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와성경공부
죽음을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

죽음을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

전도서 12:7

 

오늘은 전도서 127절의 말씀을 가지고 죽음을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은 세상이 공평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대단히 불공평합니다. 인생의 일부분만 불공평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분야에 걸쳐 세상은 불공평함으로 가득합니다. 그럼 세상의 불공평함 또는 인생의 불공평함은 언제부터 시작됩니까? 태어날 때부터 시작됩니다.


어느 시대에 태어나느냐, 어느 나라에 태어나느냐, 어떤 집에 태어나느냐, 남자로 태어나느냐, 여자로 태어나느냐, 어떤 생김새로 태어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많은 부분이 이미 결정됩니다. 인간의 출생이라는 것이 한편으론 대단한 축복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가장 불공평한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 인생의 불공평함은 인생을 사는 동안 계속됩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평생을 불공평한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인생의 불공평함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죽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인생의 불공평함이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죽음이야말로 태어날 때부터 시작한 인생의 불공평함을 끝내는 가장 공평한 사건임을 의미합니다.


죽음이 인생의 모든 불공평함을 끝낸다는 것은 다른 말로 죽음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공평한 순간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불공평함을 경험하며 살아야 하는 인생에서 죽음보다 우리를 더 공평하게 만드는 것은 없습니다.


죽음에 대해 모든 사람이 아는 것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죽음에는 정해진 순서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세상을 떠나는 순서는 없습니다. 셋째, 죽으면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아무도 알지 못하는 세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모두 언제 죽을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둘째, 어디서 죽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셋째,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것이 죽음입니다.


비록 죽음에는 여러 종류의 죽음이 있다고는 하지만 죽음이라는 사건 자체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모든 사람이 맞이해야 하는 운명입니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은 태어날 때부터 불공평함을 경험하며 살아야 하는 인생을 공평하게 하는 하나님의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불공평한 인생을 공평하게 하는 죽음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심판하는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하나님의 기준입니다.


지난주에도 설교했지만 저는 죽음이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하나님의 방법이며 우리가 사람임을 깨닫고 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인생의 기준이라고 믿습니다. 기독교의 유명한 신학자 헨리 나우웬은 죽음은 사람에게 주신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반드시 죽지만 언제 어떻게 죽을지는 모르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죽음은 사람에게 주신 가장 위대한 선물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고 살아가는 인간의 운명을 오해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마치 자신은 죽지 않을 사람인 것처럼 착각하며 산다는 것입니다.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르고 살게 하신 하나님의 은총을 마치 자신은 죽음과는 상관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착각이 우리의 삶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버립니다. 죽음을 외면하고 두려워하고 도망하려고 하면 우리는 죽음이라는 하나님의 위대한 선물을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 되고 맙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은 무한정의 시간이 아니라 제한된 시간만 주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모두 제한된 시간을 사는 사람입니다. 인생이 소중한 것은 limited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이 만약 unlimited라고 한다고 그 인생을 누가 소중하게 여기겠습니까?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왜 죽음이어야 합니까? 우리는 죽음을 직면하거나 의식하며 살아갈 때만 비로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소용돌이 이전에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일이 더 이상 가치 있는 일이 아니게 될 수 있습니다.


죽음은 우리의 삶을 평가하고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할 때 뭐라고 고백합니까? 죽도록 사랑한다고 합니다. 정말 중요한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은 뭐라고 합니까? “죽어도 포기 못 해라고 합니다.


결국 죽음이라는 필터를 통해 인생을 걸러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진짜 내 인생입니다. 이것이 많은 사람이 존귀한 삶, 가치 있는 삶을 산 사람입니다. 죽음을 의식하며 죽음을 기준으로 인생을 생각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내일 죽는다면, 오늘 내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뜬구름 잡는 것 같았던 삶이 죽음을 의식하고 나서야 비로소 삶의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살라는 것은 우울하고 절망적인 마음으로 허무한 인생을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을 기억하고 생각할 때만, 오늘과 죽음 사이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를 분별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죽음을 기억하고 생각할 때만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더 소중하고 아름답고 존귀하게 살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세상의 부귀영화의 온갖 쾌락을 누렸던 솔로몬이 죽음을 생각하면서부터 인생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무엇이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세상의 지식과 지혜가, 세상의 부와 명예가, 세상의 쾌락이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막상 죽음을 직면하고 보니까 이제껏 자기가 노력하고 수고한 것이 다 헛되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을 비로소 의식하게 된 솔로몬은 인생의 허무함을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솔로몬이 헛되다고 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이 아닙니다. 한 번뿐인 유일한 인생을 살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추구하며 살아왔던 자기의 삶이 헛되고 부질없다는 것을 고백한 것입니다.


