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수요일-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전도서 11장 1절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1. 우리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새로운 한 날을 시작합니다. 오늘도 주님과 동행하므로 후회 없는 복된 하루 살아내시길 기도합니다.
2. 어제 묵상에서 우리는 전도서 11장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네가 알지 못한다"라는 전도자의 반복된 고백이었습니다.
3. 우리는 인생의 비밀을 알지 못하기에 기도하고, 장래의 일을 알지 못하기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4. 오늘 묵상하려는 전도서 11장 1절의 말씀은 알지 못하는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주는 전도자의 첫 번째 권면의 말씀입니다.
5. 전도서 11장 1절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6. 사실 오늘 묵상하는 전도서 11장 1절의 말씀은 전도서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도자는 도대체 왜 떡을 물 위에 던지라고 하는 것일까요?
7. 전도자의 권면에 우리는 당혹감을 느낍니다. 상식적으로 떡을 물 위에 던지는 행위는 낭비이자 어리석은 짓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에 던진 떡은 금방 흐물흐물해져서 금새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8. 여기서 떡은 단순히 우리가 먹는 음식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떡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모든 자원을 의미합니다.
9. 따라서 떡은 우리가 땀 흘려 얻은 재산일 수도 있고,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 혹은 우리가 가진 재능과 기술일 수도 있습니다.
10. 특히 낯선 땅에서 하루하루 긴장 속에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 ‘네 떡’은 더욱 각별합니다.
11. 그것은 낯선 땅에서 안전하게 정착하기 위한 기반이자, 자녀들의 미래이며, 노후를 위한 보장입니다.
12. 그래서 우리는 이 떡을 움켜쥐고 절대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이것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13. 그런데 전도자는 우리의 생존을 위한 수단인 떡을 물 위에 던지라고 합니다.
14. 깊은 물 위에 무엇을 던지면 어떻게 됩니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15. 따라서 물 위에 떡을 던진다는 것은 돌려받을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곳, 혹은 보상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16. 이 구절의 배경에 대해 성경학자들은 두 가지 해석을 제시합니다.
17. 하나는 고대의 해상 무역을 지칭한다는 것입니다. 무역선에 값비싼 물건(떡)을 실어 먼바다(물 위)로 보내는 행위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모험이었습니다.
18. 다른 하나는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구제와 선행을 의미한다는 해석입니다.
19. 개인적으로 저는 두 해석 중 두 번째인 사랑의 낭비, 또는 계산하지 않는 나눔에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20. 물론 이 구절이 해상 무역을 의미한다고 해도, 전도자가 강조하는 것은 투자의 기술이 아니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신앙적 태도를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21. 따라서 물 위에 던진다는 것은 소유에 대한 집착이나 결과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베풀었으니 반드시 돌려받아야 한다는 계산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22. 미래가 불안할수록 우리는 떡을 자기의 창고에 쌓아두고 자물쇠를 채우려 합니다. 이것이 세상의 방식이며, 세상이 추구하는 지혜입니다.
23. 그러나 전도자는 떡을 물 위에 던지라고 합니다. 이것이 알 수 없는 인생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참된 신앙의 지혜라고 가르칩니다.
24. 우리는 인생의 내일을 알지 못합니다. 낯선 이민 생활은 더욱 그러합니다. 언제 경제적인 위기가 올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지, 자녀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을지 우리는 통제할 수 없습니다.
25. 인간의 지혜로 미래를 완벽하게 대비하려는 시도 자체가 전도자가 말한 ‘헛됨’입니다.
26. 진정한 지혜는 내가 미래를 조종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움켜쥐었던 손을 펴서 하나님의 섭리라는 거대한 물결 위에 나의 소중한 것을 던지는 것입니다.
27. 이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에 마비되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이 아니라, 불확실함 속에서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나눔과 사랑이라는 최선의 선을 행하는 적극적인 신앙의 모습입니다.
28. 물 위에 던진 떡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 같지만 전도자는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을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29. 여기서 여러 날 후는 인간의 계산으로 측정할 수 없는 하나님의 때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당장 내일일 수도 있지만, 몇 년 후, 혹은 우리의 자녀 세대, 심지어 우리가 죽은 후일 수도 있습니다.
30. 도로 찾는다는 것 역시 우리가 던진 떡이 똑같은 물질적 형태나 눈에 보이는 성공으로 돌아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31. 그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신 보상입니다. 우리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물 위에 던진 사랑과 수고는 결코 허공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32.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오묘한 방식으로 그것을 기억하시고,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한 은혜 즉 영적 평안, 공동체의 회복, 뜻밖의 도움 등으로 채워주십니다.
33. 설령 이 땅에서 눈에 보이는 것으로 도로 찾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반드시 갚아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34. 한국 전쟁 당시 튀르키예는 북한에 침략당한 한국을 돕기 위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군대를 보냈습니다.
35. 생면부지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 그것이야말로 물 위에 떡을 던지는 일이었습니다.
36. 하지만 70년이 지난 2023년, 튀르키예에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한국 국민이 가장 먼저 달려갔습니다. 한국 튀르키예 대사관에는 구호 물품이 넘쳐났습니다. 70년 전에 던진 떡이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아진 것입니다.
37.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탄식하며 떡을 움켜쥐고 불안해하는 삶은 어리석은 삶입니다.
38. 반면, 미래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오늘 내게 주신 떡을 이웃과 사회를 향해(물 위에) 던지는 삶은 지혜로운 삶입니다.
39. 이것이 복음의 역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생명의 떡’이라 말씀하시며, 우리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십자가라는 거친 물 위에 던지셨습니다.
40. 그 무모해 보이는 사랑의 낭비 덕분에 우리가 생명을 얻고 도로 찾은 구원받은 인생이 된 것입니다.
< 함께 드리는 기도 >
우리의 참된 소망이신 하나님 아버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이민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움켜쥐는 지혜가 아닌 던지는 지혜를 가르쳐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내일을 걱정하며 움켜쥐었던 손을 펴게 하시어 오늘의 나눔을 미루지 않게 하옵소서. 물 위에 던지듯, 기대 없이 베푸는 용기를 주옵소서. 우리가 던진 것을 주님께서 여러 날 후에 반드시 찾게 하실 줄 믿습니다. 그 믿음으로 오늘 하루도 존귀하게 살게 하옵소서. 자신의 전부를 우리를 위해 물 위에 던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