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금요일-쓰러진 곳에 그냥 있으리라
전도서 11장 3절
구름에 비가 가득하면 땅에 쏟아지며 나무가 남으로나 북으로나 쓰러지면 그 쓰러진 곳에 그냥 있으리라
1. 시애틀 지역에 사는 우리는 하루를 시작하며 화창한 봄날을 기대하지만, 막상 아침에 눈을 뜨면 구름 가득한 하늘을 마주할 때가 많습니다.
2. 우리의 이민 생활도 시애틀 지역의 날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잠시 평안하다가도 어느새 먹구름이 몰려오고, 예상치 못한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3. 지금까지 우리는 전도서 11장 1절과 2절의 말씀을 통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인생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지혜가 무엇인지를 묵상했습니다.
4. 오늘 묵상하는 전도서 11장 3절의 말씀은 우리 인생의 또 다른 엄연한 현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와 이미 일어난 사건을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5. 전도자는 짧은 한 절 안에 구름과 비, 쓰러진 나무라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의 질서와 그 질서 앞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정직한 한계를 말씀합니다.
6. 전도자는 먼저 구름에 비가 가득하면 땅에 쏟아진다는 자연의 섭리를 말씀합니다.
7. 구름에 비가 가득 차면 쏟아집니다. 이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붙잡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쏟아지는 비는 좋은 땅인지 척박한 땅인지, 기름진 밭인지 메마른 광야인지 가리지 않습니다. 그냥 쏟아집니다.
8. 전도자가 이 당연한 자연의 이치를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인간의 힘으로는 이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9. 우리는 일기예보를 통해 비가 올 것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비를 내리지 않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 인생에 닥치는 피할 수 없는 일들을 상징합니다.
10. 낯선 이민 땅에서 경제적인 위기, 예상치 못한 질병, 자녀들의 방황, 혹은 사회적 혼란 등은 마치 가득 찬 구름이 비를 쏟아내듯,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우리의 삶에 예고 없이 쏟아집니다.
11. 우리는 그것을 피하려 발버둥 치지만, 인간의 지혜나 노력으로 자연의 거대한 법칙을 막아낼 수는 없습니다.
12. 더 나아가 우리는 구름 속에 비가 얼마나 차 있는지, 정확히 언제 쏟아질지 온전히 알 수 없습니다.
13. 전도자는 이 비유를 통해 "네가 알지 못한다"(5절)는 우리의 정직한 무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합니다.
14.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비가 올 것을 대비하여 우산을 준비하는 것뿐이지, 비 자체를 통제하려는 시도는 전도자가 말한 '헛됨(헤벨)'일 뿐입니다.
15. 자연의 질서를 인정하고 그 앞에서 겸손해지는 것, 이것이 인생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며 살아가려는 사람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지혜입니다.
16. 전도자는 시선을 하늘에서 땅으로 돌려 나무가 남으로나 북으로 쓰러지면 그 쓰러진 곳에 그냥 있다고 말씀합니다.
17. 전도서 11:3 구름에 비가 가득하면 땅에 쏟아지며 나무가 남으로나 북으로나 쓰러지면 그 쓰러진 곳에 그냥 있으리라
18. 이 구절 역시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을 강력한 이미지로 보여줍니다. 거센 바람이 몰아칠 때, 나무는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쓰러집니다.
19. 전도자는 바람에 나무가 남으로나 북으로 쓰러진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방향이 아니라 나무가 어느 쪽으로 쓰러질지 인간이 결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 강한 바람이 불면 나무가 어느 방향으로든 쓰러지듯, 우리도 예상치 못한 고난 앞에 쓰러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을 미리 알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한계입니다.
21. 전도자가 강조하는 것은 나무가 쓰러진 특정한 방향이 아니라 쓰러진 다음의 현실입니다. 그것은 바로 나무는 쓰러진 곳에 그냥 그대로 있다는 것입니다.
22. 전도자가 전하려는 것은 이것입니다. 나무는 남으로도 쓰러질 수 있고 북으로도 쓰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어느 방향으로 쓰러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23. 나무가 쓰러지는 방향은 나무가 선택하지 않습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 뿌리가 약한 방향, 그날의 상황에 따라 결정됩니다. 인간이 예측할 수 없습니다.
24. 이것은 인생에 찾아오는 사건들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25. 좋은 일이 올 수도 있고 나쁜 일이 올 수도 있습니다. 성공의 방향으로 쓰러질 수도 있고 실패의 방향으로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그 방향을 우리는 완전히 통제할 수 없습니다.
26. 우리의 이민 생활을 돌아보십시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쓰러진 나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27. 왜 그때 그 사업을 시작했을까?, 왜 그때 그 사람과 그런 말을 주고받았을까?, 왜 그때 우리 자녀들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지 못했을까? 등등.
28. 우리는 과거의 결정에 대해 수없이 후회하고, “만약 그때 그렇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가정을 붙잡고 오늘을 낭비할 때가 많습니다.
29. 하지만 전도자는 냉철하게 선포합니다. 나무가 쓰러지면 그 자리에 그냥 있습니다. 쓰러진 방향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냥 쓰러진 그 자리에 있습니다.
30. 나무가 쓰러진 자리에 그대로 있다는 전도자의 말씀은 이미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쓰러진 나무가 다시 일어날 수 없듯이,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31.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에게 체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혜로운 수용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32. 과거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후회는 전도서가 경계하는 우매한 일입니다. 이것은 알 수 없는 내일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가로막습니다.
33. 따라서 이미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섭리 앞에 깊은 평안을 얻는 것, 이것이 전도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인생의 지혜입니다.
34. 쓰러진 나무는 그 자리에서 썩어 거름이 됩니다. 그 자리에서 새로운 생명을 품습니다. 쓰러진 그 자리가 새로운 시작의 자리가 됩니다.
35.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쓰러졌다고 해서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쓰러진 그 자리에서도 일하십니다.
36. 오늘 여러분이 쓰러진 자리가 어디입니까? 그 자리를 원망하며 절망에 사로잡혀 살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바로 그 자리에서 당신과 함께 일하고 계십니다. 쓰러진 곳이 새로운 시작의 자리입니다.
< 함께 드리는 기도 >
우리의 피난처 되신 하나님 아버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이민의 삶 속에서, 오늘 전도서의 말씀을 통해 우리의 한계를 깨닫게 하옵소서. 우리는 구름 가득 찼을 때도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고, 이미 쓰러진 나무 앞에서 왜 이쪽으로 쓰러졌을까 후회하며 인생을 낭비했던 어리석음을 고백합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인생의 나무가 어디로 쓰러질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이민의 삶이지만, 언제나 신실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우리를 붙들고 계심을 믿습니다. 그 믿음으로 오늘 하루도 주님과 동행하며 후회 없는 복된 인생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