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전도서 2:18-26
전도서 강해 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도 전도자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 가운데 세미하고 부드러운 그러나 강력하고 도전적인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전도자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엄청난 성공과 업적을 이룬 사람이었습니다. 전도자와 같은 성공과 업적을 이룬 사람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로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전무후무한 자신의 성공과 업적을 미워한다고 고백합니다.
전도자가 자신의 수고로 이룬 성공과 업적을 미워하였던 이유가 무엇입니까?ⓢ 전도자는 자신이 수고하여 이룩한 모든 것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물려주고 세상을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이룬 것인데 모두 물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지금까지 자신의 수고가 헛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억울한 심정까지 들었습니다.
전2:18 세상에서 내가 수고하여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내 뒤에 올 사람에게 물려줄 일을 생각하면, 억울하기 그지없다.
전도자의 고민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도자는 자기가 남긴 것을 이어받을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일지, 어리석은 사람일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사실이 전도자를 더욱 괴롭게 했습니다. 전도자는 자신이 이룬 것을 물려받을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전2:19 뒤에 올 그 사람이 슬기로운 사람일지, 어리석은 사람일지, 누가 안단 말인가? 그러면서도 세상에서 내가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지혜를 다해서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그에게 물려주어서 맡겨야 하다니, 이 수고도 헛되다.
ⓢ실제로 솔로몬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된 그의 아들 르호보암은 어리석은 자였습니다. 르호보암은 아버지가 물려준 유산과 거대한 국토 대부분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스라엘은 둘로 갈라졌고 그 많던 재물도 사라졌습니다. 전도자는 자신의 이룬 모든 수고와 열매가 이렇게 될 것을 알았기에 더더욱 자신의 모든 수고가 헛되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전2:20 이러므로 내가 해 아래에서 한 모든 수고에 대하여 내가 내 마음에 실망하였도다
전도자의 실망과 좌절을 부추기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실망을 더욱 가중하는 또 다른 일을 소개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지혜와 지식과 노력을 다해 수고한 것을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수고한 것도 헛될 뿐만 아니라 이것은 심각한 악이라고 여겼습니다. 전도자는 수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얻지 못하는 현실을 악이라고 여긴 것입니다.
전2:21 어떤 사람은 그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다하여 수고하였어도 그가 얻은 것을 수고하지 아니한 자에게 그의 몫으로 넘겨 주리니 이것도 헛된 것이며 큰 악이로다
전도자는 수고하고 노력한 사람이 정당한 열매를 얻지 못하는 세상의 현실을 보았습니다. ⓢ마치 우리 속담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것과 같습니다. 전도자는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현실 때문에 해 아래에서 벌어지는 사람의 모든 수고와 노력 또한, 부질없고 헛되다고 여긴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수고의 정확한 분량만큼 소득을 얻고 누리는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죽도록 수고해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아무런 수고도 없이 다른 사람이 수고한 결과를 가져가는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지켜보아야 했던 전도자는 인생의 수고를 증오하며 실망한 것입니다.
사람의 수고에 대한 전도자의 증오와 실망은 인생의 수고와 노력이 부질없고 헛되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닙니다. 수고하여 얻는 것을 어떻게 해야 헛되지 않고 악한 것이 되지 않을까? 역설적인 교훈을 주기 위함입니다.
한국의 경북 포항에는 기독교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한동대학교가 있습니다. ⓢ이 학교의 중요한 교육 정신은 “배워서 남 주자”입니다. 많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배워서 남 주냐?”라며 너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공부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동대는 학생들에게 열심히 배워서 남 주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칩니다.
이미 살펴본 것처럼 오직 자신만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고 수고하는 것들은 전도자의 고백처럼 결국 다 헛되고 헛된 것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수고하고 노력한 것들이 헛된 것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 한 것들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까? 땅에 쌓아 둔 재물은 좀이 먹고 녹이 슬어 망가지며 도둑들이 훔쳐 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보물을 어떻게 하라고 하셨습니까? 하늘에 쌓아 두라고 하셨습니다. 하늘에 쌓는 보물만이 땅에 쌓은 보물과는 달리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마6:19 너희는 스스로를 위하여 재물을 땅에다가 쌓아 두지 말아라. 땅에서는 좀이 먹고 녹이 슬어서 망가지며,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서 훔쳐 간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보물을 하늘에 쌓는 것입니까? 내가 가진 것을 이웃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내가 소유했다고 그것이 내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했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모든 소유는 다 다른 사람의 것이 됩니다. 내가 소유한 것이 내 것이 아니라 내가 사용한 것만이 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남보다 많이 가진 것은 모두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을 도울 사명을 주신 것이며, 지혜나 지식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을 도울 사명을 주신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연약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 사명을 주신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이것이 세상을 구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고 방법입니다.
