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불가항력을 인정하라
욥기 40:15-41:34
욥기 강해 스물한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인생의 불가항력을 인정하라!”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합니다. 함께 나누는 욥기의 말씀 가운데 여러분 각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깊은 깨달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인생을 살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누구나 원치 않는 재앙이나 예상하지 못한 고난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욥기는 원하지도 예상하지도 않은 갑작스러운 인생의 재앙과 고난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성경입니다. 특별히, 그 원인이나 이유를 분명히 알기 힘든 인생의 재앙과 고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인생의 재앙과 고난에 대해 욥의 세 친구는 사람이 겪는 재앙이나 고난에는 반드시 마땅한 이유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욥이 세 친구가 확신했던 재앙이나 고난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간의 죄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욥의 세 친구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정의로우신 분이기에 선한 사람에게는 상을 베푸시고 악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내리신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욥은 친구들의 이러한 주장에 조금도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토록 엄청난 재앙과 고난을 겪을 만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욥의 오해나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욥은 그토록 엄청난 재앙과 고난을 겪을 만한 그 어떤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욥을 힘들게 한 것은 그가 겪는 재앙과 고통이 아니었습니다. 욥을 정말 힘들게 한 것은 자신이 왜 이런 재앙과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 그 원인과 이유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인과 이유를 알지 못하니 욥은 자신이 겪는 재앙과 고난이 너무나 억울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원망과 항변을 늘어놓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처사가 부당하다고 여긴것입니다.
욥2:10 그가 이르되 그대의 말이 한 어리석은 여자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입술로 범죄하지 아니하니라
재앙이나 고난보다 더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억울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겪는 재앙이나 고난이 자신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면 대부분 사람은 그런대로 참고 견디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겪는 재앙과 고난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거나 부당하게 받는 억울한 것이면 참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이 폭발하거나 스스로 무너져 버리고 맙니다.
욥은 자신이 겪는 재앙과 고난의 이유에 관해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이 뜬금없어 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욥에게 베헤못과 리워야단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말씀하십니다. 베헤못과 리워야단이라는 이름이 너무나 생소하여 고대 신화에나 등장하는 신비한 동물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베헤못은 하마이고 리워야단은 악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두 동물이 실존했던 동물이든 신화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상상의 동물이든 분명한 것은 욥이 이 두 동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욥에게 그토록 자세하게 베헤못과 리워야단에 관해 설명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왜 욥이 겪는 재앙과 고난에 대한 원인과 이유에 관해 가르쳐 주시지 않고 뜬금없어 보이는 베헤못과 리워야단에 관해서만 자세하게 말씀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베헤못과 리워야단은 사람의 지식으로 알 수 없고, 사람의 힘과 능력 통제할 수도 없고 길들일 수도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함입니다.
욥40:24 그것이 눈을 뜨고 있을 때 누가 능히 잡을 수 있겠으며 갈고리로 그것의 코를 꿸 수 있겠느냐
욥41:1-2 네가 낚시로 리워야단을 끌어낼 수 있겠느냐 노끈으로 그 혀를 맬 수 있겠느냐 너는 밧줄로 그 코를 꿸 수 있겠느냐 갈고리로 그 아가미를 꿸 수 있겠느냐
욥은 자신이 왜 이런 재앙과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괴로워했습니다. 욥은 하나님을 대면하여 만나서는 자신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묻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욥에게 나타나신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욥이 왜 그런 일을 겪어야 했는지는 어떤 답도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욥에게 폭풍 같은 질문을 하시고는 질문에 답을 해 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욥은 하나님께서 물으셨던 수많은 질문에 단 하나도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도무지 욥이 알 수 없는 것들만 물으셨기 때문입니다.
욥38:4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거기에 있기라도 하였느냐? 네가 그처럼 많이 알면 내 물음에 대답해 보아라.
하나님께서는 왜 욥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으시고 욥이 제대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만 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아무리 욥에게 그가 겪은 재앙과 고난에 관해 설명해 주신다고 해도 욥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욥은 왜 하나님께서 그가 겪는 재앙과 고난의 신비에 대해 가르쳐 주신다고 해도 그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을까요?
욥은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준과 잣대로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이미 제한하고 규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욥은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자신의 기준과 잣대로 규정하고 제한해 놓았기에 아무리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신다고 해도 욥은 자신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하나님의 뜻이나 공의를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욥과 세 친구가 벌인 재앙과 고난에 대한 오랜 논쟁이 이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사람이 잘 알지도 못하고 잡을 수도 없고 길들일 수도 없는 베헤못과 리워야단에 대해 구구절절 자세하게 설명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세상에는 사람의 지식으로도 알 수 없는 일이 수없이 많이 있으며 사람의 힘과 능력으로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일들 또한 수없이 많이 있음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입니다.
베헤못과 리워야단은 사람의 힘과 능력으로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나타내는 메타포입니다. 사람의 힘과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불가항력이라고 합니다. 영어에서는 이것을 “Act of God”이라고 합니다. 지진, 홍수, 가뭄, 폭설과 같은 자연재해는 가장 대표적인 불가항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자연재해가 하나님께서 일으키셨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연의 질서에 의해 일어나는 것입니다. 핵심은 이런 것들이 모두 사람의 힘과 능력을 벗어난 일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연재해나 재앙을 함부로 개인의 죄와 연관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는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자연재해 외에도 우리 인생에는 우리 힘과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죽음이나 유전적 질병이 불가항력입니다. 지금 우리가 2년 넘게 겪고 있는 코비드 팬데믹도 일종의 불가항력입니다. 또한, 타인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한 각종 사고도 불가항력입니다.
이것 말고도 우리 인생에는 불가항력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 남편이나 아내도 내 힘과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입니다. 자식도 내 힘과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입니다. 목사인 저에겐 여러분들이 불가항력입니다. 목회하면서 깨닫는 것은, 교인들은 결코 목사의 힘과 능력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 인생에서 벌어지는 불가항력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우리 인생에는 도무지 원인도 이유도 알 수 없고 내 힘과 능력으로 피할 수도 없는 불가항력이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우선 되어야 합니다. 내 힘과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분명해집니다.
우리 인생에는 베헤못과 리워야단과 같은 내 힘과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록 베헤못과 리워야단과 같은 불가항력은 내 힘과 능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이것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행동 그리고 마음가짐만은 내 힘과 노력으로 바꾸고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가항력의 사건이나 사람을 만났을 때 그것을 붙잡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울고불고 난리를 친다고 해결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내게 일어난 불가항력을 빨리 인정하고 내가 어떻게 해야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자신의 태도와 행동 또는 마음가짐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라인홀드 니버라는 신학자의 평안을 위한 기도에 이런 기도가 있습니다. 하나님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평안을 주시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옵소서. 그리고 이 둘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바라기는 라인홀드 니버의 평안을 위한 기도가 때마다 불가항력의 사건을 경험하며 살아가야 하는 저와 여러분의 간절한 기도가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