평생을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쌓은 자가 죽자, 사람들은 그를 자수성가한 성공 신화로 추앙합니다.
17. 평생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하나님과 교회를 이용하였던 목회자가 죽자, 교인들은 그를 위대한 순교자로 존경합니다.
18. 진실은 묻히고, 거짓된 명예만이 남습니다. 가해자는 영웅이 되고, 피해자의 눈물은 지워지는 이 기막힌 현실, 이것이 전도자가 목격한 비극입니다.
19. 이것은 단순한 망각이 아니라 집단적 기억의 왜곡입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묻히고, 가해자가 영웅으로 둔갑하는 현상입니다. 이것이 전도자가 목격한 가장 헛되고 답답한 현실이었습니다.
20. 전도자는 이 모든 광경을 보고는 “이것도 헛되도다(헤벨)”라고 깊은 탄식을 쏟아냅니다.
21. 여기서 우리는 전도자의 마음을 깊이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전도자의 탄식은 “세상이 다 그런 거지, 뭐. 인생 참 허무하다”라는 푸념이나 체념이 아닙니다.
22. “이것도 헛되도다”라는 전도자의 탄식은 부조리한 현실을 향한 거룩한 저항입니다. “악인이 칭송받는 이 세상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23. 만약 전도자가 침묵했다면 그는 현실에 굴복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것도 헛된 것이다!”라고 탄식을 쏟아내므로 악인의 일시적 승리도 헛되고 부질없는 일임을 고발합니다.
24. 전도자는 단호히 선포합니다. 악인이 받는 칭송도 헛되고, 사람들의 망각도 헛되고, 역사를 왜곡하는 권력도 헛됩니다.
25. 비록 지금은 악인이 칭송받을지라도, 그것은 안개처럼 사라질 헛된 것일 뿐이며, 오직 하나님의 공의만이 영원한 참된 것임을 역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26. 따라서 우리는 겉모습의 화려함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거룩한 곳'을 드나드는 종교적 행위가 우리의 의로움을 증명하지 않습니다.
27. 하나님께서는 예배당 안에서의 모습이 아니라, 예배당 문을 나선 뒤 가정과 일터에서의 정직함과 겸손함을 보십니다.
28. 또한 악인이 칭송받고 의인이 고난받는 현실을 보며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헛되다는 전도자의 고백처럼, 우리도 세상의 부조리가 최종적이지 않음을 믿어야 합니다.
29. 그리고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은 쉽게 잊고 왜곡하지만, 우리는 진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잊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30. 비록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낯선 이국땅에서 묵묵히 정직과 선을 심는 여러분의 하루를 하나님은 생생하게 기억하실 것입니다.
31. 전도자는 악인들이 거룩한 곳을 떠나 무덤에 묻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32. 그리고 사람들이 그들의 악행을 잊고 오히려 칭송하는 것을 보며 이것도 헛되다 탄식했습니다.
33. 전도자의 탄식은 절망이 아니라 불의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신앙의 선언입니다.
34.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세상은 여전히 부조리하고 불의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하는 자로, 진실을 지키는 자로, 불의에 맞서는 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35. 왜냐하면 사람들이 잊을지라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시고, 세상이 왜곡할지라도 하나님의 공의는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공의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악한 자들이 득세하고 거짓이 진실처럼 여겨지는 세상을 보며 때로는 답답하고 허무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전도자의 탄식을 통해, 그 허무함이 절망이 아니라 거짓된 세상을 향한 믿음의 저항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기억하는 용기를 주시고, 불의에 맞서는 담대함을 주시며, 겉모습에 속지 않는 분별력을 주옵소서. 그래서 세상의 부조리에 주눅 들지 않고 이것도 헛되다는 것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게 하옵소서.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