1:2 전도자가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많은 사람이 죽음을 생각하면 인생이 허무하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진실은 죽음이 우리의 인생을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을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만을 위해 살았기 때문에 죽음의 순간에 삶이 허무하고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 인생을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는 사실입니다.


죽음이 우리의 삶을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죽음을 생각하거나 죽음에 직면했을 때 커다란 허무감을 느끼는 결정적 이유가 무엇입니까?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머슬러는 신부전증으로 죽다가 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물론 나중에 결국 심장병으로 죽었지만 어째든 죽음에 직면했던 자신의 체험을 통해 새로운 삶과 사랑에 눈을 떴다면서 당시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죽음과 직면하고, 일시적으로 그 집행을 유예받음으로써 모든 것이 더없이 존귀하고 신성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포옹하고 그들에게 압도되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다. 낯익은 강물이 이토록 아름다워 보인 적은 없었다. 죽음의 가능성이 내 곁에 있음을 알고 있기에 보다 깊은 사랑, 더욱 열정적인 사랑이 가능해졌다. 만일 절대로 죽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었을까! 이렇게 황홀해질 수 있었을까!”


내가 가진 돈이라고 내 돈이 아닙니다. 내가 쓴 돈만이 내 돈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미래는 나게 속한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확실하게 주어져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이 순간은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을 사랑하고 충실히 누리는 것이 곧 내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며 이것만이 후회 없는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바쁜 세상에서, 언제 올지도 모르는 죽음까지 미리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죽음은 더 늙어서 그때 생각해도 된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아무리 바쁜 인생이라고 해도 죽음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으며 죽음 앞에서 죽음보다 더 바쁜 문제는 없습니다.


솔로몬은 죽기 전에 네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권면합니다. 창조주를 기억하며 산다는 것은 하나님께 돌아가야 할 때가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솔로몬의 권면은 인생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12:7 육체가 원래 왔던 흙으로 돌아가고, 숨이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네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앞서도 말씀을 드린 것처럼 죽음은 나이순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것이 죽음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노후 준비가 아닙니다. 물론 노후도 준비해야 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죽음을 준비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 죽음을 준비하는 삶입니까? 미리 내가 묻힐 묘지를 구하고 관을 사두고 장례를 준비하는 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 아닙니다. 역설적이지만 죽음을 가장 잘 준비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죽음을 준비하는 삶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기억하며 지금의 삶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사는 것입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어떤 사람이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습니까?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았던 사람만이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을 수 있습니다. 누가 잘 죽을 수 있습니까? 인생을 잘 살았던 사람만이 잘 죽을 수 있습니다. 카르페 디엠, 오늘을 잘 사는 것만이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죽음을 가장 잘 준비하는 삶의 자세이며 태도입니다

새글 0 / 341 

검색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공지 자유교회 주일예배 영상 Youtube 링크 2021.04.21 4647
341 십계명20-사람의 생명이 존엄한 이유 2025.07.20 73
340 십계명19-약속 있는 첫 계명 2025.07.19 60
339 십계명18-어떻게 하는 것이 부모를 공경하.. 2025.07.19 54
338 십계명17-왜 부모 공경이 살인 금지보다 먼.. 2025.07.19 64
337 십계명16-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 2025.07.19 64
336 십계명15-어떻게 하는 것이 안식일을 잘 지.. 2025.07.19 64
335 십계명14-안식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2025.06.07 155
334 십계명13-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삶 2025.05.24 253
333 십계명12-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2025.05.24 263
332 십계명11-하나님의 이름에 담긴 의미 2025.05.24 260
331 십계명10-우리가 만들어내는 하나님 2025.05.24 294
330 십계명9-우리의 신앙, 믿음입니까? 미신입.. 2025.04.06 276
329 십계명8-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 2025.04.06 268
328 십계명7-어떤 것으로도 하나님을 제한하지 .. 2025.03.18 346
327 십계명6-코람데오(Coram Deo) 2025.03.18 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