ⓢ미국의 철강 왕 카네기는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나, 돈을 쓰는 것은 예술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속담에도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라고 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많은 사람이 이 속담을 오해하는데 이 속담의 뜻은 돈을 버는 일에는 천하고 귀한 것이 없지만 돈을 쓰는 일에는 천하고 귀한 것이 있으며 귀하게 쓰라는 것입니다. 돈을 버는 일보다 돈을 가치 있게 잘 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전도자는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수고 즉 노동이 가진 문제를 제기합니다. 사람에게 노동은 삶 그 자체입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갖가지 노동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이 됩니다. 그런데 전도자는 사람이 하는 모든 일(수고)가 괴로움이며 고통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일 때문에 밤에도 안식을 누리지 못하고 괴로워하니 이것 또한 헛된 일이라고 합니다.ⓢ
전2:22-23 사람이 세상에서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속 썩이지만, 무슨 보람이 있단 말인가? 평생에 그가 하는 일이 괴로움과 슬픔뿐이고, 밤에도 그의 마음이 편히 쉬지 못하니, 이 수고 또한 헛된 일이다.
이것은 전도자가 인간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노동을 헛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도자는 강박적인 태도로 일하고 힘에 부치는 과도한 일로 인해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심지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을 헛된 일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지도 못하고 죽어라 일만 하는 것은 인생을 부질없고 헛되게 만드는 어리석은 태도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도자는 지금까지 사람의 온갖 수고를 헛되다고 하고서는 자신이 했던 말을 완전히 뒤집는 것 같은 뜬금없는 주장을 펼칩니다.ⓢ 먹고 마시며 자기가 하는 노동에서 보람을 느끼며 살라고 합니다. 이것이 인생을 기쁘게 하는 것이며 이것보다 인생에서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전2:24a 사람에게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 자기가 하는 수고에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이것은 인생의 온갖 수고가 다 덧없고 헛되니, 먹고 마시며 자기 맘대로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을 왜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살아야 합니까?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것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주셨으니 기쁘게 받아 누리라는 것입니다.
전2:24b-25 알고 보니, 이것도 하나님이 주시는 것, 그분께서 주시지 않고서야 누가 먹을 수 있으며, 누가 즐길 수 있겠는가?
이제껏 모든 것을 다 헛되다고 했던 전도자가 내놓은 헛된 인생에 대한 해답은 너무나 단순하여 어리둥절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인생의 기쁨은 대단하고 거창한 데 있지 않습니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삶의 기쁨은 먹고 나시고 노동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곳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본질적인 인생의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대단한 것을 성취하고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에게는 먹고 마시며 하루의 노동을 즐기며 사는 삶이 너무 사소하고 하찮게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반복하여 단순하고 소박한 일상의 삶을 즐기라는 권고를 반복합니다.ⓢⓢ 먹고 마시며 하루의 노동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사는 최고의 지혜인 ⓢCarpe Diem(오늘을 잡으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3:13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
전3:22 그리하여 나는 사람에게는 자기가 하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전5:18 우리의 한평생이 짧고 덧없는 것이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이니, 세상에서 애쓰고 수고하여 얻은 것으로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요, 좋은 일임을 내가 깨달았다!
전8:15 나는 생을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에게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전도서에서 먹고 마시고 노동하며 즐겁게 살라는 것은 전도서에서 숱하게 반복되고 있는 “헤벨”(수증기, 연기)만큼이나 중대한 선언입니다. ⓢ전도자는 삶에 대해 헤벨 즉 허무, 부조리, 헛됨, 부질없음을 발견할 때마다 먹고 마시고 하루의 노동을 즐기며 살라는 권고를 덧붙입니다. 이것만이 인생의 헛됨과 허무를 뛰어넘는 유일한 돌파구이기 때문입니다.
불안하고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염려에 사로잡혀 온갖 노력과 수고를 한다고 해도 내일 일을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하루를 먹고 마시며 노동하며 보람과 기쁨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도무지 헤아리기 어려운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고백이며 표시입니다. 주어진 하루를 즐기고 기뻐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이렇게 살지 않습니다. 더 많이 수고하고 노력해서 남들보다 더 크고 위대한 성공과 성취를 이루길 원합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재물을 가지길 원합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이런 것들도 결국은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전2:26b 죄인의 수고도 헛되어서,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말씀을 마칩니다. 전도자는 남들보다 더 큰 지혜, 남들보다 더 큰 성공, 남들보다 더 대단한 명성과 업적을 이루기 위해 평생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이런 인생에 대해 바람을 잡는 것처럼 헛되고 헛된 인생일 뿐이라고 고백합니다.
우리 인생도 전도자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가운데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며 즐거워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아마도 우리 대부분은 당장 내일 일도 모르면서 장밋빛 성공 신화에 사로잡혀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소유, 남들보다 더 뛰어난 성과, 남들보다 더 높은 성공에 목을 매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인생의 가치와 의미는 남들보다 더 큰 성공과 업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대신 먹고 마시며 그날의 노동에 즐거워하고 감사하는 삶이야말로 세상이 그 어떤 삶보다 존귀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가장 아름답고도 충만한 삶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더 충만한 삶의 비결과 부름 앞에 서 있습니다. 이 부름 앞에서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할지는 여러분 각자의 가치관과 믿음과 용기에 달린 문제입니다.