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일 목요일-명랑함으로 부조리한 세상을 이긴다

 

전도서 815

이에 내가 희락을 찬양하노니 이는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해 아래에는 없음이라 하나님이 사람을 해 아래에서 살게 하신 날 동안 수고하는 일 중에 그러한 일이 그와 함께 있을 것이니라

 

1. 지난밤도 평안하셨는지요. 낯선 땅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느라 수고하는 고단한 어깨 위에, 오늘 아침도 주님이 주시는 새 힘과 능력이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2. 어제 묵상에서 우리는 뒤바뀐 세상의 현실을 살펴보았습니다. 악인이 의인의 자리에 있고, 의인이 악인의 고난을 겪는 부조리한 현실 말입니다.

 

3. 전도자는 이러한 현실을 보며 이것도 헛되다고 탄식했습니다. 그의 탄식은 절망이 아니라 부조리가 정상이 아니라는 거룩한 저항이었습니다.

 

4. 그런데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매우 놀랍습니다. 지금까지 부조리한 현실을 탄식하던 전도자가 돌연 태도를 바꾸어 희락을 찬양하고 나섭니다.

 

5. 전도서 8:15a 이에 내가 희락을 찬양하노니 이는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해 아래에는 없음이라

 

6. 도대체 전도자는 왜 불의하고 모순된 현실을 이야기하다가 뜬금없이 희락을 찬양하는 것일까요? 희락은 기쁨과 즐거움입니다.

 

7. 우리는 전도서 815절을 시작하는 이에(Then, Therefore)”라는 접속사를 주목해야 합니다. 이 단어는 14절의 절망적인 현실과 뒤따르는 기쁨의 찬양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8. 전도자는 세상이 살만해서 기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반대입니다. 세상이 너무나 부조리하기에, 그렇기에 오히려 희락을 선택했다는 전도자의 역설적인 선언입니다.

 

9. 만약 우리가 세상이 공평하고 정의롭기를 기대하며 산다면, 부조리한 현실은 우리를 절망에 빠뜨릴 것입니다.

 

10. 만약 우리가 불의한 현실에만 몰두하여 분노하고 우울해하면, 우리의 영혼은 마치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져 결국, 세상의 부조리 속으로 가라앉게 될 것입니다.

 

11. 하지만 전도자는 다른 길을 제시합니다. 그는 부조리한 현실에 무너지지 않고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강력한 영적 무기인 희락을 꺼내 든 것입니다.

 

12. 악과 싸워 이기는 사람은 힘이 센 사람이 아니라 명랑함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을 즐거워할 줄 아는 사람만이 세상의 어둠에 짓눌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13. 악한 세상을 바라보며 우울함에 빠져서 젖은 솜처럼 살면 안 됩니다. 세상은 늘 그래 왔지만 나는 거기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유쾌한 다짐이 필요합니다.

 

14. 전도자는 이것을 구체적으로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해 아래에는 없다고 선언합니다.

 

15. 부조리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길은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오늘의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16. 우리는 종종 오지 않은 미래의 성공이나, 내 손에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오늘 내 식탁 위에 있는 따뜻한 밥 한 끼와 가족의 미소를 소홀히 여깁니다.

 

17. 고대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말처럼, 우리는 먼 데 있는 것에 대한 욕심 때문에 가까이 있는 것을 무시하는어리석음을 범하곤 합니다.

 

18. 전도자는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소박한 음식과 마실 것을 감사함으로 누리는 것이야말로 부조리한 세상을 견디게 하시는 하나님의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씀합니다.

 

19. 그리고 우리가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전도자의 또다른 중요한 통찰이 있습니다. 전도자는 먹고 마시고 즐기며 사는 기쁨이 수고하는 일 중에함께 있다고 말씀합니다.

 

20. 전도서 8:15b 하나님이 사람을 해 아래에서 살게 하신 날 동안 수고하는 일 중에 그러한 일이 그와 함께 있을 것이니라

 

21. 여기서 "수고하는 일"이란 무엇입니까? 이것은 단순히 노동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해 아래서 살아가는 모든 고단한 삶을 가리킵니다.

 

22. 우리의 일상은 수고로 가득합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고, 가정을 돌보고, 관계를 유지하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 모든 것이 수고입니다.

 

23. 특히 이민 생활은 더욱 수고스럽습니다. 낯선 땅에서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수고입니다.

 

24. 그런데 전도자는 이 수고하는 가운데서 기쁨이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기쁨이 수고가 끝난 후에 온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쁨은 수고하는 바로 그 가운데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25. 우리는 흔히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26. 하지만 전도자는 다르게 말씀합니다. “수고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마라. 수고하는 바로 지금, 그 가운데서 기쁨을 발견하라.”

 

27. 일터에서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낸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함께 나누는 김치찌개 한 그릇, 교회에서 교우들과 나누는 따뜻한 커피 한 잔, 이 모든 것이 수고 가운데 함께 있는 기쁨입니다.

 

28. 전도자는 우리에게 거창한 행복을 추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대신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누리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29. 오늘 묵상하는 전도서의 말씀은 우리에게 역설적인 지혜를 가르칩니다. 세상이 부조리하기에 일상의 기쁨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30. 만약 세상이 완벽하게 공평하고 정의롭다면, 우리는 미래를 기대하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31. 따라서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오늘입니다. 내일을 통제할 수 없다면,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 합니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현재를 감사히 누려야 합니다.

 

32. 이것은 현실 도피가 아닙니다. 전도자는 부조리한 현실을 외면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을 정직하게 직시하라고 말합니다.

 

33. 하지만 동시에 부조리한 현실에 압도당하지도 말라고 합니다. 세상이 뒤바뀌어 있다고 해서, 우리의 삶까지 뒤바뀔 필요는 없습니다.

 

34. 오늘 하루, 거창한 계획보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먹고 마시며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35.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유지하는 그 명랑함이, 부조리한 세상을 이기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우리의 일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부조리하고 억울한 일이 많은 세상 속에서 자꾸만 마음이 무거워지고 우울해질 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도 기쁨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믿음의 거룩한 저항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우리의 고단한 일상 위에 임재하여 주셔서, 세상이 주는 두려움에 압도당하지 않는 명랑함으로 오늘을 넉넉히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의 생명과 구원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